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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386 운동권 출신의 전 대우그룹 직원모임인 '세계경영포럼(대표 김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앞 대우센터 빌딩.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386 운동권 출신의 전 대우그룹 직원모임인 '세계경영포럼(대표 김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모임의 대표인 김윤(43.경영발전연구센터 대표)씨는 "일부 언론에서 김 전 회장이 귀국 후 사법처리되면 우리가 정부측에 청원서를 낼 방침이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구명활동 보다는 김 전 회장이 과거 추진해온 세계경영의 의미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 김윤·정필완씨는? | | | | 서울대 서양사학과 81학번인 김씨는 지난 94년까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해오다 95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했다. 입사 직후 대우차 세계경영 기획팀장을 맡아 대우차 우크라이나 공장에서 3년간 일했다. 지난 2000년 대우그룹을 나온 뒤 현재 경영발전연구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대 철학과 83학번인 정씨는 95년 대우그룹에 입사했다.그룹구조조정본부에서 기업혁신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지난 2000년 퇴사했다. 현재는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인터넷밀리오레 대표를 맡고 있다. | | | | |
이 모임을 주도한 이들은 지난 1995년 김우중 회장이 직접 뽑은 386 운동권 출신 직원들이다. 최근엔 일부 언론에서 "386 운동권 출신들이 김 전 회장의 구명활동에 나섰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이 모임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모임의 결성 배경과 관련 "김 전 회장이 90년대 추진했던 세계경영의 본질적인 의미를 재조명해보자는 취지 아래 '386운동권 출신' 전 대우직원 100명 가운데 30여 명이 모여 포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 전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김 전 회장측과의 사전 교감설과 관련해서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포럼이 표방하는 것은 단순한 '김우중 살리기'가 아니라 김 전 회장과 대우그룹의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고 궁극적으로 한국경제 희망의 메시지를 찾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전 회장의 귀국을 하루 앞둔 13일 세계경영포럼의 김윤 대표 및 정필완 대변인(인터넷밀리오레 대표)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 김 전 회장의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섰다. 김 전 회장이 사법처리되면 구명활동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 (김윤) 우리는 김우중이라는 한 개인을 옹호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 마치 우리가 사법적인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구명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비난을 하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얘기다. 우리 역시 김 전 회장이 죄가 있다면 마땅히 사법처리 돼야한다는 점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잘한 점과 못한 점을 가려내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정필완) 지금의 우리 사회는 김 전 회장의 과(過)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지닌 인간적인 진정성, 국민경제에 미친 영향 등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는데도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이후 국민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누구도 김 전 회장의 공(功)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했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이해관계가 적은 우리가 김 전 회장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는 것일 뿐이지 김 전 회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 일부 언론에선 김 전 회장이 사법처리될 경우 선처를 바라는 청원서를 정부에 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는데.
- (김윤) 전혀 사실무근이다. 정부에 청원서를 내는 식의 구명활동은 전 대우그룹 이사진들이 할 일이지 우리가 해야 할 사안이 아니다. 우리의 활동은 단순한 '김우중 살리기'가 아니다. 지금 당장 김 전 회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우리의 활동도 관심을 끌고 있지만 우린 장기적 관점에서 대우 문제를 바라볼 것이다. 대우그룹과 김 전 회장의 '실패'를 통해 배울 게 무엇인지, 김 전 회장이 표방한 세계경영이 앞으로 한국경제에서 어떤 식의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지 등을 최소 3년간 각종 토론회, 강연회를 통해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 김 전 회장이나 대우그룹의 '실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김윤) 대우그룹의 해체는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온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오류가 한국경제사에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우의 실패'에서 앞으로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과거 역동적으로 추진했던 세계경영의 의미도 이젠 한번 쯤 신중히 논의해 봐야 할 때다.
콧대 높은 백인들이 판을 치는 해외 생산현장에서 대우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은 당시 우리들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불어넣어줬다. 우리는 그 현장에서 김 전 회장의 리더십을 배웠고 자원 하나 없는 한국의 비전은 세계경영뿐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나 역시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3년간 일하며 김 전 회장의 역동적 리더십을 몸소 체험했다.
(정필완) 하지만 최근의 언론보도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제기하고자 하는 이 같은 문제의식은 뒷전인 채 '친(親)대우'와 '안티대우' 사이의 편가르기를 통해서만 김 전 회장의 문제를 바라보려 하고 있다.
- 세계경영포럼 출범과 김 전 회장의 귀국이 맞물렸다. 김 전 회장측과 사전교감이 있었나?
- (김윤) 올해는 우리 386 운동권 출신 직원들이 대우에 입사한 지 10년차 되는 해다. 10년전인 95년 같이 입사했던 이들은 대부분 대우를 떠났다. 그러나 가끔식 비정기적 모임을 갖고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올해 초 몇몇이 모여서 지금의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구체적으로 세계경영포럼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 전 회장의 귀국 일정과는 상관없이 우리 모임은 이뤄졌다.
(장필완) 김 전 회장측과 사전교감이 있었다기 보다는 우리 모임이 김 전 회장의 귀국에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활동을 통해 김 전 회장의 공과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보자는 문제의식이 여론에 공개적으로 환기되면서 김 전 회장이 귀국을 결심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 앞으로 계획은?
- (김윤) 우선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달 24일 '김우중 회장과 대우 세계경영의 의미'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세미나를 연다. 이 세미나에선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다뤘던 대우그룹의 세계화 전략도 재조명 할 것이다.
거듭 얘기하지만 우리 포럼이 궁극적으로 표방하는 것은 '김우중 살리기'가 아니다.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을 연구하면서 '한국이 20년 후 뭘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주로 다룰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경제 희망의 메시지'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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