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 즐거운상상
'빠져들다'라는 표현은 이 책과 그리고 이 나라에 잘 어울리는 단어이다. 나는 '터키'에 빠져들었다. 여자혼자의 여행은 위험천만한 모험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란 책은 그건 여행에 대한 구차한 변명일 뿐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노(MiNO)라는 서른살의 RH+O+β형 마녀는 세상이 시시하고 재미가 없어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그녀는 꿈을 꾸고 있는 듯했다. 그건 어쩌면 현실의 도피였을 텐데, 그녀는 자신이 추방당했다고 한걸 보니 말이다. 한국에서 추방당한 그녀는 세계여행의 4개월째 접어든 어느 날 여행에 대한 권태를 느끼며 행보를 멈춘다.
그리고 그녀의 240박 241일 체류기가 시작된다.
그녀에게 터키에 제발 있어달라고 조르는 사람도 없었다. 그저 사람들의 친절과 그녀를 예쁘게 봐주는 사람들이 좋을 따름이다(물론 그녀가 터키의 작은 마을인 파묵칼레에 머물게 된 계기는 그녀를 좋아한 나짐의 권유가 있었다).
그녀가 쓴 책에는 터기에 대한 여행가이드, 문화답사기, 로맨스소설이 짬뽕되어있다.
내가 가장 놀라웠던 점은 코가 길고, 얼굴이 하얀 사람들은 개방적일 거라고 생각 했는데, 터키사람들은 옛날의 우리나라처럼 가부장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녀를 좋아한 나짐의 엄마 안네는 남편을 잃고 혼자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재혼을 하지 않는다. 나짐 또한 안네에게 남자가 생기면 큰일을 저지를 것처럼 엄마를 대한다. 남자들을 위한 당구장이나 카페는 터키의 문화를 남자위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선지 터키라는 나라엔 엄청난 매력을 느꼈으나, 여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저 콧방귀를 끼는 터키남자들에 대해선 심심함이 앞선다.
그런데 자존심 강하고, 자기주장이 완고할 것 같은 그녀는 이상하게도 파묵칼레의 터키청년과 아름답고 재밌는 사랑을 한다. '생날라리 내추럴 본 마초'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여자들에게 인기 많고 작지만 호텔을 경영하는 나짐. 나짐과 마녀는 7개월 동안 서로 사랑했다. 다툼도 많고, 정도 많은 이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는 터키를 알아가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터키에 간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나이트 투어'. 밤에 하는 온천을 말하는데, 터키에서는 저녁에는 온천물을 마개로 막아둔다고 한다.
터키, 터키, 그곳에 가면 나를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거기에서 친구를 만나 친구의 친척집에 놀러 가면 집에 온 듯이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고, 장사 속에 이런저런 사기를 당하겠지만 그들의 상냥한 미소에 얄미움도 사라져 버릴 것 같다. 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
책을 한 장씩 넘길수록 안타까움에 다시 한번 그림을 새기고 또 새긴다.
그리고 마지막, 7개월간 아름답게 사랑하고, 그녀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9개월 동안 서로를 그리워했던 나짐과의 사랑은 슬프게도 나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어떻게…." 책을 읽던 내 입에서 흘러나온 한마디였다. 가슴이 시려왔다. 그리고 책을 덮었다. 나에게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고, 자신감을 주고, 슬픔도 준 '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
나도 한번 마녀가 되어보고 싶다.
수상한 매력이 있는 나라 터키 240+1 - 240박 241일 터키 체류기
미노 지음,
즐거운상상,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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