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알 터를 찾은 진객, 청둥오리

미래를 꿰뚫는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하며 희망찬 새해를

등록 2005.12.29 19:25수정 2005.12.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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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진객 - 청둥오리 ⓒ 정기상

오리알 터에 진객들이 쉬고 있다. 반쯤 얼어붙은 호수 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넓지 않은 물 위에 저렇게나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다니 경이롭기만 하다. 순리대로 순응하는 것이 가장 조화로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인위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리알 터는 금평 저수지에 대한 옛날 이름이다. 저수지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이미 붙은 이름이다. 충수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이 곳을 지나다가 주변을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명명한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저수지는 아예 없었다. 모악산에서 흘러내리는 골짜기였을 뿐이었다. 천년 후의 일을 미리 말한 국사의 혜안이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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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객의 여유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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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 정기상

금평 저수지가 생긴 것은 제세기 초반의 일이니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금평이란 말도 금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곳은 사금이 나오는 것으로 이름이 난 곳이다. 저수지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까지만 하여도 오리는 단 한 마리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 곳에 겨울이면 진객인 청둥오리가 찾아오고 있다.

모악산은 정기가 넘치는 곳이다. 백제 시대에 창건 된 금산사는 미륵 도량으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계종 제17 교구 본사로서 상구보리 하아중생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명찰이다. 그 뿐만 아니라 모악산의 넘치는 기운 수많은 종교의 발상지가 되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명산이다. 또한 경관이 아름다워 도립 공원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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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광경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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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음 ⓒ 정기상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는 오리알 터의 진객인 청둥오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우뚝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에 저절로 존경심이 생긴다. 천년 후의 일을 어떻게 꿰뚫어보았을까.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깨닫게 된다. 오천년의 역사를 지켜오며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동방의 등불.

타고르가 그랬던가. 동방의 등불이 켜지는 날 아시아의 불길로 대한민국이 빛날 것이라고 하였던가. 이제 한 해가 물러나고 있다. 새로운 한해가 다가오고 있다. 나쁜 것은 모두 다 가지고 가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좋은 일만이 생겼으면 하고 소망해본다. 천년 후에 오리알 터에 겨울 진객으로 청둥오리가 찾아올 것을 알고 있는 민족이니 분명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성실하게 땀 흘리면서 지극정성을 다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더군다나 우리 민족의 우수성은 이미 모두 다 증명되었다. 문제는 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가장 국제적인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 원래 하나였으니 하나로 단결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동방의 등불을 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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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그리고 희망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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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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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 정기상

덧붙이는 글 | * 사진은 2005년 12월 29일 전북 완주군 금구면 금평 저수지(일명 오리알 터)에서 촬영한 것임.

덧붙이는 글 * 사진은 2005년 12월 29일 전북 완주군 금구면 금평 저수지(일명 오리알 터)에서 촬영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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