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그때 그때 달라요

시의적절한 로고의 변신은 무죄!

등록 2005.01.14 14:08수정 2005.01.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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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쌍용그룹 홈페이지에 실린 쌍용그룹의 로고 변천사

쌍용그룹 홈페이지에 실린 쌍용그룹의 로고 변천사 ⓒ 쌍용그룹

얼마 전 MBC(문화방송)의 새 로고가 외국의 한 PC판매회사와 비슷하다는 네티즌들의 빗발치는 항의가 있었다. 이에 로고를 제작한 디자인회사는 부랴부랴 결코 외국의 사례를 도용하거나 참고해서 제작한 것이 아님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MBC는 화면용 로고의 일부를 수정해서 사용하는 방안으로 네티즌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비켜가고자 했다.

이렇듯 한 회사를 상징하는 로고 즉 마크와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CI(Corporate Identity), BI(Brand Identity) 등으로 불리는 이 같은 기업 이미지 통일화 작업은 9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우리 기업들에도 도입이 되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CI를 도입한 곳은 쌍용 그룹으로 이미 70년대 후반부터 전 계열사가 공통된 상징체계를 사용함으로써 그룹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다.

이후 쌍용 그룹은 창업 50주년을 기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양인 로고를 새롭게 제정해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기업들의 대표적인 CI 성공사례로 LG와 삼성 등을 들 수 있다.

원칙적으로 한 기업 또는 단체의 로고가 제정되면 그 사용규정이 매우 엄격하게 규정된다. 함부로 로고가 변형되거나 고유한 칼라가 잘못 사용될 경우 그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CI 사용 매뉴얼에는 올바르지 못한 다양한 사례를 수록함으로써 올바른 로고 사용을 유도하기도 한다.

a 2004년 추석을 나타낸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로고 장식

2004년 추석을 나타낸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로고 장식

그런데 최근 이같은 로고 사용에 차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로 인터넷 기업과 케이블 방송국을 중심으로 자사의 로고에 다양한 이미지를 더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띄게 됐는데 주로 중요한 상징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앞서 기업의 로고 사용 규정을 위반(?)하는 형태일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하나의 새로운 경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추석과 크리스마스, 설날 그리고 계절의 변화 등 특정한 날이나 시기를 기념하는 장식성 로고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중 세계적인 검색 사이트 구글닷컴(Google.com)의 로고 사용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는데 각 나라별로 특화된 로고를 선보임으로써 네티즌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a 구글닷컴 로고 장식의 사례

구글닷컴 로고 장식의 사례 ⓒ 구글닷컴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은 물론 미국의 주요 사이트 등에서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점점 다양화하고 있다.

이 같은 로고 장식은 비단 인터넷 사이트뿐 아니라 국내 케이블 방송국을 중심으로 하는 영상 매체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 케이블 방송국 로고의 경우는 동영상이라는 영역의 특징을 살려 움직이는 장식 로고를 보여준다는데 인터넷과 차별화하고 있다.

영상매체에서 움직이는 로고를 업계에서는 '버그(BUG)'라고 하는데 이는 로고가 꿈틀거리는 모습이 마치 벌레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이 같은 버그는 주로 케이블 음악채널과 어린이 채널에서 주로 사용되며 인터넷 로고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a 무료신문 <메트로>의 크리스마스와 2005년 신년 로고장식

무료신문 <메트로>의 크리스마스와 2005년 신년 로고장식 ⓒ 메트로신문

이제 이 같은 특정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용되던 로고의 장식은 인터넷과 방송매체에서 인쇄매체에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스포츠 신문과 무료 타블로이드판 신문이 선도하고 있다.

이처럼 자사의 로고를 원형과 기본을 바탕으로 해서 시의적절하게 장식하는 형태는 이미 보편화되고 있으며 그것을 바라보는 시민들 역시 별 다른 거부감 없이 한 번 더 로고를 인식하게 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의 경우 너무 현란하거나 빈번한 로고의 움직임은 오히려 시청자의 시선을 빼앗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결코 변화되지 않을 것 같던, 또 그래야만 한다는 고정적인 '로고'의 사용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있으며 케이블 텔레비전, 그리고 최근에는 신문 등 인쇄매체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시대의 변화를 빨리 읽을 줄 아는 미디어들의 앞선 모습이자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만들어낸 현상이라 하겠다.

이제 얼마 후면 우리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 다가온다. 올 설날에는 많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신문들에서 어떻게 장식한 로고를 선보이게 될지 지켜보는 일도 색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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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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