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토굴에서 단식 중... 마비 증상도

29일 만난 동생, 이메일 통해 근황 밝혀 "언니 몸무게 30kg 정도"

등록 2005.12.30 09:38수정 2005.12.30 09:39
0
원고료로 응원
a

지율 스님이 신륵사에서 단식할 때 모습. ⓒ 용인시민신문

지난 9월부터 단식에 들어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알려진 승려 지율이 현재 경북의 한 토굴에 머물고 있으며, 몸무게가 30kg 정도로 몸에 마비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율의 동생인 조경자씨가 30일 아침 '초록의 공명' 회원들에게 보낸 '생명을 건 약속'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씨는 29일 경북의 한 곳에 머물고 있는 지율을 만나고 왔다. 조씨와 전화통화를 나눈 손정현 천성산대책위 사무국장은 "동생(조경자씨)도 그동안 전화 통화만 하다가 어제 만난 모양인데, 동생 말로는 건강 상태가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메일을 통해 "스님 언니는 30kg 남짓한 메마른 몸은 부서질듯 야위어 차마 안아 볼수도 없었다"면서 "이제는 기운이 쇠진해져 몸은 마비가 오고 눈은 침침하지만 '틈틈이 정신을 가다듬고 기도정진하며 보내는 이 시간들이 4년간 천성산을 지키며 살아온 시간 중에 가장 호강스러운 하루하루'라는 말에 가슴이 미어지듯 아팠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도 많고 좋은 분들도 너무 많았는데 걱정만 끼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너무 못 드리고 살았다고 하셨다"면서 "늘 초록의 공명에 함께하여 주신 모든 분들과 도롱뇽의 친구들께도 감사하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대신하여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밝혔였다. 조씨는 이메일에서 "함께하는 마음을 나누워 주세요, 기도하여 주세요"라고 덧붙였다.

또 '초록의 공명'에는 지율 스님이 쓴 시가 한 편 붙어 있었다.

"눈을 감으니 / 법계가 온통 생명의 바다였고 / 눈을 뜨니 / 이 땅의 아픔은 / 온전히 우리의 아픔이었습니다. / 바람이 지나가고 / 구름이 지나가고 / 풀벌레가 울다 간 자리가 / 온통 화엄의 바다였고 / 우리의 기도가 머무는 곳이 정토였습니다 / 바라건대 저희를 버리지 마소서." - 화엄의 언덕에서 지율 합장.

한편 지율은 지난 9월부터 단식에 들어갔으며, 그동안 경기도 신륵사에서 단식하다가 지난 12월 9일경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거처를 옮겼다.

지율 스님은 그동안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5차례에 걸쳐 단식을 해왔다. 2003년 2월 1차 단식(38일), 2003년 4월 2차 단식(45일), 2004년 6월 청와대 앞 3차 단식(58일)에 이어 2004년 10월 27일부터 2005년 2월 3일까지 4차 단식(100일)을 벌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