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어렵다고? 편견을 버려!

2005년 도서시장을 마감하며 ③ :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분야

등록 2005.12.30 19:27수정 2006.01.0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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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도서시장을 마감하며' 그 세번째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분야를 정리해 본다. 이 분야가 몇 년 동안 계속되는 침체기를 걸어오면서 이른바 '위기론'까지 대두되는 심각한 상황에까지 몰렸던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렇게 비관적이기까지 만은 않은, 나름대로 꽤 선전했던 한 해로 기억하고 싶다.

올 한해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분야 도서시장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독자들에게 좀더 쉽고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이른바 '대중화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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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돌베개

이러한 대중화 표방에서 가장 큰 특징은 우선 강의와 대담 형식을 취했다는 점, 즉 대부분 구어체 형식으로 쓰임으로써 흡사 저자들의 강의를 직접 듣거나 저자와의 대담에 함께 참여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현실감이 넘쳐났다는 데 있다.

따라서 기존의 일반적인 형식의 학술서적에 비해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딱딱하기만 했던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서적들도 '쉽고 재미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할 수 있다.

'고전 강독'이란 강좌명으로 진행해왔던 대학 강의를 정리한 신용복 교수의 <강의>를 비롯하여 일본 제일의 종교학자이자 철학자로 손꼽히는 나카자와 신이치 교수의 강의 내용을 번역한 교양인문서인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전5권)>, 박노자 이윤기 한비야 홍세화 등 우리시대 최고의 필자들이 '상상력'을 키워드로 참여했던 인터뷰 특강을 재구성한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김지하씨의 미학 강의집인 <흰 그늘의 미학을 찾아서>, 자연과학 분야의 유명 필진들이 이야기체로 풀어 쓴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 도정일 최재천 교수의 <대담>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하겠다.

두번째로는, 첫번째의 연장선상으로 역시 분야별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책들이 많은 호평을 받았다는 점이다. 우선 인문 분야에 가장 큰 이슈는 '심리학 열풍'이다. 고리타분한 심리학 강의가 아닌, 실생활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심리학 서적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 2003년 출간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 8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가운데 파트릭 르무안의 <유혹의 심리학>,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배리 슈워츠의 <선택의 심리학>, 샌디 호츠키스의 <사랑과 착취의 심리> 등이 올 한해 몰아친 '심리학 열풍'의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진중권씨를 필두로 계속된 미학에 대한 관심 또한 여전했다. <미학 오디세이>가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미와 쿄코, 진중권씨의 <성의 미학>, 역시 진중권씨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권영필 김임수 교수 등이 공저한 <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 김지하씨의 <흰 그늘의 미학을 찾아서> 등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회과학 분야로는 경제ㆍ경영 분야에서 다뤘던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경제학 서적들을 재차 언급할 수 있다. 유병률의 <서른살 경제학>, 스티븐 래빗의 <괴짜 경제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시리즈>, 이은희씨의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일렉트릭 유니버스>, 존 그리빈의 <한번은 꼭 읽어야 할 과학의 역사> 등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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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휴머니스트

세 번째 특징은 특정 분야에 연연하지 않는,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분야를 넘나드는 장르의 파괴에 있다고 하겠다. 특정 분야의 심도 있는 내용을 담은 전문학술서적보다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면서 쉽게 풀어 쓴 대중교양서적, 즉 전문화보다는 대중화를 지향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인문학자 도정일 교수와 자연과학자 최재천 교수가 만나 '생명공학 시대의 인간의 운명'을 테마로 벌인 대담집 <대담>,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 김용준씨의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로렌 아이슬리의 <광대한 여행> 등이 있다.

특히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희모 이재성의 <글쓰기의 전략>, 탁석산씨의 <글짓는 도서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글쓰기의 힘>, 사이토 다카시의 <원고지 10장의 힘>, 데릭 젠슨의 <네 멋대로 써라> 등 글쓰기 책들이 큰 인기를 모았다는 점이다. 대학 논술시험의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출판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문학 분야의 굵직한 텍스트들이 출간된 것 또한 충분히 반길 만한 부분이었다. 책세상에서 번역, 출간한 <니체 전집(전21권)>,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세계 종교 사상사>가 이에 해당한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대중화 바람에 편승해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닐 디그래스 타이슨, 도널드 골드스미스의 <오리진>, 리처드 도킨스의 <조상 이야기>,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 등 유명 작품들과 세계물리의 해이자, 상대성이론 100주년, 아인슈타인 타계 50주년 기념의 해인 만큼 아인슈타인과 상대성 이론 관련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했다.

이상으로 올 한해 2005년도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분야를 각 분야에서 이슈화되었던 부분들과 함께 '대중화'라는 큰 틀 속에서 정리해 보았다. 많은 분야를 아우르다 보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또한 상대적으로 사회ㆍ자연과학 분야에서 정리가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이 부분은 이어지는 인문ㆍ사회ㆍ자연과학 분야 추천도서 소개를 통해 만회가 되었으면 한다.

[인문]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세트 [전5권] – 나카자와 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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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 동아시아

일본 현대 지성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종교학자인 나카자와 신이치 교수의 대학 강의를 그대로 책으로 옮긴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전 5권이 드디어 완역 출간되었다. 1권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이 지난 2003년 1월에 번역 출간된 이후 2년 만의 일.

여기서 카이에 소바주(Cahier Sauvage)란 '야생적 사고의 산책'이란 뜻인데, 인류 인식의 원형을 추구하는 학문 '구조인류학'의 선구자인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가 쓴 <야생의 사고>에서 비롯된 말로 그에 대한 존경의 뜻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에 만연되어 있던 '현대인의 문명'과 '고대인의 야만'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가치체계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레비 스트로스의 뜻을 이어 받은 신이치 교수의 <카이에 소바주>는 우리 선조들의 사고의 가치와 인간정신 원형의 숭고함을 '야생'으로 표현하면서 이른바 역사 속의 신화와 민담을 분석, 파헤치고 있는 교양 인문학 시리즈이다.

카이에 소바주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강의록을 바탕으로 한 만큼 일반적인 학술서적에 비해 오히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군데 군데 선보이는 유머와 해학은 흡사 신이치 교수의 강의를 직접 듣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현실감이 넘쳐난다.

전공 필수가 아닌, 교양 선택 과목이 안겨주는 차분한 여유 속에서 인문학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동아시아 / 4만 2천원)

[인문]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로렌 슬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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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에코의서재

인문 분야의 도서들에 대해 왠지 부담을 느끼고 있던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만한, 추리소설이나 공상과학소설만큼이나 짜릿하고 흥미진진한 심리학 서적으로 <설득의 심리학>, <유혹의 심리학>의 뒤를 이어 실질적으로 2005년도 도서시장에 심리학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심오한 철학세계를 소설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교양철학서로 <소피의 세계>가 있다면, 이 책은 인간 심리와 본성에 관한 대담한 가설과 이론을 흥미로운 심리실험과 함께 미국 최고의 수필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저자의 유려하고 서정성 넘치는 문체로 풀어나간 교양 심리학 서적이다.

'인간의 기억은 왜 선택적으로 저장되는가?' '뇌물이 작을수록 세뇌가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랑의 본질은 음식인가, 스킨십인가?' 등 '왜?' 라는 실마리를 추적, 인간 심리와 행동의 인과 관계를 발견하여 20세기 심리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천재적인 심리학자, 정신의학자 10명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심리와 본성에 대한 대담한 가설과 이론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을 흥미진진한 심리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또한 이 책이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접근해 가는 위대한 도전이 되었다는 부분은 같은 분야의 책들에 비해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에코의서재 / 1만 3천원)

[인문] 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 – 권영필 김임수 이인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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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를 다시 읽는다> ⓒ 돌베개

이 책은 지난 2005년 2월 권영필 교수의 <안드레 에카르트의 미론>을 시작으로 6월 이은혜 기자의 <한국 미론의 현실과 과제>까지 약 4개월간 연재되었던 <교수신문>의 특별기획 '한국 미론을 재검토한다'의 내용을 보완, 수정하여 재구성한 책이다.

지난 1세기 동안 한국미를 연구했던 국내외 대표적인 12명의 미학자들, 즉 최초로 한국미술 통사를 집필했던 안드레 에카르트, 최초의 한국인 미술사학자로서 한국미론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유섭, 한국예술의 정체성에 대해 최초로 미학적 문제제기를 했던 야나기 무네요시 등이 한국 미론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고, 한국미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미 논의의 가치와 한계, 과제를 조망하고 있다.

즉,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한계 속에서 점철되기 시작한 한국미 논의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쌓아온 한국미의 재론을 통해 앞으로 진행해 나갈 한국미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

미술 영역에 국한되었다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제 시작인만큼 뒤를 이어 음악, 문학 등 예술 전반에 걸친 다각적인 연구가 기대되는 바이다. (돌베개 / 2만원)

[인문] 세계종교사상사 – 미르치아 엘리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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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종교사상사> ⓒ 이학사

새벽녘의 풍경을 떠올려 보자. 여전히 빛나는 달과 별, 가로등을 무색하게 하는 수많은 붉은 빛의 십자가, 채비를 서두르는 태양,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과 성공을 위해 옷깃을 여미고 절과 교회로 향하는 어느 아낙과 약수터 산길 곳곳에 쌓여있는 돌무더기에 조그만 돌 하나를 얹어 보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에게 있어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회자되는 만큼이나 우리네 역사와 현재의 삶 곳곳에 투영되어 있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그 자체가 종교적인 행위에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대작 <세계종교사상사> 역시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즉, 종교란 전지전능한 신과 보잘것없는 존재인 인간과의 교감과 관계 그리고 그것을 위한 성스럽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곳곳에 살아 숨쉬는 유기체이자, 장대한 인간 정신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수십만 년 전, 사냥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동굴벽화를 그리던 우리 조상의 모습에서부터 티벳의 불교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 종교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

엘리아데가 지병 악화와 죽음으로 인해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사후 그의 제자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한 4권이 누락된 채 발간되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지만 엘리아데의 살아있는 숨결을 통해 우리의 정신과 영혼, 그리고 삶을 고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학사 [전3권] / 각권 3만원 내외)

[사회과학]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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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 교양인

세상의 반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단지 지구의 역사, 아니 남성들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갈비뼈 한 조각에 다름없는 조연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극히 단순한 이분법적인 논리임에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의 구도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붕괴'된다는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다.

사전적 의미의 페미니즘이란 '여성 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 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을 일컫는다. 즉, 억압에 대한 저항운동이자, 이론이란 뜻인데 저자 정희진씨는 이에 대해 정중하면서도 지극히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야 할 제안을 한다.

페미니즘이란 여성에 의한 저항운동이 아닌 나머지 타자들인 남성들과 함께하는 협상과 생존 그리고 공존을 위한 운동이라는 것이 그것. 따라서 페미니즘이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요, 남성들 아니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야 할 모든 억압에 대한 해방운동인 것이다.

그렇다면 페미니즘이란 말 또한 궁극적으로는 휴머니즘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제목 <페미니즘의 도전>을 <휴머니즘의 완성>이라 바꿔 부르고 싶은 생각은 과연 당연한 일일까, 여성의 타자인 남성들의 시각에서 본 허세일까? (교양인 / 1만2천원)

[사회과학] 권력과 언론 – 루돌프 아우크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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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언론> ⓒ 열대림

올해 2005년의 여름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 현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모 기업의 불법 정치 자금 문제와 함께 불거진 소위 'X 파일' 도청 사건으로 말미암아 정경 유착이라는 해묵은 화두를 넘어, 정(政) 경(經) 언(言)이 함께 하는 낯 뜨거운 화두로서 대한민국을 몸살로 들끓게 했다.

바로 이 시점에 출간되었던 루돌프 아우크슈타인의 <권력과 언론>은 참다운 언론과 진정한 저널리스트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루돌프 아우크슈타인이 누구인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대포'라 불리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창간인이자, 발행인으로서 독일 언론사를 넘어 '세계 언론 유의 영웅'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저널리스트가 아닌가?

이 책은 바로 그가 2002년 타계하기까지 <슈피겔>지에 발표해 온 시사평론, 저명인사와의 대담, 그리고 강연 등 온갖 부당한 권력과 자본의 힘에 맞서 싸운 '세계언론계의 영웅'의 55년 언론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특정 권력이나 세력에 치우치거나 규합하지 않는, 이 사회의 균형 잡힌 조정자로서의 시각으로 힘 있는 정(政) 경(經) 앞에서 보여줄 불편부당은 물론이거니와 온갖 부조리를 감시하고 비판 견제하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데 일조하는 자세를 갖추었을 때 비로소 우리 언론이 펼쳐 보일 수 있는 가장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헤게모니가 실행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언론인들과 관심이 있는 모든 일반인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열대림 / 2만 5천원)

[자연과학] 천재 – 제임스 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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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 승산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러처드 파인만은 우리에겐 너무나 친숙한 이름으로 2차대전 중 원자폭탄을 만든 '맨허튼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1965년엔 양자전기역학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1986년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참사에 대한 대통령 직속 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참사 원인을 밝혀내기도 했던 천재 물리학자.

특히 재규격화 이론, 파인만 다이어그램, 파인만 적분 등 이론물리학계에서 그의 존재와 업적은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파인만이란 이름 석자가 일반인들의 입에서 쉽게 오르내릴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이러한 그의 업적 때문만은 아니다.

호기심 많은 친구에게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기 위해 책을 쓰는가 하면(<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ㆍ승산), 물리학자 이전에 공부뿐만이 아니라 놀기도 잘하고 여자 친구에게도 관심이 많았으며, 농담도 곧 잘하고 예술적 감각도 뛰어나서 드럼도 잘 치고 그림도 잘 그렸던 물리학자 이전의 평범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던(<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 1, 2>ㆍ사이언스북스) 인간 파인만으로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카오스>의 저자 제임스 글릭이 이러한 파인만의 유쾌한 일대기를 그린 전기이자, 이론물리학자로서 그가 이룩해 낸 수많은 성취와 업적을 조명한 교양과학서로 파인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승산 / 2만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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