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내정자인 이택순씨와 과학기술부장관 내정자인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오마이뉴스 이종호
▲ 음주운전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내정자는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에 교통법규를 78번 위반했다. '속도 위반'이 67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이 10건이었다.
정 내정자의 이 사례를 음주운전 기준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한다. 정 내정자가 직접 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 '소소한' 교통법규 위반과 음주운전은 행위의 질 면에서 분명 차이가 난다고 하니까 일단 수용하자. 그럼 이 사례는 어떨까?
김우식 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는 연세대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98년 교통사고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3900만원의 합의금만 내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음주운전을 중한 범죄로 취급하는 이유는 그 과실이 엉뚱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왜 음주운전 경력은 크게 문제 삼으면서 교통사고 사망사건은 흘려버린 걸까?
▲ 부동산 투기 김우식 내정자는 땅 부자다. 87년 매입한 경기 파주시 교하읍 임야 3필지가 교하택지개발지구로 편입돼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뒀다. 또 경기 용인시 임야 1586평방미터를 15명과 공동명의로 사들였다. 모두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사례들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역시 문제 삼지 않았다.
▲ 편법상속 정세균 내정자의 두 자녀는 거액 예금 소유주다. 79년생 큰 딸은 7500여 만원, 81년생 아들은 1억400여 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더구나 큰 딸은 유학중이다.
정세균 내정자가 "외할머니로부터 증여를 일부 받았고 장학금과 봉급을 모았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의혹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청와대의 검증대상이었던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 점을 검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최소한의 일관성 만이라도 지켜라
정리하자. 한마디로 일관성이 없다. 청와대 스스로 밝힌 인사배제 사유에 '딱 걸리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볼 수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등용됐다. 반면 190여 명은 배제됐다.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건가? 같은 행위라도 그 경중을 가리는 게 일반적이니까 청와대도 그런 관행을 따랐을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아니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수년간 소득세액을 탈루한 사실 때문에 정부산하기관 간부를 이사 승진에서 배제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택순 내정자 역시 십수년간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문책을 할 때도 '정상참작의 여지'를 보는 게 상례다. 그래서 진시황과 같이 인사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라는 말은 감히 못한다. 더구나 '특정직' 후보 대다수가 개발시대를 관통해온 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사 운용의 폭이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도 코걸이와 귀걸이를 제 맘대로 바꿔 끼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이 우를 막는 유일한 방책은 '최소한의 일관성'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동일 행위'여서 '동일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면 그것을 지키는 게 순리요 원칙이다.
청와대에 지적할 건 바로 이것이다. '최소한의 일관성'만이라도 지키라는 것이다. 청와대 스스로 기준까지 세워 공표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일관성'을 지키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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