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맹형규 의원. 오마이뉴스 이종호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장 당내 후보경선에 의원직을 내놓았다.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31일 오전 맹 의원은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국회의원직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맹 의원은 이날 중으로 김원기 국회의장에게도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현직 지방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제외한 공직자의 경우 선거일 60일 전(오는 4월 1일)까지, 현역 의원은 후보등록일 전까지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따라서 현역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경선을 치른 뒤 당 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의원직을 사퇴해도 늦지 않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광역단체장 선거와 관련, 당내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된 의원에 한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좋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맹 의원은 이날 "이번 지방선거에 저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기득권인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당내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맹 의원은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구태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는 경선 문화를 주도하겠다"며 "경선 결과에도 승복해 본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입인사도 경선 치러야... 나도 기득권 버리고 검증받을 것"
맹 의원은 논란이 됐던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외부인사 영입과 관련해서는 당내 경선 통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맹 의원은 "저도 정정당당하게 검증절차를 받자는 의미에서 기득권을 던진 것"이라며 "경쟁력있는 외부 인사 영입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영입된 인사들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예비후보 등록과 동시에 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 현재 한나라당 의석은 127석에서 126석으로 줄게 된다. 향후 사학법 재개정 정국에서 그리 유리하지는 않게 작용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맹 의원은 "오래 전부터 의원직 사퇴를 생각해왔다"며 "어제(30일) 다행히 양당 김한길·이재오 원내대표가 '산상회담'을 통해 국회 정상화와 한나라당의 등원을 사실상 결정해 (사학법 정국에 대한) 부담을 털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근혜 대표도 맹 의원의 사퇴에 아쉬움을 표했으나 맹 의원의 결정을 존중했다는 후문이다. 맹 의원은 "오늘 아침 박 대표에게 미리 말씀을 드렸다"며 "박 대표가 '꼭 그렇게 하셔야 되겠느냐, 섭섭해서 어떡하느냐'면서도 '결심했다면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다른 경선주자들 "우린 경선 전 사퇴 생각 없다"
한편, 현재로선 맹 의원의 이같은 의원직 사퇴 결정이 경선을 준비 중인 다른 의원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의원들은 최대한 현역 국회의원으로서의 이점을 지닌 채 당내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장 당내 경선 출사표를 던진 박계동 의원은 "저는 그럴(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며 "당내 경선은 3월 초에나 열릴텐데 너무 빨리 강하게 압력을 걸면 지방선거에 앞서 외부인사 영입 등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시 서울시장 당내 경선을 준비중인 박진 의원도 "맹 의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저는 당내 경선 후 의원직 사퇴 여부를 결정해달라는 당의 방침을 따르겠다"며 "구태여 벌써 의원직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의원도 "앞으로 사학법 정국 어떻게 전개될 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며 "한 석이 아쉬운 판에 의원직을 왜 내놓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홍 의원은 맹 의원을 겨냥 "나는 '이벤트 정치'가 아닌 '정책 이벤트'로 승부 하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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