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 주물럭 이종찬
제주의 맛은 흑돼지 생구이 속에 숨어 있다
차림표에는 흑돼지 삼겹살 1인분 8000원, 흑돼지 주물럭 1인분 8000원이라고 쓰여있다. 양씨에게 흑돼지 삼겹살을 시켜놓고 식당 안을 휘이 둘러본다. 지난해 7월 초에 처음 문을 열었다는 이 집은 돼지고기집 치고는 너무나 깔끔하고 깨끗하다. 커다란 유리창에 점점이 비치는 고깃배의 불빛들도 곱고 아름답다.
양씨에게 소주부터 먼저 한 병 달라고 하자 "같이 가져갈게요" 하더니, 이내 밑반찬 서너 가지와 흑돼지 삼겹살을 푸짐하게 들고 나온다. 갓김치, 양파조림, 시금치무침, 마늘, 파릇파릇한 상추, 잎사귀가 노란 배추, 파저리, 무쌈, 굵은 소금이 뿌려진 참기름, 속살이 벌건 흑돼지 삼겹살 등이 첫눈에 보기에도 맛깔스럽게 여겨진다.
동그란 홈이 파인 시꺼먼 불판 위에 꽤 두텁게 보이는 흑돼지 삼겹살을 올리자 '치지직~' 소리를 내며 고들고들하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흑돼지 삼겹살을 무쌈에 싸서 입에 넣자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깊은 맛이 배어난다. 다시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참기름에 찍은 흑돼지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입에 넣고 몇 번 씹자 그대로 사르르 녹아내린다.
검은 털이 송송송 박힌 두터운 비계가 쫄깃하게 씹히면서 내는 고소한 맛 또한 기막히다. 순식간에 소주 한 병과 흑돼지 삼겹살 3인분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나자 양씨가 쌀밥 한 공기와 된장찌개를 내놓는다. 새우, 꽃게, 조개 등 해물이 많이 들어간 제주도 된장찌개의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도 그만이다.

▲제주산 흑돼지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이종찬
제주도 서귀포 대포동 앞바다에 떠있는 고깃배의 불빛을 바라보며 맛보는 제주산 흑돼지 생구이의 그 기막힌 맛! 그 곱고 아름다운 풍경과 쫄깃한 흑돼지 삼겹살의 깊은 감칠맛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제주의 맛! 그래. 제주의 참맛은 그 흔하디 흔한 감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라산 오름에서 기른 흑돼지 생구이 속에 숨어 있다.
덧붙이는 글 | ☞가는 길/ 서울-제주공항-서귀포 쪽 99번 도로-중문동-12번 도로 좌회전-대포동-흑돼지 생구이 전문점 '대청마루'
※SBS 'U포터 뉴스'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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