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가 엄마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18살 어린 소녀의 당당한 엄마되기

등록 2006.01.17 09:51수정 2006.01.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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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이런 저런 이유로 아이의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35만 건이 넘고 그 중 42%인 14만7천여 건이 미혼여성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미혼 여성이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 편견과 주위의 차가운 시선 때문.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17살 어린 나이에 딸아이를 출산하고 현재는 남편을 군대에 보낸 채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있어 인터넷에서 화제다.

주영씨와 그녀의 딸 윤현이
▲주영씨와 그녀의 딸 윤현이 이주영
이러한 사연의 주인공은 이주영(1988년생)씨. 그녀의 사연은 지난 11일 싸이월드의 '투멤(투데이 멤버)'을 통해 그녀의 미니홈피가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녀의 홈피가 공개된 후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30만 명에 달하고 16일 현재 총 방문자수만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방문자수 200만 명 넘어서

주영씨가 남편(21세 현재 군복무중)을 만난 건 2003년 모 채팅사이트 지역동호회를 통해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또래의 여느 여자아이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로 그녀는 주위 친구들과는 다른 고민에 빠져야만 했다.

주영씨가 처음 임신 사실을 안 건 임신 2개월째.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녀는 임신사실을 숨긴 채 학교에 다녔고 처음엔 두려움 때문에 임신중절을 시도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녀와 남편 모두 학생이었기 때문에 수술비를 마련하기가 어려웠다. 그 뒤 수술비가 준비되었을 때는 벌써 임신 4개월째. 결국 그녀는 수술을 포기하고 출산을 결심한다.

주영씨 홈피에 올려진 아이의 출생사진
▲주영씨 홈피에 올려진 아이의 출생사진 이주영
하지만 주영씨는 그 뒤로도 쉽사리 임신사실을 고백할 수가 없어 계속 임신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아 주변에서 크게 눈치 채지는 못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그러나 임신 9개월쯤 주영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잠든 사이에 그녀 폰에 남겨진 남자친구의 문자를 보고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2004년 9월 7일. 그녀는 귀여운 딸 윤현이의 엄마가 되었다.


17살 엄마가 되다

인터넷에 그녀의 홈피가 공개된 뒤 처음에는 그녀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것에 관해 조롱과 욕설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반응에 대해 그녀의 미니홈피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림으로써 답변을 대신했다.


이제 16개월 된 윤현이
▲이제 16개월 된 윤현이 이주영
"자랑은 아니구요. 전 제가 충분히 아기 엄마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에게 상처 주는 말들을 하시는지. 전 정말 그 부분에서 화가 나고 분하고 억울합니다. 저는 정말 여기까지 오기 위해 온갖 힘든 일 어려운 일 다 겪고 자격 갖추어야 할 것 다 갖췄는데….

제가 그런 소리 들으려고 여기까지 걸어온 게 아닙니다. 제 아이한테 기분 나쁜 말 들 해주라고 아이 낳은 것도 아니구요. 부모 마음이 다 똑같듯이 저도 한 아이를 낳은 아이 엄마입니다."

그녀는 지금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살고 있다. 그녀의 사정이 인터넷에 공개되면 주변에 알려질 수도 있어 시부모님이 싫어하시지 않으시냐는 질문에 "시부모님께서는 그냥 저보고 당당하게 살라고 하셨어요. 죄지은 거 아니니까 당당하게 살라고요"라고 답했다.

그래도 주위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던진 질문에도 "저도 그냥 보통 엄마예요. 그냥 남들이 겪는 거 똑같이 겪는 건데요. 크게 어려운 점은 없어요"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미니홈피에서 그간의 마음고생에 대해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사실..우리 윤현이 낳구 나서 제가 대단하고 장하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사실..참.. 임신했을 때..많이 두려웠습니다. 아기를 낳고..앞으로 닥쳐올 고됨,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쓴 소리..참.. 그땐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고, 미웠는지. 부모님에게도 너무 죄송했고 ..꼭 제가 죄인 같더군요.. 그땐 밖에 나가기도 싫었고 사람들과 친구들과 대화하기도 싫고 모든 게 다 싫더군요.. 힘들었습니다..

여자가 출산을 하는 건 결코 부끄럽지 않은 일이다라구. 비록 어린나이에 출산했더라도.. 남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살면 남들한테 들킬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애기를 숨기면서.. 그렇게 사는 것보단 나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죠.. 나중에 커서 애기한테 '넌 내가 16살 때 아이를 낳았는데 부끄러워서 널 숨기며 살았다'라는 걸 알아보세요. 아이가 많이 상처 받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물은 엎질러진 일.. 그래도 제가 해야 할 일을 해야죠. 그때부터 전 엄마로서 꼭 해야 할 아이를 위한 연습을 하게 되더군요.. 인터넷 이리저리 뒤지며 출산 시 갖춰야 할 준비물도 연습장에 꼼꼼히 적어두고 무료 태교음악도 듣고 산부인과 찾아가서 아이를 위한 초음파 검사도 여러 가지 받고.."


저도 그냥 보통 엄마예요. 남들과 똑같은데요 뭐

현재 그녀의 남편은 작년 10월에 군입대해서 지금 그녀와 떨어져 있다. 그녀가 겪는 어려움이라면 아마도 남편과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 점이 아닐까 싶다. "남편이 보고 싶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줍게 웃으며 "무척 보고싶어요"라고 짧게 대답하고 말을 흐리는 그녀. 당당한 한 아이의 엄마지만 그래도 그녀는 아직 수줍음 많은 18세 소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이 그녀의 말처럼 자랑스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숨기지 않고 세상을 향해 당당히 자신을 드러낸 그녀의 모습에서 어린 소녀의 모습보다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는 건 비단 기자만의 착각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이는 글 | 이주영씨 미니홈피주소 http://www.cyworld.com/JJHJYH

덧붙이는 글 이주영씨 미니홈피주소 http://www.cyworld.com/JJHJ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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