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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꿈 '명예의 전당

교회 같은 엄숙한 분위기에 저절로 경의

05.06.24 18:15최종업데이트05.06.2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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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폴 몰리터의 사진과 기념품들
ⓒ 박상현 에커슬리와 몰리터가 가장 먼저 반겨

명예의 전당. 사실 미국야구의 박물관 같은 곳이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는 꿈과 같은 곳이다. 메이저리그 팀에서 뛰는 것이 꿈과 같을진대 그런 선수들 중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어 자신의 이름이 영원히 남는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랴.


▲ 2004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데니스 에커슬리의 사진과 기념품들.
ⓒ 박상현 명예의 전당의 위엄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친절한 할아버지 안내원이 관광객과 다름없는 필자를 반긴다.
“어디서 왔습니까?” (물론 영어로)
“한국에서 왔습니다.” (역시 영어로)
“한국 사람들도 꽤 오는 것 같더군요. 관광객입니까?”
“관광객이기도 하지만 명예의 전당을 취재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한국에서 온 야구기자입니다.”
“오. 그러세요. 대단하시군요. (각종 전단지와 팸플릿, 책자 등을 주며) 그렇다면 이것이 무척 도움이 되겠군요.”

책자를 들고 드디어 명예의 전당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필자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2004년에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선수들의 사진과 기념품들이었다. 2004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선수들은 데니스 에커슬리와 폴 몰리터.


▲ 베이브 루스(왼쪽)와 테드 윌리엄스의 동상 한가운데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의 동판이 새겨진 갤러리가 보인다.
ⓒ 박상현 에커슬리는 처음에는 선발투수로 활약했다가 1987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뛰며 마무리로 전환, 선발과 마무리 투수로 모두 성공한 선수로 197승171패390세이브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19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뽑히기도 했던 몰리터는 3319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3000 안타 클럽’ 출신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에커슬리와 몰리터의 기념품들과 사진들은 오는 7월3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전시된 후 8월1일부터는 2005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웨이드 보그스와 라이언 샌드버그의 사진과 기념품들로 교체된다.


▲ 종교시설과 같은 엄숙한 분위기에 저절로 명예의 전당 헌액선수들에게 경의가 표해진다.
ⓒ 박상현 베이브 루스와 테드 윌리엄스

2005년에 들어간 보그스와 샌드버그까지 합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와 감독, 심판 등은 모두 260명. 그러나 필자가 갔던 때는 아직까지 보그스와 샌드버그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258명의 동판이 명예의 전당에 걸려 있었다.

1층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 갤러리는 마치 성당과 같은 분위기였다. 마치 종교시설에 온 것 같은 느낌에 저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갤러리 유리벽 밖에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 중 가장 위대한 좌우타자라는 베이브 루스와 테드 윌리엄스의 상이 서 있었다.


▲ 영화 '그들만의 리그'에서 실제로 사용됐던 유니폼들. 이 유니폼들을 지나 데이비스나 마돈나가 입었으리라.
ⓒ 박상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지만 뉴욕 양키스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베이브 루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영원한 간판타자 테드 윌리엄스. 마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로 대변되는 메이저리그 야구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듯 했다.

엄숙함을 지나 오락적인 분위기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의 동판이 걸려있는 갤러리를 지나 위층으로 올라가면 엄숙함이 오락적인 분위기로 이내 바뀌고 만다.

명예의 전당 도서관이라고 이름 붙여진 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지금도 클리닝 타임 때마다 울려 퍼지는 ‘야구장으로 데려가 달라’는 노래의 가사가 적혀있고 야구와 관련된 기념책자를 살 수 있는 서점, 극장, 어린이 시설 등이 있다.


▲ 각종 책과 비디오, 게임들로 채워진 어린이 코너.
ⓒ 박상현 특히 필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야구와 관련된 영화를 한 곳에 모아놓은 전시실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독자들에게 질문. 과연 야구와 관련된 영화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솔직히 야구와 영화에 관심 많은 필자도 모두 알지는 못한다. 창피하게도 몇 개 안된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즈를 모델로 한 ‘메이저리그’ 시리즈, 한 아이가 괴력의 팔을 갖게 되어 시카고 컵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다는 내용의 ‘루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모델로 한 ‘외야의 천사들’, 여자 프로야구를 내용으로 한 ‘그들만의 리그’ 정도. 몇 개 더 있지만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생략한다.


▲ 영화코너 옆에는 옛날 아나운서들이 썼던 마이크와 기자들이 기사를 쓰는데 사용했던 구식 타자기들도 전시되어 있다.
ⓒ 박상현 필자처럼 영화와 야구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는 전시실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혹시 조카나 아들딸 등 어린이를 데려왔다면 어린이 코너를 가볼만 하다. 어린이 코너에서 놀고 있을 틈을 타 서점으로 가서 관심 있는 야구책자를 구경하고 구입하는 것도 괜찮겠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
▲ 1936년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타이 콥, 월터 존슨, 크리스티 매튜슨, 베이브 루스, 호너스 와그너의 동판. ⓒ박상현
<1936년> 타이 콥, 월터 존슨,크리스티 매튜슨, 베이브루스, 호너스 와그너

<1937년> 모건 벌켈리, 밴 존슨, 냅 라조이, 코니 맥, 존 맥그로우, 트리스 스피커, 조지 라이트, 사이 영

<1938년> 피트 알렉산더, 알렉산더 카트라이트, 헨리 채드윅

<1939년> 캡 앤선, 에디 콜린스, 찰리 코미스키, 캔디 커밍스, 벅 유잉, 루 게리그, 윌리 킬러, 찰스 래드본, 조지 시슬러, 알 스팔딩

<1942년> 로저스 혼스비

<1944년> 키니소 마운틴 랜디스

<1945년> 로저 브레스나한, 댄 브로우더스, 브레드 클라크, 지미 콜린스, 에드 델라헨티, 휴 더피, 휴지 제닝스, 킹 켈리, 짐 오로크, 윌버트 로빈슨

<1946년> 제시 버켓, 프랭크 챈스, 잭 체스브로, 조니 에버스, 클라크 그리피스, 토미 매카시, 조 맥긴티, 에디 플랭크, 조 팅커, 루브 웨델, 에드 월시

<1947년> 미키 코치레인, 프랭키 프리시, 레프티 그로브, 칼 허벨

<1948년> 허브 페노크, 파이 트레이너

<1949년> 모데카이 브라운, 찰리 게링어, 키드 니콜스

<1951년> 지미 팍스, 멜 오트

<1952년> 해리 헤일먼, 폴 와너

<1953년> 에드 바로우, 치프 벤더, 톰 코널리, 디지 딘, 빌 클렘, 알 시몬스, 바비 월레스, 해리 라이트

<1954년> 빌 디키, 래빗 마렌빌, 빌 테리

<1955년> 프랭크 베이커, 조 디마지오, 게비 하트넷, 테드 라이언스, 레이 스찰크, 대지 밴스

<1956년> 조 크로닌, 행크 그린버그

<1957년> 샘 크로포드, 조 매카시

<1959년> 잭 휘트

<1961년> 맥스 케리, 빌리 해밀턴

<1962년> 밥 펠러, 빌 맥케치니, 재키 로빈슨, 에드 러시

<1963년> 존 클락슨, 엘머 플릭, 샘 라이스, 에파 릭시

<1964년> 루크 애플링, 레드 페이버, 버레이 그림스, 밀러 허긴스, 팀 키피, 헤이니 메이너시, 몬테 워드

<1965년> 퍼드 갤빈

<1966년> 케이시 스텐겔, 테드 윌리엄스

<1967년> 브랜치 리키, 레드 러플링, 로이드 와너,

<1968년> 키키 커이러, 구스 고슬린, 조 메드윅

<1969년> 로이 캠파넬라, 스탠 코벨스키, 와이트 호이트, 스탠 무시얼

<1970년> 루 보드루, 어리 콤스, 포드 플릭, 제시 하인스

<1971년> 데이브 반크로트, 제이크 버클리, 칙 헤이피, 해리 후퍼, 조 켈리, 루브 마쿼드, 새첼 파이지, 조지 와이스

<1972년> 요기 베라, 조시 깁슨, 레프티 고메스, 윌 해리지, 샌디 쿠팩스, 벅 레오나드, 어얼리 윈, 로스 영스

<1973년> 로베르토 클레멘테, 빌리 에반스, 몬테 어빈, 조지 켈리, 워렌 스판, 미키 웰치

<1974년> 쿨 파파 벨, 짐 바텀리, 조코 콘란, 휘트니 포드, 미키 맨틀, 샘 톰슨

<1975년> 얼 에이브릴, 버키 해리스, 빌리 허먼, 주디 존슨, 랄프 키너

<1976년> 오스카 찰스턴, 로저 코너, 칼 허바드, 밥 레몬, 프레디 린스톰, 로빈 로버츠

<1977년> 어니 뱅크스, 마틴 디히고, 팝 로이드, 알 로페스, 아모스 루시, 조 세웰

<1978년> 애디 조스, 래리 맥파일, 에디 매튜스

<1979년> 워렌 자일스, 윌리 메이스, 핵 윌슨

<1980년> 알 칼린, 척 클라인, 듀크 스나이더, 탐 요키

<1981년> 루브 포스터, 밥 깁슨, 조니 마이즈

<1982년> 행크 애런, 하피 챈들러, 트래비스 잭슨, 프랭크 로빈슨

<1983년> 월터 알스턴, 조지 켈, 후안 마리찰, 브룩스 로빈슨

<1984년> 루이스 아파리치오, 돈 드라이스데일, 릭 페렐, 하먼 킬리브루, 피 위 리스

<1985년> 루 브록, 에노스 슬래터, 아키 본, 호이트 윌헬름

<1986년> 바비 도어, 어니 롬바디, 윌리 맥코비

<1987년> 레이 댄드리지, 캣피시 헌터, 빌리 윌리엄스

<1988년> 윌리 스타젤

<1989년> 알 바릭, 조니 벤치, 레드 쉔디엔스트, 칼 야스트르체미스키

<1990년> 조 모건, 짐 파머

<1991년> 로드 카류, 퍼지 젠킨스, 토니 라제리, 제롤드 페리, 빌 빅

<1992년> 롤리 핑거스, 빌 맥고완, 할 뉴하우저, 톰 시버

<1993년> 레지 잭슨

<1994년> 스티브 칼턴, 레오 듀로처, 필 리주토

<1995년> 리치 애쉬번, 레온 데이, 윌리엄 허버트, 마이크 슈미트, 빅 윌리스

<1996년> 짐 버닝, 빌 포스터, 네드 핸런, 얼 위버

<1997년> 넬리 팍스, 토미 라소다, 필 니에크로, 윌리 웰스

<1998년> 조지 데이비스, 래리 도비, 리 맥파일, 조 로건, 돈 서튼

<1999년> 조지 브렛, 올랜도 세페다, 네스터 치락, 놀란 라이언, 프랭크 셀, 조 윌리엄스, 로빈 욘트

<2000년> 스파키 앤더슨, 칼턴 피스크, 비드 맥피, 토니 페레스, 터키 스턴스

<2001년> 빌 마제로스키, 커비 푸켓, 힐튼 스미스, 데이브 윈필드

<2002년> 아지 스미스

<2003년> 게리 카터, 에디 머레이

<2004년> 데니스 에커슬리, 폴 몰리터

<2005년> 웨이드 보그스, 라인 샌드버그 / 박상현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미국에서 취재활동을 하는 중에 뉴욕주 시라큐스 근처 쿠퍼스 타운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2005-06-24 19:17ⓒ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필자는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미국에서 취재활동을 하는 중에 뉴욕주 시라큐스 근처 쿠퍼스 타운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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