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이 세계일주 패스포트"

세계문화유산 확인차 세계여행 나선 강세환씨

등록 2005.12.30 20:10수정 2005.12.3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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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 죽기 전에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직접 봐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볼 만한 생각이다. 하지만 이를 마음에만 담아두지 않고 직접 실천에 옮긴 이가 있다. 그것도 모터사이클을 타고.

한양대 전자학과를 졸업한 강세환(31)씨가 지난 5월 모터사이클을 타고 미국 캘리포니아를 출발해 장장 4년여에 걸쳐 북미, 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60여 개 국을 횡단할 계획을 세우고 세계일주에 나섰다. 지난 7개월 동안 미국, 캐나다를 여행했다는 강씨는 2주 전 멕시코로 향하기 전 모터사이클 점검 및 수리 차 미국에서 마지막 여행지로 오스틴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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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환 ⓒ 최희숙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집입니다. 인터넷과 책으로 모두 독파했는데, 그 멋진 사진들을 보고 나니 제 눈으로 직접 아름다운 세계문화유산들을 확인하고 싶더군요."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 하면 단연 알래스카. 그 이유는 광대한 자연과 친절한 사람들이라고.

비용과 기동성을 고려해 모터사이클을 선택했다는 강씨는 텐트, 에어 매트리스, 침낭, 취사용품, 옷가지를 싣고 여행하면서, 빗속에 도로 주행을 하고 텐트에서 자다가 기관지염에 걸려 고생한 일, 사고로 미끄러져 다친 것뿐만 아니라 모터사이클 뒤에 달린 가방이 부서지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여행의 진짜 묘미를 제대로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무료 숙식을 제공해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여행에 보태라고 현금을 찔러 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외국의 세계일주 경험이 있는 라이더들 중 한 분이 그러더군요. '너의 오토바이는 일반 여행자들이 경험할 수 없는 것을 하게 해주는 패스포트와 같아서 일반 여행과는 아주 다른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며, 절대로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현지 라이더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러면서 세상 사는 법을 배우고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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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환씨와 그의 '애마' BMW F650GS ⓒ 강세환씨 블로그

BMW 모터사이클을 타는지라 도움이 필요할 때 'BMW 오너'라는 책을 통해 현지 라이더들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강씨는 오스틴에 도착해 며칠 신세 질 곳을 찾아 무작정 연락한 현지 라이더가 바로 오스틴 BMW 대리점 사장이었다고.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 점검 및 물품 구입도 가능했다고 한다.

자신의 여행담을 자신의 블로그 '오토바이 세계일주'(http://blog.empas.com/motoride)에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는 강씨는 상당한 국내 팬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상당수 글들은 조회수가 무려 4000여 회에 달하기까지. 일부 팬들은 강씨가 카메라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풀 뿌리 서포트'로 700달러에 달하는 성금을 모아 보내기까지 했다고 한다.

북미 횡단으로 이제야 세계일주 준비가 제대로 된 듯하다는 강씨는 현재 멕시코를 여행 중이며, 지난 해 12월 호주 영주권을 취득, 호주를 종착지로 자신의 세계일주를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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