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PD "YTN, 황 교수쪽 '청부취재' 가까워"

29일 '줄기세포 혼란사태 언론 보도' 토론회서 밝혀

등록 2005.12.30 16:22수정 2005.12.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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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조가 29일 언론회관에서 ‘줄기세포 혼란사태, 언론은 어떻게 책임지려나’ 토론회를 열고 있다. ⓒ 이철우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주최로 29일 오전 프레스센터(한국방송광고공사 강의실)에서 '줄기세포 혼란사태, 언론은 어떻게 책임지려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태'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진실규명보다는 여론을 따라가는 경마식 보도에 그쳤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으며 특히 YTN의 보도가 황 교수 측의 '청부취재'가 아니냐는 의문도 나왔다.

최승호 PD "YTN 보도는 '청부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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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책임피디. ⓒ 이철우

최승호 MBC 책임피디는 "와이티엔(YTN)의 보도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보도라기보다 피디수첩을 막기 위한 황 교수 쪽의 '대리인' 역할을 한 '청부취재'"라며 "진실규명 노력과 그 과정에서 생긴 일탈은 구별되어야 하고 비판 과정에서 그것 때문에 방송이 안 된다는 논리가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책임피디는 이어 "어떤 전문가도 황 교수 논문과 관련해 흠집을 내는 것을 피하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증언자를 만났다"며 "그 과정에서는 일종의 자기 확신과 조급증이 합쳐져 일탈행위가 있었고, 그 부분은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책임피디는 또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이 마치 피디수첩이 제기한 문제로 연구가 지연됐다는 식의 보도를 한 것이 참 억울했다"며 "우리 때문에 지체된 시간을 따지면 10시간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황 교수는 사퇴 전에도 반 이상 해외에 있었고 국내에서도 많은 강연을 했는데 황 교수가 안 계시니 연구방향을 못 잡는다는 식의 보도가 나왔다"며 "피디수첩 잘못으로 사퇴했으니 빨리 잘못을 뉘우치고 교수님은 돌아오라고 말하는 분위기를 언론이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보자를 밝히자는 주장을 비롯해 진실 전달과 관련해 전망이 없어 보일 때 '브릭'과 '프레시안' '오마이뉴스'들에서 용기를 보여줬다"며 "데스크들은 여론에 영합하는 것이 회사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현장 기자들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언론은 과학계의 식견을 종합해 문제제기할 수 있다"

그는 '언론의 과학 검증'과 '피디저널리즘'에 대해서도 "언론은 과학계의 식견을 종합해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피디와 기자 저널리즘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유독 피디저널리즘이 부실하고 감정적이며 일탈행위로 지목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YTN의 '취재윤리' 보도 이후 문화방송에서 6시간도 채 못돼 사과방송을 한데 대해 "엑스파일은 진실이 녹음테이프에 있었지만 이것은 사실여부 검증이 쉽지 않았다"며 "회사가 확신을 갖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는 있었지만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문화방송의 장점은 진실을 보도한다는 것이며 경영진이 보도해라 말라는 것이 아니다"며 "조선일보에서 볼 때는 아마 '개판'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진실은 목이 날아가도 보도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언론, 자체 진실규명 노력 없이 여론만 쫓아"

김유진 민언련 정책실장, 박진형 민언련 활동가는 각각 신문과 방송의 '황우석 관련보도의 문제점'으로 "언론들이 자체적인 진실규명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황우석 구하기와 문화방송 죽이기 여론에 편승해 황 교수의 입만 보고 쫓아다니는 경마식 보도로 그의 충실한 대변인 노릇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부장은 특히 "연합뉴스의 보도가 인터넷과 포털을 통해 가감 없이 전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연합뉴스는 더 신중하게 보도를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 다수의 여론에 편승해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 제기 노력마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은 언론의 보도와 취재자세를 되묻게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 네티즌이라는 권력에 굴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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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 이철우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는 "프레시안 기사 댓글에 '국민들은 잔인한 진실보다 몽롱한 희망을 원한다'는 글이 있었는데 대다수 여론이 그런 듯하다"며 "여론은 정파나 사회여론을 떠나 그것이 잔인한 진실이라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데 네티즌이라는 새로운 권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오늘 토론회 제목도 '줄기세포 혼란사태'가 아니라 '황 교수 논문조작사태'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문화방송이 YTN의 취재윤리 문제 제기를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데 그친 점은 문제가 있다"며 "자기 회사에 당사자인 한학수 피디와 최승호 책임피디가 있는데도 그들의 반론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학림 위원장은 또 "YTN 기자가 외화 달러를 운반준 것은 외환관리법 위반"이라며 "외환밀반출 역할까지 맡은 데 대해 법에 따른 책임을 묻기 이전에 기자의 기본 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 위원장은 "'브릭'과 'PD수첩'이 보여준 용기는 우리나라 과학계의 자정능력과 언론의 자정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유진 민언련 정책실장, 박진형 민언련 활동가,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부장 들이 발제를 맡았으며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전방욱 강릉대 자연과학부 교수, 정연구 한림대학교 언론정부학부 교수, 최승호 문화방송 책임피디가 토론에 참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참말로 http://www.chammalo.com 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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