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정직잃은 황우석 재기 어려울 것"

전주에서 문학 강연... "황 교수 사태는 우리 모두의 책임"

등록 2005.12.30 09:46수정 2005.12.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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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시인 고은씨는 29일 "연구 과정에서 정직과 순결성을 잃어버린 황우석 교수는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이날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사단법인 '마당' 주최로 열린 '시대를 읽는 문학' 강연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황 교수 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황 교수) 한 명을 부각시키고 위대한 인물로 포장하는 일에 우리 모두 동조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두 자신을 정화시키는 전환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씨는 이어 "학자의 연구에는 정직과 순결성보다 중요하고 강력한 무기가 없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황 교수는 연구의 가능성이 앞으로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황 교수 본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엄청난 타격을 줘 하루 이틀 만에 회복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자신을 앞세우는 일에만 너무 익숙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사람들은 위대한 한 명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그 한 사람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개인이 위대한 사람"이라며 "또다른 황우석이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그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 "과거의 통일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혁명이나 장벽 붕괴를 통해 사건처럼 이뤄지는 통일은 통일이 아니라 '난리'가 될 것"이라며 "향수 속의 통일, 삼국 통일과 같은 과거의 통일을 흉내내지 않고 모든 것이 새로운 완성된 통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북측이 주장하는 연방제와 남측이 강조해온 연합제가 서로 만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본다"며 "타자(他者)를 높이는 문화를 일궈내 '새통일'을 앞당기는 것이 우리의 꿈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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