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중생의 기막힌 사연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검토 완료

진옥경(soyo57)등록 2005.12.13 15:12
충청북도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작년 초여름에 일어난 교사의 학생 구타 시비사건이 일년 반을 넘도록 해결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작년 학생 부모의 고발로 청주지검에 송치된 이 사건은 교사 체벌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기에 교사에게는 죄가 없다는 청주 지검, 대전 고검의 판단이 있었고, 지난 2005년 9월 대검찰청에서 재기수사명령으로 다시 청주지검으로 내려와 2005년 12월 현재까지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중2였던 장미화양은 아침자습 시간에 슬리퍼를 끌고 복도를 다닌다는 이유로 복도에서 교사에게 맞고, 친구와 운동장 세 바퀴를 돌고, 다시 아무도 없는 회의실로 끌려가 많이 맞았다고 합니다. 곧바로 양호실로 이동한 미화양은 어머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학교에 도착한 어머니는 미화양의 상태를 보고 119를 불러 산소 호흡기를 한 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6월 2일 오전 수업을 전혀 못 받고 12시경 병원으로 간 약 4시간 후 미화는 하혈을 시작하여 간호사는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었으며, 산부인과 의사에게 자문을 구한 후 바로 입원한 미화는, 출혈 흔적이 없다는 의사 소견과 함께 질출혈(의증) 임상소견 포함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입원 당일에는 교장선생님의 지시로 교사 1인이 미화양의 심각한 상태를 확인하고 가셔서 며칠 뒤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여셨으며, 입원 이튿날 저녁에는 신문 기자 2인이 미화양의 허벅지에 난 시퍼런 멍을 확인하고 가셨습니다. 학생 상태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진단에 불복한 부모는 6월 5일 병원을 옮긴 후, 당일 이 병원에서 질출혈(의증) 임상소견이 포함된 3주 진단서를 받았고, 미화는 3주 입원 치료 후 다시 3주 통원치료와 이후 여러 달에 걸친 정신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2004년 청주지검은 미화양이 복도에서 맞은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여타 자료들은 증거로 채택하지 않아 기소되지 못하였습니다.

현 도교육위원인 저는 여러 정황 증거로 미루어 미화양이 많이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당시 도교육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하여, 지금까지 지역 인터넷 신문인 ‘청주기별’에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기고해 오고 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러 목사님들도 계속하여 미화의 억울함을 주장해 오고 계십니다. 비록 의사 소통 문제로 미화양 가족들이 한동안 외롭게 싸워온 기간도 있었지만, 1년 반 동안 줄곧 미화양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시각 장애인도 계시고, 2005년도 9월 이후 장미화양의 장래를 생각하자는 시민모임도 생겨났고, 전국적 차원의 구명운동도 전개되어, 자료를 보고 ‘미화가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며 올바른 검찰의 판단을 바란다’는 내용의 진정서에 2005년 12월 현재 300명 가까운 전국 시민단체 임원 및 시민들이 서명하여 제2차 진정서까지 청주지검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미화에 대한 구타 시비 문제는 2004년 4월 일부 교사들의 권유를 받아 미화 어머니가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화에 대한 해당 교사의 가혹한 대우를 하소연하면서, 2003년도 자모회비에서 해당 교사에게 제공한 비용 내역서를 공개하였는데, 이것이 지역 언론에 보도되어 5월 중 청주시 교육청 차원에서 조사하였고, 이어 부패방지위원회에서도 조사를 나왔으며, 도교육청과 시교육청에 이 문제가 이첩된 직후인 6월 2일 이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이미 2004년 4월 중 해당 교사에게 미화양이 가혹한 대우를 받고 있음을 아는 교사 1인과 교직원 1인이 미화의 학교 생활을 가장 잘 아는 교사의 증언을 확보해 두고자, 당사자 모르게 녹취해 놓은 테이프가 있습니다. 부모가 지역 속기사에게 의뢰하여 풀어쓴 이 녹취록에는, 미화양이 당시 주임 교사에게 여러 가지로 가혹한 대우를 받아왔다는 해당 교사의 증언이 담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녹취록과는 별도로 사건 조사 차원에서 청주시 교육청이 같은 녹음 테이프를 풀어쓴 녹취록은, 대화 전후 맥락을 알 수 없게 되어 있을 뿐 아니라, 미화양의 성격에 대해 해당 교사가 말한 내용 등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된 미화는 2005년 8월 고입 검정고시에 높은 성적으로 합격하였지만, 아직도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다가 친구들과의 학창 생활을 앨범 사진에 남기고 싶어하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미화네 가족이 교내 문제를 외부로 알리고 극력 투쟁하는 모습이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보는 사립학교 구성원들은 모두 미화의 복교에 반대하고 있어 복교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뜻있는 시민들은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일어난 이 사건의 진실이 자칫 다시 묻히지나 않을지 염려하고 있습니다. 미화의 전신에 난 멍과 하혈에 대한 사진 자료들, 두 병원의 진단서, 병원에 와서 미화의 상태를 보았던 기자들의 증언, 미화 상태를 확인하고 간 교사의 양심선언석상에 동석했던 기자들의 증언, 같은 테이프에 서로 다른 녹취록 등과 같은 정황자료들이 진실을 규명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로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사를 올립니다. 사건 관련 기사들은 지역 인터넷 신문 ‘청주기별’에서 ‘장미화’ 등을 검색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고, 관련 서명용지는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홈페이지/소식마당/지부지회소식/188번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