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조 위원장 연행 당시 폭행 흔적 확인

지원팀, 16일 보호소 소장 만나 정밀 검진 요청

등록 2005.05.18 05:19수정 2005.05.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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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6일 오후 변호사, 의사 등이 포함된 지원팀이 아노아르 지부장을 면회했다. 함께 방문한 지인들을 면회하며 아노아르 지부장이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16일 오후 변호사, 의사 등이 포함된 지원팀이 아노아르 지부장을 면회했다. 함께 방문한 지인들을 면회하며 아노아르 지부장이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 전민성

지난 16일 오후 변호사와 의사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 중인 아노아르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을 특별 면회했다.

약 30분간 진행된 면회에서 황필규 '아름다운 재단' 상임 변호사는 아노아르 위원장에게 지난 14일 새벽 연행 당시의 상황을 확인하고, 연행 과정에서 보호 사유가 적힌 '긴급보호 명령서'를 출입국 측이 제시한 적이 있는지 물었으며, 아노아르 위원장은 연행 당시 '연행의 사유를 밝힌 어떠한 문서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황 변호사는 '변호사 선임 요청서'를 직접 작성해 아노아르 위원장의 서명을 받기도 했는데, 면담 후 청주 출입국관리소의 이복남 소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유를 밝힌 긴급보호 명령서를 본인에게 알리는 것은 법으로 규정된 최소한의 연행 원칙"이라고 설명하고, 보호명령서 의무 규정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연행과정에서 일어난 폭행에 대해 이 소장은 서울 출입국보호소로부터 '긴급보호 요청서'가 왔고, 청주보호소는 이를 수락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연행 집행은 '서울 출입국관리소가 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김정수 집행위원은 아노아르 위원장의 몸 상태를 진찰하고 "왼쪽과 오른쪽 등 뒤로 각각 3cm, 2cm 정도의 '구두자국'이 선명한 타박상 흔적과 목 앞쪽에서 발견된 심한 찰과상 흔적을 확인했다"며, "연행 당시 아노아르를 땅에 눕힌 채 발로 밟고 등 위에서 손에 수갑을 채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a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김정수 집행위원이 아노아르 위원장을 검진하며, 등쪽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김정수 집행위원이 아노아르 위원장을 검진하며, 등쪽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있다. ⓒ 공동취재단

특히 "목 앞쪽에 난 상처와 목 뒤에 통증은 생명에 위협이 될 소지가 있으며, 왼쪽 엄지와 검지 사이의 신경이상에 대해서도 정밀한 엑스레이 검사와 신경전도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러한 검사들을 조속히 실시할 것을 소장을 만나 정식으로 요청했다.

a 김정수 집행위원이 무릎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있다. 아노아르 위원장 본인은 어떻게 난 상처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추측할 수 있었다.

김정수 집행위원이 무릎에 난 상처를 확인하고 있다. 아노아르 위원장 본인은 어떻게 난 상처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추측할 수 있었다. ⓒ 공동취재단


한편 1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본부에서는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 후원회, 외국인 노동자대책협의회, 민주노동당, 이주노동자인권연대,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이주노조 탄압과 위원장 표적연행을 규탄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조합의 초대 위원장을 표적 연행한 것은 "투쟁을 통해 인간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에 대한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각 단체 대표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한국 땅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이 극도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인간답게 살고자 건설한 서울 경기 인천 이주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야만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발전과정'이며,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과 아노아르 위원장의 즉각 석방,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노동하고 있는 40만 이주노동자의 합법화와 노동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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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민성 기자는 5월 18일 개국한 이주노동자 방송국(www.migrantsinkorea.net)의 서울지역 팀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전민성 기자는 5월 18일 개국한 이주노동자 방송국(www.migrantsinkorea.net)의 서울지역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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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동네의 성미산이 벌목되는 것을 목격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이주노동자방송국 설립에 참여한 후 3년간 이주노동자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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