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LGT 가입자는 서럽다

[取중眞담]SKT 발신자번호표시 무료화에 후발사업자들은 고민만

등록 2006.01.07 14:22수정 2006.01.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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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2003년 7월 서울YMCA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발신자번호표시 무료화 소비자행동네트워크' 회원들

지난 2003년 7월 서울YMCA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발신자번호표시 무료화 소비자행동네트워크' 회원들 ⓒ 오마이뉴스 공희정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이 연초부터 화두다. SK텔레콤이 월 1000원을 받아왔던 CID 요금을 이번 달부터 무료화하면서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사업자들의 가입자 눈치보기가 시작된 것이다.

1900만 가입자 규모를 자랑하는 SK텔레콤은 가입자와 소비자단체, 정치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올 1월부터 CID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비록 자발적이 아니라 여론에 밀린 정보통신부의 압박에 따라 결정한 것이긴 하지만 CID를 이용하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연간 1만2000원의 요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높은 통신비 부담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에겐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SK텔레콤은 올 초부터 광고를 통해 CID 요금 무료화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본격적인 '생색내기'에 나섰다. 이 광고에는 경쟁사인 KTF와 LG텔레콤이 여전히 월 1000원과 월 2000원의 CID 요금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영업현장에서도 CID 무료화를 내세우며 가입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무료화 생색내고, KTF·LG텔레콤은 고민만

KTF와 LG텔레콤 가입자들로서는 소외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두 업체들은 이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고민만 계속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CID 요금을 무료화하지 않더라도 SK텔레콤보다는 요금이 싸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요금을 내릴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일면 이해는 간다. 작년 예상 순이익이 KTF는 5000억원, LG텔레콤은 2500억원 수준이라 두 업체가 CID 요금을 무료화 할 경우 수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CID를 무료화할 경우 KTF는 연 930억, LG텔레콤은 연 1200억원의 손실이 생긴다. LG텔레콤의 경우 순익의 절반 가량이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CID 무료화는 어떤 경영자라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문제"라며 곤혹스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애초 목표였던 65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직원들에 대한 성과금 지급도 맘놓고 못할 판이다. CID 요금은 내리지 않고 성과금 잔치만 벌인다는 비난을 받을까 봐서다.


반면 순익이 1조6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SK텔레콤은 CID 요금 무료화로 1900억여원의 이익이 날아가더라도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한 편이다.

저울질하는 사이 가입자도 CID 이득도 놓칠라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후발 사업자들의 태도는 고객 만족과는 거리가 먼 점이 많다. 우선 CID 요금은 지난해 가입자들과 정치권의 치열한 문제제기 과정을 통해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서비스라는 것이 드러났다.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서비스에 대해서 그동안 요금을 받은 것만도 소비자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하다.

또 보통 한 시장에서 업체들간 가격인하 경쟁이 펼쳐질 경우 선발 사업자보다는 추격하는 입장인 후발사업자들이 더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선발사업자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통시장만 거꾸로 가고 있다. 외국에서도 CID 요금을 따로 받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재 KTF와 LG텔레콤은 CID를 무료화했을 때 입을 손실과 그리 안 했을 경우 생기는 가입자 이탈로 인한 손실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할 것은 소비자는 항상 똑똑하다는 점이다.

이미 소비자들은 KTF와 LG텔레콤이 CID 요금 무료화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KTF와 LG텔레콤이 가입자도 뺏기고 CID 요금도 내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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