박재승 변협 회장 "변호사 직역 침탈 시도에 대응해 고군분투"

신년사 통해 수장으로서 심경고백

등록 2004.12.30 16:40수정 2004.12.3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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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이 30일 신년사를 통해 재야법조단체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박 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 닥쳐 올 ▲법률시장개방 파고 ▲로스쿨 제도 도입에 따른 로스쿨 난립 부작용 ▲유사법조 직역의 변호사 직무 침해 우려 등 산적한 문제를 생각하면 무거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변호사를 바라보는 국민의 불신으로, 법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유사직역관련 법안에 대한 변협의 대응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가웠다"라며 "우리의 합당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회복이 급선무임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러면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회원들의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변협의 위상을 강화하고, 전문가 단체로서 국민이 요구하는 민주법치질서 확립이라는 공익 기능과 변호사의 권익 보장을 함께 수행할 때 변호사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협회장은 특히 변호사 유사 직역 침탈과 관련,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삭제를 담은 세무사법개정안의 통과를 막아내고, 특허침해사건을 특허법원 전속관할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저지하는 것을 비롯해 그칠 줄 모르는 유사 직역의 변호사 침탈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아가 이런 유사 직역의 변호사 침탈시도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변호사법에 변호사는 세무사, 변리사, 공인중개사 등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변호사법개정안을 입법청원해 현재 법안 통과를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협회장은 "지난해 법조계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 신행정수도이전 위헌결정, 사법개혁 추진 등 많은 변호와 진통을 겪은 격동의 한 해였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권옹호와 준법정신의 앙양, 법률사무의 쇄신, 법률문화 창달을 위해 묵묵히 책무를 수행해 준 회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치하하기도 했다.

박 협회장은 또한 "▲필요적 구속영장실질심사제 ▲피의자 신문시 변호인 입회권 ▲수사절차에서의 국선변호 등 변협 의견이 법무부의 형사소송법개정안에 반영된 것과 검사 작성의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변협의 청원 내용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그대로 반영된 것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이념인 국민의 인권 신장을 위해 애쓴 변협의 결실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변협은 사개위 출범부터 활동종료까지 의견개진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며 "변협의 로스쿨 제도 도입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의 논리에 밀렸으나, 도입되더라도 로스쿨 입학정원을 1200명으로 정하고 인증평가기관을 변협 산하에 두는 것을 관철한 것은 대안 없는 반대를 지양하고 국민의 편익과 사법 정의의 미래를 위한 고육지책의 행보였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변협은 사법개혁을 위한 실무추진기구의 활동, 입법과정에 이르기까지 명실공히 법률가 단체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협회장은 끝으로 "법률전문가 단체인 변협은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처럼 법치주의의 선봉에 서서 불편부당한 법 적용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경종을 울리고, 법률시장 개방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권익옹호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 변협과 회원이 하나가 돼 힘차게 뻗어 가는 을유년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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