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 개띠 해, "개처럼 살리라"

재야 서화가 정암 송기영 선생의 덕담을 듣고

등록 2005.12.31 18:49수정 2006.01.0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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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함께 했던 을유년이었습니다.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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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닭띠 해가 갔습니다. 12년후에 돌아오겠지요. ⓒ 박병춘

"닭이라는 짐승은 알을 잘 낳아서 저희들끼리 번식을 잘 하고 사람에게는 유익한 보약을 주는 공덕심을 가진 짐승이지요. 그리고 닭은 제 때를 지키고 알려주는 짐승입니다. 새 가운데 제 아무리 공작이다 봉황이라 해도 우리 사람에게 때를 지켜주지 않지만 닭은 잠을 자지 않고 때를 알려주는 사명감을 가진 새랍니다."

대전에 거주하며 재야 서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암 송기영 선생(82·서화가·대전 가장동)은 을유년 한 해를 장식했던 닭의 매력을 위와 같이 설명합니다.

우리가 한 해를 넘길 때마다 어김없이 쓰는 단어, 그야말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을유년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지난 한 해 닭이 지닌 의미처럼 때를 알고 때를 지키며 잘 살아오셨는지요? 이제 을유년 닭띠 해가 가고 병술년 개띠 해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한 해가 바뀔 때마다 그 해에 해당하는 띠, 12가지 짐승을 놓고 그 의미를 찾습니다. 해마다 해당 짐승의 이미지에 맞는 덕담을 나누는 것이 상례인데 개띠 해를 맞아 나눌 수 있는 덕담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요.

가령 '개처럼 살아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개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 짐승일까요?

'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지난 12월 말 경, 정암 송기영 선생이 대전시민회관에서 서화 전시회를 하던 날, 저는 개띠 해를 맞아 정암 선생께 개의 의미를 여쭤 보았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지난 60년 동안 붓글씨와 수묵화를 그려온 정암 송기영 선생의 덕담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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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 송기영(82) 선생 ⓒ 박병춘

"개라는 짐승은 여러 동물 가운데 가위 으뜸가는 동물입니다. 왜인고 허니, 개라는 짐승은 주인을 제대로 알아본다 이 말이지요. 개는 미치지 않는 한 절대로 주인을 보고 짖지 않거든요.

그리고 개는 주인의 재산과 안위를 지키기 위해 밤잠을 안 자면서 봉사하는 짐승입니다. 살아서는 주인의 모든 위험을 막아주는 존재지요. 주인에게 해를 끼치려 할 때 온힘을 다해 막아내는 의리를 가진 짐승이지요. 의리로 치자면 개를 따를 짐승이 없다고 봅니다.

한자에 정구불식이라는 말이 있어요. 혹자는 이 말을 '정구불식(正狗不食)'이라 하여 '정월 달 개는 잡아먹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만 이 말은 잘못된 말이지요.

정구불식이란 한자는 이렇게 '情狗不食'이라고 쓰는데, '정들었던 자기 집 개는 차마 잡아먹을 수 없다'는 말이지요. 그만큼 우리 인간과 정을 돈독하게 나누는 동물인 셈이지요. 우리 인간이 먹는 밥을 나눠 먹는 존재가 바로 개입니다.

개는 살아서는 주인에게 충성하고 죽어서는 사람에게 보신을 하게 해주는 동물로서 결국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존재입니다. 개는 워낙 예민해서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인식합니다. 그만큼 충성스런 존재가 바로 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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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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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띠해가 밝았습니다.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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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견은 주인을 섬긴답니다. ⓒ 박병춘

우리가 흔히 하얀색 개라고 말하는 백구는 사람과 신을 투철하게 보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자고로 흰 개는 집안의 마귀를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우리 인간이 개를 통하여 배워야 합니다. 개가 주인을 섬기는 것처럼 자식들이 부모를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요즘 사람들 가운데 개새끼만도 못한 사람들이 있어요. 충견과 같은 효자가 많은가 하면 부모를 섬기지 않는 불효자들도 많지요."


아들로서 제 주인은 홀로 계신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를 위해 주인을 섬기는 개처럼 살고 싶습니다. 물론 충견(忠犬)을 전제로 말입니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제 주인은 자식과 아내이지요. 자식과 아내를 위해 주인을 섬기는 개처럼 살고 싶습니다.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으로서 제게 주인은 분명 학생입니다. 그들에게 주인을 섬기는 개처럼 살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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