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원에 가기 싫어 너무 아파"

7번 유산 끝에 얻은 도훈이가 백혈병이라니

등록 2006.03.19 20:15수정 2006.03.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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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병원에 가기 싫어. 너무 무서워! 치료 받는 것도 너무 아파.”

도훈이가 요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처음 치료 받을 당시만 해도 무서움을 모르던 도훈이, 하지만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통을 참기가 너무 힘들다. 어른들도 참기 힘든 치료과정을 어린 초등학생이 견디기 어려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도훈이를 임신한 지 3개월째 도훈이 아빠가 운영해 오던 사업체가 부도났다.

갑작스레 찾아온 불운으로 가정생활은 역경을 맞고 있다. 이후 어렵게 생활을 유지해 오던 도훈이네 가정. 여기에 지난 2004년 1월, 또 다른 ‘청천벽력’까지 날아들었다.

목이 부어오르는 등 감기 기운이 있어 보이는 도훈이를 데리고 의원을 찾은 도훈이 부모는 좀 더 큰 병원을 찾으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다. 병원의 진단은 ‘백혈병’. 처음 볼거리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던 도훈이 부모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소리였다.

“결혼 8년 만에 낳은 아이에요. 게다가 7번 유산 끝에 얻은….”

궁핍한 생활을 연명하고 있는 도훈이 부모에게 백혈병 진단은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데 거액의 치료비를 어떻게 구해야 할 지 눈 앞이 캄캄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다행히 이런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주위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도훈이가 다니는 아산 신창초등학교 전교생이 모금운동을 전개해 모은 성금을 전달, 훈훈한 인정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도교육감과 신창초 교직원을 비롯해 학부모, 동창회, 관내 초·중학생들의 도움의 손길도 잇따랐다. 이런 온정으로 당분간은 150여 만 원에 이르는 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게 됐다.


“너무 고맙죠.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로. 도훈이가 빨리 완치돼 고마운 분들에게 보답해야 하는데….”

도훈이 아빠의 목소리에는 고마움과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등 만감이 교차한다. 도훈이의 활달한 성격 덕분에 가정 분위기가 어둡지는 않다. 자칫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 그늘이 질만도한데 가정 분위기를 띄우는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동생 도윤(5)이를 아끼는 마음도 끔찍하다.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아빠와 부업으로 바쁜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도맡아 돌보다시피 한다.


“병원에서 입원하고 있을 때 다른 환자의 엄마가 자기 딸의 머리를 드라이로 말려주는 것을 보고 대머리인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한 번은 그러더라구요. ‘엄마, 드라이로 머리 말릴 필요 없어서 편하지’라고요. 순간 눈물이 핑돌아 혼났어요.”

약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과 몸이 부은 도훈이를 어린 친구들은 ‘돼지’라고 놀린다. 그러나 도훈이는 ‘(의학)박사’가 되어 자기 처럼 아픈 환자들을 고쳐주고 싶다는 꿈을 키우며 오늘도 한없이 밝은 미소를 띄운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2월28일자 게재.(박성규 기자는 충남시사신문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산지역언론인연대'아지연'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충남시사신문 2월28일자 게재.(박성규 기자는 충남시사신문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산지역언론인연대'아지연'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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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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