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을 죽는 사람들

마음 수련, 그 현장을 가다

등록 2005.08.12 21:11수정 2016.03.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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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소크라테스는 '철학은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죽음을 연습한다니 어떻게 하면 죽음을 연습할 수 있을까? 죽음을 연습하자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차라리 '너 자신을 죽여라'라는 말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여기 하루에도 수십 번 일주일 동안 적어도 서른 번 이상 죽음을 연습한 이야기가 있다. 여름 방학도 벌써 한 주가 지났다. 삼복의 무더위가 지구를 달구고 있다. 여름 한낮 그 무더위를 헤치고 양정 마음수련원으로 향했다.

 

나는 고맙게도 큰 길가까지 나와서 안내하는 도우미 덕으로 수련원을 쉽게 찾았다. 하지만 집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이들도 있는 듯 길을 묻는 전화벨은 계속 울려댔다. 대부분 낯선 얼굴들이다. 교직생활이 30년, 부산에 들어 온 지도 스무 해가 가까워오는데도 말이다.

 

점심 때라 수련원측에서 김밥과 수박으로 요기를 하라고 내놓았지만 이 기회에 다이어트도 할 겸 해서 밥은 먹지 않고 수박만 두어 토막 먹었다. 출발 예정 시간은 12시 30분이었지만 제때에 맞추어 오지 않는 수련생이 있어 1시 20분경 예정된 시간을 거의 한 시간이나 넘겨서 계룡산을 향하여 출발했다.

 

차안은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쏟아내고 있어 시원하였다. 하지만 햇볕을 가린 커튼으로 말미암아 바깥을 볼 수가 없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나른한 몸에 졸음이 찾아들어 잠에 빠졌다. 한참 자고 나서 커튼을 걷어 창밖을 내다보니 차는 정체되고 있었다. 세 시간이나 지난 것 같은데 차는 겨우 마산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계룡산 마음수련원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나니 저녁식사 시간이다. 점심을 거른 탓에 배가 좀 고팠다. 밥맛은 있었지만 식사량은 줄였다. 살을 빼려면 하루를 완전히 굶은 뒤에 다음날부터 식사량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들었다. 하루를 굶기란 어려울 것 같고 식사량이라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식욕과 싸웠다.밤중에 개강식이 시작되었다.

 

홍성복 원장은 마음공부는 제일 소중한 공부로 수련방법이 간단하고 효과가 분명하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영상매체를 통해서 마음 수련원을 소개했다. 1996년에 우명이 창시한 마음수련은 지난 8년 동안 20만 명 이상이 수련했다고 한다. 특히 마음수련 교원회가 설립되어 교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희망자가 많아 올해는 중부권과 영남권으로 나누어 2차에 걸쳐서 수련을 하게 되었다.

 

마음수련원은 국내에만도 100개 가까운 수련원이 있고 외국에도 수십 개가 넘는 수련원이 있다. 계룡산 본원의 경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 수련생을 제대로 수용하기 힘들 정도다. 정말이지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이란 것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몸과 자기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겪은 기억 덩어리란다. 그 기억 덩어리, 다시 말하면 망념이다. 그것이 프로그램이 되어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이 프로그램, 망념에 의해서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거짓된 기억, 망념을 깨끗이 닦아야 한다.

 

진리는 영원불멸하고 살아있는 존재라고 한다. 영원불멸하고 살아있는 존재 그것은 우주다. 허공이다. 우주에는 별, 태양, 달, 지구가 있고 지구에는 사람이 산다. 과학자들은 천체의 수명을 오십억 년에서 백사십억 년으로 본다. 그렇다면 영원 영원 영원 전에 우주가 있었다면 지금의 별 태양 달 지구는 없다. 사람도 없다. 허공만 존재한다. 허공, 이것이 우주고 진리라는 것이다. 백사십억 년, 그것도 영원에 견준다면 아무 것도 아닌 세월이지 않은가.

 

거짓된 마음을 닦고 또 닦아서 참이 나타나게 하는 것이 마음 수련이다. 거짓된 마음을 닦는 것은 결국은 자기를 죽이는 것이다. 마음 수련은 자기를 죽이고 또 죽여서 자기를 없애는 것이다. 자기를 죽이고 나서 남는 것은 우주다. 이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마음 수련이다.

 

마음 수련원 강사는 강의시간마다 동그라미 세 개를 계속 그린다. 하나는 현상 세계 곧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세상이다. 이는 거짓세계요 허의 세상으로 곧 지옥이다. 허의 세상에서 망념된 마음을 닦고 나면 본래 우주가 나타난다. 그것이 본래 우주요 순수 우주다. 순수 우주, 그 안에는 별, 태양, 지구, 사람이 새로 나타난다. 이것이 부활이요, 영생, 천국, 극락이라는 것이다.

 

마음 수련은 마음을 닦는 것이지만 사실은 자기를 죽이는 것이다. 그것도 하루에 수십 번을 죽인다. 자기를 완전히 죽이면 무아가 된 우주가 나타난다.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된다. 상상으로 생각 속에서 자기를 죽이지만 결코 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직접의 체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명당은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가마 방에서 동서남북 사방의 벽에다 눈설자와 서리상자를 붙여 놓고 눈과 서리를 상상했다. 그러자 불가마 방은 눈과 서리로 뒤덮였다고 한다.

 

이처럼 죽음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직접 죽음을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도 별것이 아니라 이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 죽음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련원에 가기 전에 마음 수련에 대해서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 자세한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비밀로 해서 그럴까. 내가 주의심이 부족해서 예사로 들어서 그럴까. 아무튼 마음 수련 방법에 대해서는 수련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설명을 듣게 되었다.

 

마음 수련 방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수십 번, 수백 번, 수천 번, 수만 번, 끝도 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하여 죽음을 상상하면 죽음을 체험하게 되고 자기가 죽음으로써 우주와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1. 먼저 눈을 감고 상상(생각)으로 내가 죽는다. 2. 내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서 별이 총총한 우주에 있다고 생각한다. 3. 내 영혼이 지구를 본다고 생각한다. 4. 내가 지구에서 살아오면서 영혼 속에 기억된 산 삶을 나이 순서(출생→죽음) 대로 떠올려 지구(블랙홀) 속에 남김없이 던져 넣는다. 5. 나의 기억된 생각을 끝까지 버리고 남은 영혼마저 지구 속에 던져 넣는다.

 

산 삶은 본 것, 들은 것, 배운 것, 경험한 것을 말한다. 마음 수련 방법은 이처럼 아주 간단하다. 다만 어떻게 하면 실감이 나게 할 것인가가 문제다. 마음 수련하는 사람은 눈을 감고 아주 그럴듯한 한 편의 소설을 쓴다. 죽음의 순간도 실감이 나도록 잔인한 상상을 한다.

 

마음수련은 산 삶이 많을수록 힘들다. 산 삶, 그것은 모두가 벗겨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든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나이가 들수록 벗겨야 할 때는 더욱 많고 그래서 마음 수련도 힘들다.

 

반면에 무식할수록, 어릴수록 마음 벗겨내야 할 때는 적다. 초등학교도 안 나온 무식한 어른이나 유치원 아이처럼 학교도 들어가지 않는 아기가 마음 수련이 더욱 잘된다는 것이다. 가령 유치원 아이에게 눈을 감게 한 뒤에 유치원을 상상하게 하고 그 유치원을 커다란 보자기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유치원 선생님도 쓰레기통에 버리고 부모님도 버리라고 하면 쉽게 버린다고 한다. 그러면 대략 5분 만에 모든 것을 버려서 마음의 때를 벗기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마음 수련의 과정은 8단계로 되어 있다. 1단계는 내가 우주임을 아는 단계다. 나는 6박 7일간 이 1단계 과정을 수련한 것이다.  2단계는 마음이 없는 것을 아는 단계, 3단계는 내 안에 우주가 있음을 아는 단계, 4단계는 우주의 정신을 아는 단계, 5단계는 무한대 우주가 정신으로 되어 있음을 보고 아는 단계, 6단계는 천국을 보고 아는 단계, 7단계는 본 정신 자체가 되는 단계, 8단계는 완전한 천국에 나고 그 정신 자체가 되어 이마에 혼 줄이 나고 전신광명과 자기가 완성됨을 아는 단계라고 한다.

 

인격 완성의 단계를 8단계로 나누어 수련하도록 하는 데 그 단계에 도달하고 안 하고는 수련을 하면 스스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8단계를 다 마치고 수련원에서 계속 수련하면 서너 달 안에 마칠 수 있다는 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인격완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일로 지구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복음이 아닐까 한다.

 

수십 년 동안 참선을 한 스님이 견성을 하지 못하다가 마음 수련원에서 1주일 만에 견성을 한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내가 갔을 적에도 삭발한 스님이 한 분 보였다. 마음 수련이 진정한 인류 구원의 복음이 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이 시간에도 인격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 수련원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마음을 수련하여 참 마음으로 거듭 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리라.

덧붙이는 글 | 저는 마음수련교원회에서 주관하는 제7기 교원직무 연수 마음 수련을 다녀왔습니다. 이 수련은 계룡산에 있는 마음수련원 본원에서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6박7일간 실시되었습니다. 교원 직무 연수는 60시간을 기준으로 하지만 마음 수련 1과정은 96시간을 이수합니다. 강의는 오전 오후 두 차례 실시되고 계속 수련을 하였습니다. 자정까지 수련은 계속되었으며 중간에 낮잠시간도 있었습니다. 전화를 하거나 동료끼지 대화하는 것을 모두 금했습니다. 눈감고 죽는 연습만 계속하였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색다른 연수가 되었습니다.  

2005.08.12 21:11ⓒ 2016 OhmyNews
덧붙이는 글 저는 마음수련교원회에서 주관하는 제7기 교원직무 연수 마음 수련을 다녀왔습니다. 이 수련은 계룡산에 있는 마음수련원 본원에서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6박7일간 실시되었습니다. 교원 직무 연수는 60시간을 기준으로 하지만 마음 수련 1과정은 96시간을 이수합니다. 강의는 오전 오후 두 차례 실시되고 계속 수련을 하였습니다. 자정까지 수련은 계속되었으며 중간에 낮잠시간도 있었습니다. 전화를 하거나 동료끼지 대화하는 것을 모두 금했습니다. 눈감고 죽는 연습만 계속하였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색다른 연수가 되었습니다.  
#마음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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