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치충' 해충은 천적으로 막는다

[현장] 친환경농법으로 딸기 농사 짓는 홍태의씨

등록 2005.12.30 17:40수정 2005.12.30 17:57
0
원고료로 응원
a

"엄동설한을 뚫고 나온 딸기 좀 드시죠." 농약을 하지 않아 딸기를 따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다. ⓒ 윤형권

실타래처럼 얽힌 농업문제. 이 문제를 풀어나갈 대안 중의 하나가 친환경농업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는 것 같다. 친환경농업인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게 이를 증명하고 있다. 친환경농업(親環境農業). 말 그대로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말이다.

그 동안 화학농약과 화학비료에 의해 토양이 오염되고 자연환경은 파괴당했다. 결국은 인간의 몸과 마음도 병들게 했다. 자업자득이다. 뒤늦게 깨달은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을 치는 게 친환경농업이다. 친환경농업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다.

시설재배농사의 경우 더욱 더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비닐하우스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농약을 쓴다는 것은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업이란 농산물과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도 안전한 상태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설재배농사에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충남 논산시 광석면에 사는 홍태의(49)씨는 딸기농사 30년째인, 그야말로 딸기박사다. 홍씨는 2년 전부터 친환경농법을 도입해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30년 동안 화학농약과 화학비료에 길들여진 농사법을 버리고 친환경농업을 선택하기까지는 적잖은 고민을 했다.

"과연 농약을 대신해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벌레(천적)가 극성스런 해충을 방제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 독한 농약으로도 해충방제에 애를 먹었으니까요."

친환경농업을 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처음에 겪는 어려움은 친환경농법에 대한 의구심이다. 하지만 친환경농법으로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면서 친환경농법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홍씨는 천적을 생산하고 있는 ㈜세실에서 천적을 사용하는 방법과 함께 친환경농업의 원리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친환경농법의 핵심은 농사기술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해충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대자연 속에서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반자라는 거죠.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은 자연생태계의 조화를 이루는 농사법인 것을 알았습니다."

홍씨는 지난 9월 7동의 비닐하우스에 '장희'라는 딸기를 심었다. 어린 딸기묘를 비닐하우스 속의 흙두렁에 심는 것을 '정식한다'라고 하는데, 대개는 정식 후 두 달 정도가 지나면 수확할 수 있다.

홍씨네 딸기농장에서는 11월부터 딸기를 수확하기 시작했는데, 내년 5월 초순까지 따낸다. 홍씨네 딸기는 친환경인증을 얻었으며 12월 현재 출하가격은 1.5㎏에 1만 3천 원 정도다. 친환경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딸기에 비해 10~30%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천적을 이용한 딸기농사가 좀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농약을 사용할 때보다 정성을 더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안전한 농사를 지어서 좋고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기분이 좋습니다"라며 딸기 한 주먹을 덥석 따서 먹으라고 준다. 물에 씻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먹어봤다. 향이 진하고 단맛이 혀를 감싸고 돈다.

아래 사진은 홍씨가 그의 농장에서 친환경농법인 천적을 이용해 해충을 방제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a

딸기묘. 이 묘를 9월 경 비닐하우스안의 흙두렁에 정식하면 2개월 후부터 딸기를 딸 수 있다. ⓒ 윤형권

a

딸기묘가 자라서 딸기가 열렸다. ⓒ 윤형권

a

딸기 가족. 꽃이 피는대로 딸기는 익는다. 2~3일에 한번씩 딴다. ⓒ 윤형권

a

뱅커플랜트(Banker plants). 딸기밭에 보리를 키워 천적이 서식할 수 있게 했다. ⓒ 윤형권

a

딸기와 잎에 피는 흰가루병을 방제하기 위한 '유황훈증처리기'. ⓒ 윤형권

a

딸기의 수정을 위해 양봉을 키운다. ⓒ 윤형권

a

홍태의(49세) 씨가 응애의 천적인 칠레이리응애를 뿌리고 있다. 이와 같이 딸기의 해충인 응애를 예방 또는 방제하기 위해 농약대신 천적을 뿌린다. 천적을 뿌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 윤형권

a

딸기밭에 방사하는 천적들. 사진 위 왼쪽부터 칠레이리응애(응애의 천적)-으뜸애꽃노린재(총체벌레의 천적)-콜레마니진디벌(진딧물의 천적)-사진 아래 왼쪽부터 병원성선충(나방류 유충의 천적)-진디혹파리(진딧물의 천적)-오이이리응애(응애의 천적). ⓒ 윤형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