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고생한 손에게 감사를...

밖에 대한 관심을 안으로 돌려 내년에는 봉사하는 삶을 살아갈 터

등록 2005.12.31 15:26수정 2005.12.3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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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희미한 존재, 손 ⓒ 정기상

2005년 12월 31일 위에 서 있으니 묘한 감흥이 인다. 순간순간의 의미는 모두가 소중하고 저마다의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해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하니 달라지게 다가온다. 이는 분별심일 수도 있지만 일어나는 사고의 편린들은 분명한 현실이다. 이 것이 주관적이든 아니면 객관적이든 그 것은 그렇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는 것은 확실하니까.

뉴스 매체들은 경쟁이나 하듯이 주요 10대 사건들을 보도하고 있다. 그 내용은 대부분 비슷비슷하지만 각기 독특함을 내세우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같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가슴을 서늘하게 하였던 뉴스에서부터 감동을 불러일으킨 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었다.

같은 사건이라고 하여도 그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전해지는 강도는 천양지차가 있다. 왜냐하면 살아간다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틀림없는 사실이다. 객관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결국 최종 결론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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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하는 손 ⓒ 정기상

환경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사이에 우리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아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다 다수의 생각에 의해 밀려가고 있다. 아니라고 부정을 하면서도 자신의 생각보다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먼저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쉽게 포기하고 만다. 미약한 개인의 힘은 불가항력이 아니냐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실종된 자아.

2005년의 맨 마지막 날 거울 앞에 서서 문득 이런 생각을 들었다. 나는 어디에 갔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년을 되돌아보니 내 안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부분을 밖에 관심을 집중하며 살아온 한 해였다. 내 생각보다는 남의 생각이 어떠한가에 전전긍긍하면서 살아온 시간들이었다.

감사하는 마음도 내 안이 아닌 밖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선택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대부분 다 내 안이 아니라 밖에서 찾고 있었다. 내 인생이고 내가 판단하고 살아가는 삶인데 이런 현실은 분명 모순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 더 이상한 것은 이런 모순을 모순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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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를 바라지 않는 손 ⓒ 정기상

손을 보았다. 그 동안 한번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 나의 소중한 손이다. 손으로 모든 일을 해왔다. 손이 없었다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받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아예 해보지도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은 아무런 불평도 없이 언제나 순종하고 있다.

손의 위대성.

감사하고 고맙다. 나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해주는 손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해준 손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내년에는 손처럼 살아야겠다.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열심히 헌신하는 그런 삶을 꾸려나가야겠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고 일함으로서 기쁨을 찾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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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손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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