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보러 가는 길, 초승달이 마중나왔네

일출도 보고 펄떡거리는 회도 맛보고... 여수 여행길이 즐겁다

등록 2006.01.28 15:29수정 2006.01.29 12:34
0
원고료로 응원
물새회집 김희례씨가 회를 뜨고 있다. 회 뜨는 일만 23년째인 그녀는 베테랑이다.
▲물새회집 김희례씨가 회를 뜨고 있다. 회 뜨는 일만 23년째인 그녀는 베테랑이다. 조찬현
돌산대교 건너 무슬목으로 해 보러 가는 길. 돌산대교 초입까지 마중 나온 초승달이 길 안내를 한다. 눈썹 높이에 알맞은 높이로 떠서 몽돌 밭까지 함께 한다. 새벽바람이 드세다. 전라남도 수산종합관 바람벽에 붙은 현수막이 이따금씩 알 수 없는 울음을 토해낸다.

무슬목 바다에는 어둠 속에서 어선 한 척이 환한 불을 밝히고 고기잡이를 한다. 여명이 밝아오는 바다, 겨울철새떼가 무리지어 어디론가 부지런히 날아간다. 철썩이는 파도소리에 다가간 바닷가 파도의 어루만짐 때문일까, 드러낸 매끈한 바다의 속살에서 윤기가 흐른다.


해  보러 가는 길. 돌산대교에 마중나온 눈썹달이 무슬목까지 길 안내하다.
▲해 보러 가는 길. 돌산대교에 마중나온 눈썹달이 무슬목까지 길 안내하다. 조찬현
초승달은 희미해져가고 먼데서 닭울음소리가 아침을 재촉하는데도 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놈의 파도가 심통이 났나보다. 갑작스레 거친 몸짓으로 몽돌을 집어삼킬 듯이 몸부림이다. 수평선에는 해맞이를 위해 늘어선 굴양식장의 부표가 일렬로 도열해 있다.

어느새 색조화장을 한 걸까. 무슬목의 바다가 환한 얼굴을 하고 있다. 발그레하니…. 홍조 띤 지평선 위로 철새가 날아간다. 어딜 가는 걸까. 파도는 오가는 철새를 따라잡기라도 하려는 듯 속절없이 오가다 돌 틈을 돌아서 이내 돌아가곤 한다.

자맥질을 하던 오리 떼도 덩달아 신이 났다. 하늘로 날아올랐다 곧바로 바다 수면에 내려앉고, 재빠르게 이동한다. 누가 빨리 가나 시합을 하는 모양이다. 물이 거세게 들어오고 있다. 보인다. 해가 보인다.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2006년 1월 27일 무슬목의 일출
▲2006년 1월 27일 무슬목의 일출 조찬현
드러난 보드라운 바다의 속살에서 윤기가 흐른다.
▲드러난 보드라운 바다의 속살에서 윤기가 흐른다. 조찬현
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돌산공원에 올랐다. 전망이 좋다. 여수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돌산대교의 아름다운 다리와 섬 장군도, 국동 항구, 여객선터미널이 발아래다. 돌산대교에는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다리 아래로는 유유히 여객선이 지나간다.

돌산대교
▲돌산대교 조찬현
SBS 아침 드라마 <선택> 세트장에는 드라마에 사용되었던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2004년 8월 초부터 2005년 2월까지 무려 150회 이상 방영된 드라마다. 돌산공원 숲 속에서는 수많은 새들의 지저귐이 아침의 고요와 정적을 깨우고 있다.


SBS아침 드라마 '선택' 세트장, 내부에는 드라마에 쓰인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SBS아침 드라마 '선택' 세트장, 내부에는 드라마에 쓰인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조찬현
정상으로 오르는 길 옆. 앙상한 가지에는 연실이 끊긴 가오리연이 바람에 떠오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을 날리던 아이에게 돌아가려는 듯. 동백나무에서 멧비둘기가 푸드득 날아오른다. 동백나무는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듯 꽃망울이 올망졸망 많이도 맺혔다.

햇볕이 잘든 곳은 하나둘 동백꽃이 피었다. 동백나무 사이사이로 동박새가 지저귀며 잽싸게 지나간다. 끝없이 재잘대며 지저귀는 새들, 이른 아침 돌산공원은 새들의 차지다.


올망졸망 맺힌 동백이 하나 둘 수줍은 듯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올망졸망 맺힌 동백이 하나 둘 수줍은 듯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조찬현
하늘에는 바람꽃이 피었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모양이다. 돌산대교 전망대에 서니 파도가 세차게 일렁인다. 돌산대교 아래를 오가는 여객선이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바로 앞 장군도 섬에는 갈매기가 한가로이 날고 있다.

남산동 풍물시장에 들렸다. 30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했다는 강용자(65)씨는 장사는 잘 되느냐고 묻자 아프지만 않으면 산다며 예년에 비해 경기가 안 좋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을 한다. 산 낙지와 주꾸미, 문어를 판다. 새벽 4시 30분경에 나와 숯 난로에 의지하며 추위를 쫓고 있다.

남산동 풍물시장
▲남산동 풍물시장 조찬현
한참만에 손님이 왔다.

"낙지 얼마예요?"
"낙지 한 마리에 5천원. 낙지가 없어! 안 나와."

3마리에 1만원 흥정을 한다. 5마리에 2만원을 요구하자 그냥 돌아선다.

남산동 풍물시장에는 해산물이 넘쳐난다. 코끼리조개, 대합, 해삼, 게불이 싱싱하다. 코끼리조개는 1개에 1~2만원, 대합은 1개에 7~800원, 해삼은 1kg에 1만 5천원에 거래된다.

즉석에서 회를 떠주는 횟집이 많다. 물새회집 김희례(52)씨는 회 뜨는 일만 23년 된 베테랑이다. 설날에도 안 쉬고 영업을 한다. 일하는 게 즐겁단다. 장사는 신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절대 우울해 하지 말고.

먹음직스런 싱싱한 광어회가 1kg에 1만 8천원이다.
▲먹음직스런 싱싱한 광어회가 1kg에 1만 8천원이다. 조찬현
광어와 돔은 1kg에 1만 8천원, 우럭은 1kg에 1만 5천원에서 1만 8천원이다. 택배비 5천원만 추가하면 전국 어디든 배달이 된다. 전화 주문도 받는다. 회를 저렴하게 먹으려면 이곳에서 회를 떠서 2층 식당에 가져가서 먹으면 된다.

남산시장 사람들이 초장집이라 부르는 건물 2층에 있는 식당은 5곳이 영업을 하며 장소 제공은 물론 기본찬거리와 술 음료도 판다. 매운탕은 5천원이다. 기본 1인당 2천원 받는다.

바로 옆에서 장사를 하는 공주회집 김남국(36)씨는 일식 한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다. 경력은 6년, 한때는 회집 주방장도 했다. 서울로 보낼 돔을 장식하고 있다. 스티로폼 용기에 잘 포장하면 2일은 거뜬하다.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남산동 풍물시장
▲남산동 풍물시장 조찬현
남산동 풍물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펄펄 뛰는 활어처럼 펄떡인다. 사람도 뛰고 생선도 펄떡거리는 남산동 풍물시장의 싱싱하고 감칠맛 나는 회는 꼭 맛보고 가자.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순천 I.C(국도 17호선) - 여수시외버스터미널(아랫길) - 서교로타리(좌회전) - 교동사거리(우회전) - 여객선 터미널 바로앞 - 교동 (주)여수수산시장(풍물시장)

덧붙이는 글 [찾아가는 길]

순천 I.C(국도 17호선) - 여수시외버스터미널(아랫길) - 서교로타리(좌회전) - 교동사거리(우회전) - 여객선 터미널 바로앞 - 교동 (주)여수수산시장(풍물시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여권 빼앗고, 밥과 오이만 주고...전국 방방곡곡에 도는 '괴담' 여권 빼앗고, 밥과 오이만 주고...전국 방방곡곡에 도는 '괴담'
  2. 2 사직구장 관중 '69명'...그때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어디 있었을까 사직구장 관중 '69명'...그때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어디 있었을까
  3. 3 엄마가 빨랫줄에 주렁주렁 매달면 몰래 뜯어먹었던 나물 엄마가 빨랫줄에 주렁주렁 매달면 몰래 뜯어먹었던 나물
  4. 4 [단독] '재창이형' → '실장님' 바꾼 속기사 특정...대장동 수사 검사들 '모르쇠' [단독] '재창이형' → '실장님' 바꾼 속기사 특정...대장동 수사 검사들 '모르쇠'
  5. 5 "매춘부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그 말을 깨부순 여성들 "매춘부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 그 말을 깨부순 여성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