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논평] 오늘 발표는 또다시 국민을 우롱한 것

삼성의 이른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 대하여

등록 2006.02.07 16:38수정 2006.02.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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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삼성의 이른바 대국민 말씀은 이건희 회장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해 마련된 각종 고육지책 묶음에 불과하다.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을 돈으로 면죄 받고자 하는 삼성식 저열한 철학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삼성의 발표는 성실하게 납세하고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소박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들을 우롱하는 대국민 기만행위의 극치를 보여준다.

국민들이 이건희 회장을 비판하는 것은 그가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법을 우롱하고 국민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발표는 또다시 국민을 우롱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정치권과 검찰의 비호하에 진행되는 삼성의 기만행위에도 불구하고 법정의 실현과 조세평등 구현을 위해 이건희 회장 및 삼성의 범법행위 사법처리를 계속 주장하고 국민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다.

오늘 삼성의 발표로 왜 검찰이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었는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 007작전 방불케 하는 입국 작전 때 민주노동당이 의심했던 것처럼 삼성과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의 대략적인 시나리오 줄기가 드러난 셈이다.

그 가닥은 검찰은 이런저런 이유로 수사를 지연시키는 동시에 삼성이 먼저 국민적 이벤트를 해서 국민들의 시선을 현혹시키고 환심을 사는 한편 대국민 읍소작전을 펼치면 검찰이 요식행위로 이 회장을 소환하여 먼지만 털고 돌려보낼 것이다.

그러면서 삼성에 신세진 정치권, 재계, 언론들이 다 나서서 앞다퉈 삼성 봐주기를 촉구할 테고 경제살리기 어쩌고 하며 세계일류기업 삼성의 이익은 국익과 직결된다면서 국민들을 흔들어 댈 것이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삼성전자 정도에서 세계 최초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이건희 회장과 삼성의 범법 행위는 국민들 뇌리에서 사라질 것이다.


오늘, 이번주 정치권, 재계 반응을 한번 지켜보기 바란다. 장담하지만 이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은 오늘 삼성 이건희 회장을 ‘원론적인 소환대상’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말도 기가 막히게 만들어 낸다.


원론적 소환대상이라면 현실적 소환대상은 안된다는 뜻인가?

그런 말 하기에 앞서서 혐의를 못 잡았으면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참고인 조사를 위해서라도 소환해서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이 아닐까 한다.

만일 검찰이 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지금 당장 소환조사나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온 국민은 개탄할 것이다.

88년 지강헌 탈주사건 이후 20여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음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꼴이 될 것이다.

더 할 말이 없다. 삼성과 검찰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일 뿐인 모양이다.

이건희 밑에 삼성 있고 삼성 밑에 돈 있고 돈 밑에 법과 권력이 있다. 그리고 그 아래 국민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삼성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민주노동당은 그 기만성을 모두 폭로해 나갈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검찰이 이건희 회장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검찰 바보선언”을 한 X 파일 사건에 대해 특검법, 특별법을 반드시 입법화해서 그 범죄행위의 근본을 파헤쳐 나갈 것이다.

자식에게 불법으로 증여한 범죄행위를 돈으로 떼우겠다는 비열한 반칙과 편법, 특권의식이 판치는 사회를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06년 2월 7일

민주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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