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이 권원태씨의 줄타기에 앞서 흥을 돋우고 있다. 유영수
요즘 그는 대목을 만난 상인처럼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화가 초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다 설 연휴에는 민속공연이 잦아 그를 찾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설 연휴에도 쉬는 날 없이 계속 공연하며 지내고 있다.
"이전에도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간혹 드라마나 뮤지컬에 출연한 적은 있었어도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대답한다. 처녀작에서 제대로 히트를 친 셈이다.
2004년 세계줄타기대회에서 영예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이전부터 꾸준히 언론에 보도되면서 은근히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갑작스런 언론의 관심을 받으니 부담스럽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부채를 흔들며 외줄 위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모습 유영수
공연이 진행된 15분여간 객석에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3미터 높이의 외줄 위에서 고난이도의 묘기를 펼치며 춤추는 그를 보며 어찌 소란스러울 수 있겠는가.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그는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공중 위에서 온갖 포즈를 다 취하면서 줄 아래에 펼쳐진 세상사를 풍자하기 시작한다. 고수(鼓手)와 주거니 받거니 나누는 질펀한 농담 속엔 풍자와 해학이 깃들어 있다.

▲30년 경력을 자랑하지만 잠시 방심하면 실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꼭 우리네 인생사 같다. 유영수
그가 새로운 동작을 선보일 때마다 지켜보는 이들은 환호하며 뜨거운 성원을 보내줬고, 아낌없는 박수 소리에 그는 더 힘을 내는 듯했다. 허나 30년 경력의 그에게도 긴장감은 어쩔 수 없이 보여진다. 아무 안전장치 없이 줄타기를 해야하니 그럴 법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줄을 타는 광대, 즉 어름산이가 6~7명 정도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제자도 양성하고 있다고 그는 전한다. 그가 10살 때부터 오롯이 외줄타기에만 전념했듯이 그의 제자들도 어린아이들이라고 한다.

▲화려한 배경을 뒤로 하고 줄타기 공연을 하는 것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유영수
공연 중에도 여러 번 "반짝 인기가 아닌 꾸준히 국악을 사랑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던 그는, 영화의 엄청난 성공보다는 "광대를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영화화했다는 것,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한다.
마지막 동작까지 모두 마치고 그가 줄 위에서 절정의 연기를 보여주다 떨어지고 만다. 관중석에서는 동시에 단말마가 터져나온다. 하지만 그는 편안한 표정으로 착지에 성공한다. 극적인 효과를 주기위해 연출해 낸 엔딩 장면일 뿐이다.

▲고난이도 자세를 취한 채 앞으로 나가는 권원태씨 유영수
이날 공연과 같은 이벤트 공연 외에 평소 어떻게 생활하느냐는 질문에 "안성시립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에 속해있으며, 작년에는 '경기도 방문의 해' 홍보를 위해 독일과 스페인, 대만에서 순회공연을 갖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왕의 남자> 엔딩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는지를 물어보았다. 주인공 두 사람의 대역을 모두 소화해냈다고 하니 극중 공길과 장생이 줄 위로 솟구치는 마지막 장면은 어떤 기법으로 잡아냈는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단기간 훈련받은 배우들이 직접 해내기엔 역부족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힘차게 공중 위로 날아오른 그는 보여줄 수 있는 묘기는 다 보여준 듯했다. 유영수
헌데 그의 입에서 나온 답은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다. "그건 그냥 CG(컴퓨터그래픽)로 연출한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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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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