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6.01.31 14:48수정 2006.02.08 12:06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12월31일 겨울방학식을 한 이후 개학을 약 1주일 정도 앞둔 지금까지 방학숙제에 대한 걱정은 잊어버리고 방학을 즐기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이 걱정으로 다가옵니다. 책상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방학숙제들… 사실 방학식을 했을 때는 그다지 많은 양이 아니었지만 개학을 1주일 정도 앞둔 지금은 양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방학숙제들을 보고 있으니 현실이 두렵기만 합니다.
방학숙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마음 가득 차오르지만, 놀기를 원하는 몸은 마음과 호흡을 맞춰주지 않습니다. 때로는 달력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 다닐 때에는 1시간이 한달처럼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1시간이 1초처럼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전광석화같이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으려고 애를 써보아도 잡히질 않습니다.
방학 때 새학기 예습한다고 잔뜩 사놓았던 문제집은 어느새 책상 한 귀퉁이에 쌓여있습니다. 중학생이 된다고 나름대로 사놓았던 문제집들, 언니가 쓰고 남은 교과서와 문제집들, 학원에서 준 학습지들까지….
사실 이제는 그 문제집들만 봐도 신물이 납니다. 그 문제집들을 풀 힘도 없습니다. 방학이 시작될 무렵 저는 저 스스로 짜놓은 계획에 공부를 해야 할 시간의 비중보다 놀고 자유를 즐기는 시간의 비중이 더 많도록 나 자신도 모르게 짜놓았던 것 같습니다.
방학이 시작됐을 때는 초심만 가지고도 의지라는 존재를 생성시킬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길면서도 짧았던 방학의 기간을 되돌아보며 제가 깨달은 것은, 내가 스스로 짜놓은 계획을 지킬 수 있는 의지를 생성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은 꿋꿋한 마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내 문제집 못 봤어요?"
이렇게 물어보아도 되돌아오는 대답은 네 문제집 네가 찾으라는 무심한 답변 하나뿐입니다. 그럴 땐 때론 힘이 들고 한숨을 쉬게 되지만 그럴 때마다 공부가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을 내심 깨닫습니다.
오늘도 친구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너 방학숙제 다했어? 얼마나 했어? 난 얼마 못 했는데…."
거의 매일 이런 내용이지만 이제 저는 그 질문에 당당히 오늘의 제가 해야 하는 할당량을 다 했다고 친구들에게 거리낌 없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해야 할 할당량을 다 채웠을 때에야 내 의지로 이루어낸 성취감의 존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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