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사' 꿈꾸는 스물셋 시각장애 아가씨

당뇨·신부전증 딛고 대입 검정고시 합격

등록 2006.03.07 10:37수정 2006.03.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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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부축을 받은 채 고교 졸업장을 받는 강두선씨.
▲어머니의 부축을 받은 채 고교 졸업장을 받는 강두선씨. 김상현
"음악 치료사의 길을 걷고 싶어요."

시각 1급 장애를 가진 강두선(23)씨가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 지난 2월 24일 눈물의 졸업식을 했다.


졸업식 장소는 다름 아닌 경남에서 유일한 야학인 통영시 충무고등공민학교(교장 정순기) 교실. 대입과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 졸업장을 거머쥔 15명의 늦깎이 학생들과 함께였다.

낡은 풍금에 맞춰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졸업의 노래를 부르는 강두선씨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5살 때 찾아온 소아당뇨, 계속된 투병생활 끝에 98년 중학교 2학년을 끝으로 학업을 접었다. 병원과 집을 오가기를 벌써 8, 9년째. 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까지 해야 하는 허약한 몸이지만 2004년 고입에 이어 지난해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5cm 앞 글씨조차 볼 수 없는 강씨에게 국어와 국사를 가르친 김광득(충무고), 백성길(통영고) 선생님의 목소리 자체가 교과서요, 참고서였다.

"중등과정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고등과정은 어려워서 선생님의 도움이 꼭 필요했어요."


이제는 장애인을 위해 음악치료사가 되고 싶단다.

"내 몸이 안 좋으니까 다른 사람들의 몸이 좋아지는 일을 하고 싶은데…, 음악은 눈이 안 보여도 귀로 들을 수 있으니까 제가 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돼요."


하지만 현실의 벽은 아직 단단하다. 김지현(고성군청) 선생님이 음성 변환 프로그램을 깔아줘 간단한 타자를 칠 수는 있지만 일반인에게 쉬운 '인터넷 접속'조차 음성 인식의 한계로 어려운 상황. "경희사이버대학을 진학하고 싶은데…" 말끝을 흐린다.

낡은 풍금 소리에 맞춰 졸업의 노래를 부르는 늦깎이 졸업생들.
▲낡은 풍금 소리에 맞춰 졸업의 노래를 부르는 늦깎이 졸업생들. 김상현
"남들은 몇 년 동안 공부해야 할 중, 고교 과정을 넌 2년 만에 해냈잖아. 자랑스러운 딸이야."

수업이 있는 날마다 저녁 7시에 통영시 봉평동 집에서 태평동 통영문화원 2층에 자리한 학교로 그녀를 부축해 데려다 주던 어머니가 다시 한번 힘을 북돋운다.

정작 제일 힘든 건 건강이 아니라 '정보 부족'이다.

"검정고시가 점자가 아닌 대필대답(시험 감독관이 옆에서 읽어주고 응시자의 답을 대신 표기해 주는 방식)인 줄 알았으면 진작 졸업장을 받았을 거예요."

"이젠 엄마, 아빠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을 때 저 혼자 설 수 있도록 직업을 갖고 싶은데…, 교수님이나 대학강사 분을 만나 제 진로를 한번이라도 상담받고 싶어요."

그녀의 바람이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아직 그녀의 진학과 인생을 상담해줄 인연을 만나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 * 진학 및 학업 관련 도움 주실 분. 통영시 충무고등공민학교 ☎ 055-645-0444.

덧붙이는 글 * 진학 및 학업 관련 도움 주실 분. 통영시 충무고등공민학교 ☎ 055-645-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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