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서울시장 나오지 마라"

야 3당, 일제히 '견제구'... "연예인 데뷔하냐" 비꼬기도

등록 2006.03.28 14:30수정 2006.03.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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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강금실 전 장관은) 서울시장에 나오지 말라는 것을 법조계 선배로서 간곡히 충고한다." (정인봉 한나라당 인권위원장)

"법무장관 시절 국회에 출석해서 의원들의 활동 장면을 보면서 '코미디야, 호호호' 했다는데, 지금 강 전 장관이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위를 보면서 똑같은 생각이 든다. '코미디야, 호호호'라고 말하고 싶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

"강 전 장관이 곧 출마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후보가 아니라 소위 '시민후보'라는 형식을 빌려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위장출마이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


야 3당이 28일 강금실(사진)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던진 견제구다. 강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임박해졌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강 전 장관은 4월 초순경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봉 "법무법인 일만 충실히 하고 서울시 괴롭히지 말라"

정인봉 한나라당 인권위원장이 강 전 장관을 향한 포문을 먼저 열었다.

정 위원장은 28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강씨가 현재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이 급작스럽게 소속원이 50명으로 늘어났고 으리으리한 사무실을 마련해 엄청나게 큰 개업식을 했다"면서 "일국의 법무장관을 지낸 사람이 법무법인 대표로 있으니 검찰 관계된 사건은 다 거기로 갈 것이라고 우리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이런 경우 검찰이 어떻게 온당한 처분을 할 수 있겠나"면서 "이 양반(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면 또 서울시 관계된 사건은 다 지평으로 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정 위원장은 "대법관을 지낸 조무제 대법관은 현재 변호사 일을 하지 않고 대학 강의를 하는데, 이는 사법부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강 전 장관은 깨달아야 한다"며 "이왕 벌어진 일이고 법무법인 지평 대표를 맡고 있으니 그저 법무법인 일에만 충실히 하고 서울시까지는 괴롭히지 말라"고 말했다.


덧붙여 정 의원장은 "내일 (지평) 대표직을 사직한다고 하는데, 샤워하고 옷갈아 입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종필 "고급 의상실서 옷 맞춰 입고 무슨 연예인 데뷔하냐"

강 전 장관에 대한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주로 지역에서 활동해온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오랜만에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강금실 때리기'에 가세했다.

유 대변인은 "얼마 전 강 전 장관이 출마를 위해 청담동 고급 옷가게에서 옷을 몇 벌 맞추고, 아주 강렬한 색상과 원색을 희망해서 코디네이터가 '너무 튄다'는 조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옷을 맞춰 입는 거야 자유지만, 출마 않겠다고 그렇게 고사하고 지금 '고민중'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선거전문가들과 함께 옷 맞추러 다니고 홍보물 준비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어떤 보도에는 '무슨 연예인 데뷔를 하는가'라고 나와있는데,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열리우리당의 후보가 남대문 시장에 가서 옷을 맞춰 입으면 참 좋을텐데 그 비싼 청담동의 고급 의상실에서 옷을 맞춰 입는 것은 언밸런스"라고 비난했다.

또 유 대변인은 "강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다고 했고 노 대통령은 서민의 대통령이라고 하는데,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이 되면 강남시장, 청담동시장이 되려는가"라며 "이 모든 것을 이벤트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용진 "위장취업은 들어봤어도 위장출마는 처음 들어보는 일"

민주노동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강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후보가 아닌 '시민 후보'라는 형식을 빌어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위장출마'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위장취업은 들어봤어도 위장출마는 처음 들어보는 일"이라며 "대학생들의 위장취업은 역사를 바꾸는 자기희생이었다면, 강 전 장관의 위장출마는 유권자의 눈을 속이는 자기부정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강금실 후보의 출마선언이 '인간 강금실'에 대한 기대와 호감마저 철회하는 안타까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9일쯤 그간의 고민을 정리하는 중간입장을 밝히고, 4월초에는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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