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준비는 우리 몫! 엄마는 쉬세요"

딸들이 준비하는 명절 음식

등록 2006.01.28 17:07수정 2006.01.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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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딸들의 모습
▲딸들의 모습 정기상
"엄마. 저희들이 할 테니 쉬세요."
"아니다. 엄마가 해야지."
"걱정하지 마세요."
"너희들이 뭘 할 줄 안다고?"
"엄마는 저희들을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세요."

평상시의 아내 같으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못이기는 척하면서 뒤로 밀려난다. 심신이 고단해져 있어 힘이 소진된 것이 분명하다. 명절을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힘이 들고 고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는 집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말을 듣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적-1
▲적-1 정기상
장남에게 시집와서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하느라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생이 심하였던 사람이다. 큰일을 당할 때마다 물러서지 않고 맞서서 당당하게 행동하였었다. 궂은 일 힘든 일 무서워하지 않고 헤쳐 나왔다. 명절을 보낸 것인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니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힘들어졌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힘들어하는 아내를 바라보니 처연한 마음을 주체하기 어렵다. 그런데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얼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으니 난감해진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인지도 걱정이 되었다.

적-2
▲적-2 정기상
서성거리며 짐짓 아무 일도 없는 척하면서 아이들의 하는 모양을 지켜보았다. 한참 동안을 바라보고 있으니 제법이었다. 공부하느라 음식 만드는 일은 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언제 배웠는지 제법이었다. 앞치마를 두르고서 일하고 있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었다.

명태포를 뜨고 부침가루를 묻히면서 적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파에도 고기 그리고 게맛살을 꽂아 부쳐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고구마도 얕게 썰어서 부치는 기능이 익숙하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해가면서 일하는 모습이 그렇게 다정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자지러지게 웃는 모양이 자매들끼리 얼마나 다정한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었다.

지글지글
▲지글지글 정기상
잠옷 차림으로 언니들을 돕는다고 앉아 있는 늦둥이도 한몫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아이들도 모두 다 자랐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아기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명절 음식을 제대로 해내는 것을 보니 다 자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딸을 키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집사람의 얼굴에도 그런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명태포
▲명태포 정기상
부침가루
▲부침가루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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