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참사랑을 위해 노력합니다"

쉼터 알뜰매장 운영하는 박윤숙씨

등록 2005.12.30 13:11수정 2005.12.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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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알뜰매장'을 3년간 운영하며 참사랑을 실천하는 박윤숙씨 ⓒ 김영주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83번지 복음자리에 '누나'로 통하는 여성이 있다. 이 지역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쉼터 알뜰매장'을 운영하는 박윤숙(39)씨를 '누나'라고 부른다. 때론 누나처럼, 때론 엄마처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재활용 옷을 세탁하여 이웃에게 저렴하게 전해주는 '쉼터 알뜰매장'에서 '사랑의 의미'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엄마를 일찍 여의고,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은 집의 7남매 중 넷째 딸인 그녀는 어려서부터 물려 입는 것이 몸에 뱄고 이제껏 새 옷을 입어본적이 별로 없단다.

그는 이 일은 본인이 좋아해야지 할 수 있단다. 이곳은 지난 2003년 12월 1일 문을 연이래 가게 이름대로 '쉼터'와 '알뜰매장'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알뜰매장을 차리게 된 이유를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발마사지 자격증이 있어, 그와 관련된 상점을 운영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되면 부유한 사람들을 만날 것 같은 생각에 어려운 이웃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재활용 일을 하기로 결정했단다. '아무나 부담 없이 들렸다 갈 수 있는 곳' 그것이 제 1원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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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삶속에 파고들은 '쉼터 알뜰매장' ⓒ 김영주

작은자리복지관에서 발마사지 봉사를 4~5년 해오던 그녀는 결국 팔목의 인대가 늘어나 자원봉사를 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상점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다, 신천동 복음자리에 새둥지를 튼 것이다.

하루 40~50명의 사람이 이곳을 들른다. 신천동 83번지 철거이후 이 주변에는 4개의 재활용 매장에서 2군데가 문을 닫았다. 그만큼 이 지역 사람들이 많이 떠났는데도, 그녀는 꿋꿋이 문을 연다. 그녀가 돈을 버는 목적으로 운영했다면 분명 '쉼터 알뜰매장'은 문을 닫았을 테지만, 돈이 목적이 아닌 사람을 목적으로 한 그녀는 이 지역 일대가 모두 철거되면 이 근처 또 다른 곳에 문을 열 계획이다.

외국인들을 취직 시켜주고, 회사에서 돈을 받지 못한 사람의 돈을 받아준 이후 이 일대에 "누나한테 가면 무엇이든 해결된다"는 소문이 퍼져있단다. 그로인해 업체 사장들이 그녀에게 구인을 물어올 정도.

박윤숙씨는 최근 친정아버지가 너무 아파 3일간 문을 닫았다. 365일 명절도 쉬지 않고 문을 열었던 그였기에 많은 사람들의 걱정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명절에도 갈 때가 없는 외국인들을 위해 문을 열었던 그녀이기에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 그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대단하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컴퓨터를 가져갔단다.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라고 난리였는데, "얼마나 갖고 싶었으면 문을 다 뜯고 가져갔겠냐"고 했단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양심이 있죠. 사람이면 당연히 착하게 살아야 하고, 두개를 가지고 있으면 한 개를 나누어 주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삶은 당연한 것인데, 왜 기사거리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이 없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고. "꼭 필요한 것만 갖고 살자"는 신조를 가진 그를 취재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제가 살고 싶은 삶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부자라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마음을 부유하게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나눠주는 삶, 그래서 삶은 따뜻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다"고 박윤숙씨는 말한다.

이윤을 남기는 장사가 아닌, 사람을 남기는 장사, 즉 '상도'를 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가를 늘 고민하는 그는 세상이 계속 어려워지는 것은 들려주는 설교자는 많은데, 보여주는 설교자가 없어서라고 설명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저는 '아름다운 참사랑'이란 시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에게 참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싶은데, 나의 삶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가슴에이는 느낌으로 다가오지 못할 겁니다. 차라리 시 한편으로 대신해 주세요"하고 부탁한다. 한 친구에게 이 시를 읽어주었는데, 그 친구가 눈물을 흘렸다고.

그가 원하는 시를 함께 싣는다. 참사랑을 느껴보시라.

아름다운 참사랑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사랑하기 전 먼저 사랑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거절할 때도
여전히 사랑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미워하여도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가 악하게 대하여도
상대를 선대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를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요
상대에게 지배받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태를 붙잡는 것이 아니요
상대를 고이 보내주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를 정복하는 것이 아니요
상대에게 정복당해 주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요
상대에게 주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요
상대에게 상처를 입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요
상대에게 배신당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떠나버린 상대를 위해
눈물로 축복해 주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떠나버린 상대를 못잊어
홀로 우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떠나버린 상대를 못잊어
통곡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떠났던 상대가 돌아와 줄 땐
지난날의 잘못을 다 용서해 주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떠났던 상대가 돌아와 줄 땐
반가워 뛰어나가 영접하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오직
상대만을 위해 사는 것이요
아름다운 사랑은 상대를 위해 모든 것들
자기의 생명까지 내주는 것이 아름다운 사랑이라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인터넷지역언론 시흥시민뉴스(www.shpeople.net)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인터넷지역언론 시흥시민뉴스(www.shpeople.net)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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