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 이야기

검토 완료

김동원(backnine)등록 2005.05.06 14:19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역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며, 그들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것이다. 5월 4일, 신록을 찍으려 춘천으로 나간 길에 점심을 먹으러 들린 식당에서 민서를 만났다. 조민서이다. 나이는 다섯 살이다. <소양 닭갈비>집에서 아빠가 일을 하고 있었다. 민서는 놀이방에 다니고 있으며 다섯시가 되면 아빠가 일하는 식당으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물론 아빠가 하는 돕기도 한다. 민서의 엄마 또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 내외가 모두 열심히 살고 있는 셈이다. 아이를 그렇게 챙기는 것을 보면 아빠는 마음씨가 넓고 좋은 분이 분명하다. "요즘 미운 짓 너무 해요"라고 아빠가 말했지만 그 말 속에서 딸에 대한 그의 사랑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사진 1>
음, 왜 거울보며 먹냐구요?
그건 내가 워낙 예쁘기 때문이죠.
거울이 있으면 저절로 내 모습을 들여다 보게 되요.
그리고 또 한가지 비밀이 있는데 이렇게 거울을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하나 먹고도 두 개 먹은 기분이예요.

<사진 2>
아이스크림은 요 끝맛이 끝내줘요.

<사진 3>
아빠는 어렸을 때 옥수수를 먹고 나서 하모니카 놀이를 했대요. 저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이렇게 나팔불기 놀이를 해요.

<사진 4>
빨리 아빠를 도와야 하는데 앞치마 고르기가 쉽지 않네.

<사진 5>
음, 나는 파란색이나 흰색이나 어느 것을 걸쳐도 예쁘군.

결국 흰색 앞치마로 결정을 본 민서는 손님들이 간 뒤끝에서 테이블을 정리하는 아빠와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그 자리에 소박하지만 경겨운 행복이 함께하고 있었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