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 윤리위 개혁한다고?
주성영부터 세워라... 국민이 박수칠 것"

한나라당 주최 토론회에서 터진 쓴소리... 사회자 "좌불안석이었다"

등록 2005.10.14 17:36수정 2005.10.14 19:28
0
원고료로 응원
a 14일 한나라당 주최로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도 개혁을 위한 토론회'

14일 한나라당 주최로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도 개혁을 위한 토론회' ⓒ 오마이뉴스 문경미


"한나라당이 당 윤리위를 강화하겠다는 데 누가 반대하겠나. 외부인사를 참여하게 하고 당원배심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에 찬성하며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를 위해 주성영 의원부터 윤리위에 세워라. 국민들이 박수를 칠 것이다. 성적 폭언을 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이전에 욕설을 했다는 것은 본인도 인정했다. 그런데 뭘 잘했다고 큰소리인지 이해가 안된다."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개혁을 위한 토론회'(주최 맹형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 패널로 참석한 고영신 <경향신문> 출판본부장이 현장발언과 자료집을 통해 한나라당에 쏟아부은 쓴소리다.

맹형규 의장은 국회윤리특위 강화를 위해 특위 안에 국회윤리심사원(대통령 2인, 대법원장 3인, 국회의장 2인 추천)을 신설하고, 국민들에게도 윤리심사 요구권 부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관련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내 혁신안에 따라 구성되는 윤리위원회에 당원배심원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 면전에서 던진 통렬한 비판

a 고영신 경향신문 출판본부장

고영신 경향신문 출판본부장 ⓒ 오마이뉴스 문경미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고 본부장은 한나라당의 이러한 태도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식물특위'의 활성화와 개혁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 골프장 폭언사건, 술자리 추태, 술자리 폭언 등 모두 한나라당 의원들이 관여한 사건이다. 주로 영남권 사람들이다. 이들은 국민눈치 안본다. 지역주의 안주하는 거다. 그 쪽에 있으면 계속 국회의원 하니까 안주하면서 X판치는 거다. 이들을 다 바꿔야 한나라당 집권할 거다."

고 본부장은 이어 "사건이 터지자 한 건 위주로 토론회를 여는 것 자체가 정치쇼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이 나섰으니 윤리특위가 제대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감동은커녕 냉소적이고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고 본부장은 "윤리특위 안에 별도 독립조사기구인 국회윤리감사원을 신설하고, 책임당원배심제를 도입한다면 토론회는 더 할 필요도 없다"며 "제발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이 그대로만 해달라"고 당부했다.

고 본부장은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이상민 의원이 술자리에 동석한 의원들을 특위에 제소하자 정세균 원내대표는 제소철회를 종용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그는 "15대 때도 16대 때도 국회에서 이런 공청회를 했고, 1년 전에도 좋은 내용으로 공청회를 했다"고 당시 자료집을 흔들어 보이면서 "문제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개경고 이상 징계 3번'을 받을 경우 의원직을 박탈하는 삼진 아웃제 도입 등 징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사회를 본 정책위 부의장 서병수 의원은 고 본부장의 발언이 끝난 뒤 "좌불안석이었다"며 "나도 영남지역구 의원인데 모두 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실천"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고 본부장께서 제가 할 말을 다하셨다"며 "오늘 자리는 이 법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정기국회에서 관철하겠다는 결의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자당 의원이 낸 윤리특위제소안 철회를 강요하고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환영 논평을 내고 손발을 맞추는 모습은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한나라당이 앞에서는 윤리특위 개선안을 내고 뒤에서는 윤리특위 무력화에 동조하고 있는 모습은 어처구니 없다"고 꼬집었다.

또 맹 의장이 준비한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다만 대통령과 대법원이 윤리감사원 위원 선정에 개입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성환 한국YMCA전국연맹 기획실장은 "처음 토론회 참여제안을 받고 가도 되는 건지 주저했다"며 "우리 생각과 거의 같기 때문에 실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윤리특위는 입법과정 전체를 윤리관리 차원에서 조망하고 기획관리하는 새로운 위상이 필요한 시기"라며 "윤리특위의 도덕적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조사과정의 전문성과 객관성, 참여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진표 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정책실장은 "일단 위반하면 그 사실관계가 확실히 공개되는 징벌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홍 실장은 "(준비안은) 외부개입으로 개혁하자는 건데 온정주의, 정략적 편파성 개입 등의 부작용 때문에 회의적"이라며 "한 번 잘 못 뽑은 사람을 다음에 또 뽑지 않도록 몇 가지 현실적인 윤리규칙을 만든 뒤 위반자 누적자료를 1년에 한 번 정도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강재섭 원내대표는 토론회에 앞선 축사에서 "윤리위에 외부인사로 구성하는 별도 독립조사기구를 만들 경우 여당이 자기네 코드에 맞는 사람들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라며 "그럼에도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오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얘기를 꺼내버렸다"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5.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