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사이언스> 논문도 실체 없었나?

조작 드러나면 줄기세포 원천기술 주장 '허위'

등록 2005.12.30 12:23수정 2005.12.30 12:23
0
원고료로 응원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으로 드러난 2005년 논문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여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조사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4년 논문은 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 핵이식으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황 교수가 주장하는 `원천기술' 보유의 근거가 되는 논문이기도 하다.

만약 2004년 논문이 2005년 논문과 마찬가지로 가공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면, 황 교수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논문의 진정성 여부는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서울대 조사위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과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보면 2004년 논문도 허위가 아니냐는 쪽의 '징후'들이 보다 많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중복 DNA지문데이터 조작 흔적 비슷

2004년 논문과 2005년 논문의 가장 유사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2005년 논문은 중복사진과 DNA지문조작 의혹으로 결정타를 맞고 결국 재검증에 들어가 조작사실이 낱낱이 밝혀졌다.

2004년 논문 역시 인간배아줄기세포 사진이 다른 학술지 등에 실린 사진과 겹친다는 의혹이 벌써 여러 건 불거졌다.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사진은 미즈메디병원의 김선종 연구원이 주요 저자로 돼 있는 국제 학술지 '스템 셀'(Stem Cells)과 '분자와 세포'(Molecules and Cells)에 실린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사진과 같거나 겹친다.

특히 김 연구원의 올해 8월 한양대 생명과학과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 실린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 사진과도 같다는 의혹도 나왔다.

DNA지문 조작 흔적도 비슷하다.

2005년 논문에 게재된 DNA 지문피크의 모양과 크기가 동일한 경우가 많이 발견되는 등 조작의 흔적이 발견됐듯이 뉴욕타임스 등 외국언론을 통해 이미 2004년 논문에서도 줄기세포의 DNA지문분석이 인위적이라며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DNA지문은 그래프의 피크 모양이 반드시 피라미드처럼 위로 갈수록 좁아져야 하고, 동시에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는 안되는데, 2004년 논문의 피크는 처마 모양이나 수직보다 더 꺾인 절벽 모양을 하고 있어 사후에 손질을 한 흔적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설 검사업체 '불일치' 발표는 제2의 바꿔치기 주장 사전포석?

현재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4년 논문의 교신저자로 참여한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의 강력한 재검증 요청으로 2004년 논문 진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황 교수는 느닷없이 사설 검사업체에 2004년 논문의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 시료 4개를 직접 보내 DNA분석을 의뢰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게다가 분석결과는 4개의 시료가 모두 2004년 논문의 DNA지문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1번 배아줄기세포 조차도 처음부터 없었다는 말이다. 결국 2004년 논문도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황 교수가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직접 나서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에 대해 DNA검사를 의뢰한 것에 대해 의아심을 갖고 있다. 자신의 원천기술 보유 주장을 송두리째 뿌리뽑을 수 있는 일을 왜 했느냐는 것이다.

결국은 황 교수가 불일치 결과를 미리 내다보고, 1번 줄기세포마저도 2005년 논문의 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바꿔치기 됐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 조사위가 3개 외부기관에 1차 DNA분석을 의뢰한 결과, 한 곳에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가 체세포 공여자와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분석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분석결과가 맞다면 결국 2004년 논문에도 인간배아 줄기세포는 없었다는 말이다.

서울대 조사위는 2004년 논문과 관련해 황 교수팀이 특허 출원시 한국세포주은행에 기탁했던 줄기세포와 논문 공저자인 문신용 교수가 갖고 있는 1번 줄기세포를 중복 검사해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hg@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