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열사 고 전용철 고 홍덕표님 범국민장’ 개최

31일 광화문에서 노제…“근본적 농정개혁이 한 푸는 길”

등록 2005.12.30 13:36수정 2005.12.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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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31일)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공동장례가 진행된다.

29일 비상대표자회의를 개최한 '농민의 근본적 회생과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살해규탄 범국민대책위'(범대위)는 오늘로 예정되었던 4차 범국민대회를 31일로 미뤄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공동장례를 진행하기로 하고 장례식 명칭은 '농민열사 故 전용철 故 홍덕표님 범국민장'으로 정했다.

이로써 한달이 넘도록 치열하게 진행됐던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사망 진상규명과 사과 책임자 처벌 투쟁이 승리로 일단락되어 두 농민 열사를 편안히 보내게 됐다.

고 전용철(44·충남 보령) 농민과 고 홍덕표(68·전북 김제) 농민은 지난 11월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농민대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곤봉과 방패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결국 11월24일과 12월18일 각각 유명을 달리했다.

고 전용철 농민은 정리집회를 하던 당시 무대쪽에 있다가 침탈한 경찰에 의해 머리와 오른쪽 눈, 가슴을 심하게 구타당한 후 집에서 쓰러졌다. 심각한 뇌출혈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고 전용철 농민은 두차례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으나 24일 새벽 사망했다.

고 홍덕표 농민은 농민대회 당시 경찰의 방패로 뒷목을 맞고 곧바로 병원에 후송되었으나 사지마비 증상과 폐렴 증상을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 한달여간의 힘겨운 사투 끝에 결국 12월 18일 별세했다. 사인은 ‘경수(목뼈) 손상에 의한 폐렴에 따른 패혈증’으로 확인됐으며 경찰측은 경찰의 진압에 의한 부상과 사망임을 인정했다.

전용철 농민이 사망하자 즉각 노무현 대통령 사과, 경찰청장 사퇴를 요구하며 범대위를 구성한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광화문에서 40여일에 가까운 촛불문화제를 열었고, 광화문과 청와대, 경찰청에 이르기까지 살을 에이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상농성을 진행했다.

또 인권운동가들은 ‘인권’을 내세운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며 남영동 대공분실을 점거했으며, 4대 종단 성직자들은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켜진 촛불은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갔으며, 매일 전국 100여 명이 넘는 청년, 학생, 농민 실천단들이 시민들을 만나며 전용철 농민과 홍덕표 농민 사망의 진실을 알려나갔다.

이렇듯 중단을 모르던 40여일간의 투쟁은 대통령의 공식사과와 경찰청장 사퇴라는 책임자 처벌을 이룸으로써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한을 풀게 됐다.

그러나 범대위는 농업정책의 근본적 전환만이 민족농업을 지키고 유명을 달리한 두 농민의 한을 근본적으로 푸는 것이라 판단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농업의 근본적 회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그간 농민단체를 비롯 범대위가 요구해온 3자 협의기구 구성을 통한 농정전반의 개혁”을 이루는 데 매진할 뜻을 밝혔다.

한편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합동영결식은 내일 오전 11시 광화문 사거리에서 진행되며 오후 1시30분에는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노제가 열린다. 고 전용철 농민은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며 고 홍덕표 농민은 김제에서 장지가 진행된다. 매일 열리던 촛불문화제는 오늘(30일)도 계속된다.

다음은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투쟁일지이다.

11월15일 : 서울 여의도 농민대회에서 전용철, 홍덕표 농민 등 다수 농민들 경찰폭력에 구타
24일 : 전용철 농민 사망
25일 : 농업의 근본적 회생과 고 전용철 농민 살해규탄 범국민대책위 결성
29일 : 범대위 국가인권위에 진정
12월1일 : 범대위 광화문 천막농성 돌입
1일 : 통일원고 시국기자회견
5일 : 민중대회 개최
7일 : 공무원노조 기자회견 개최
8일 : 진상조사 위한 국회의원 모임 결성
9일 : 국과수 “전용철농민, 넘어져 죽었다고 단정할 수 없어” 조사결과 발표
9일 : 범대위 진상조사단, 진상조사 보고서 발표
9일 : 범국민대회 개최
13일 : 농민대표자들, 청와대 앞 노숙농성 돌입
14일 : 이종우 서울경찰청 기동단장 직위해제
14 : 농협노조 등 20여개 단체 연대의사 표명 기자회견
15일 : 인권운동가 5인, 남영동 대공분실 점거
16일 : 4대 종단 성직자,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 촉구
17일 : 3차 범국민대회 개최
18일 : 홍덕표 농민 사망
19일 : 이해찬 총리 공식사과
22일 : 444개 시민사회단체, 대통령 사과 촉구
26일 : 국가인권위, 농민 사망 경찰 폭력원인 결론
27일 : 노무현 대통령 대국민 사과
28일 : 범대위, 경찰청 앞 노상단식농성 돌입
29일 : 경찰청장 사표제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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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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