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관 입당하던 날 밖에선 무슨 일이?

[현장] 눈높이가 다르잖아요?

등록 2006.04.06 19:37수정 2006.04.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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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3대 투쟁요구와 정책요구안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3대 투쟁요구와 정책요구안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전진호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열린우리당 당사를 찾아 입당원서를 제출하던 6일 오전 11시. 바로 그 시각, 당사 밖에서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교육지원법제정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골자로 한 '3대 투쟁요구 및 정책 요구안 전달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420 공동투쟁단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영희 대표는 "며칠 전 내한한 워드가 서울시민증을 받으며 흘린 눈물은 서울시민이 된 기쁨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받아온 차별 때문에 한 맺힌 기억들이 떠올라 흘린 눈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언젠가부터 혼혈인들의 차별이 주목받는 모습을 보며 장애우들은 언제쯤 억압과 차별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의 임종혁 상임집행위원장은 "다른 이들은 열린우리당이나 다른 당이나 다 마찬가지라고 했지만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한 술 더 뜨는 느낌이다"라며 "차라리 당명을 '닫힌당'으로 바꿔라"고 말했습니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의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25일 동안 물과 소금만 먹어가며 장애인교육지원법제정을 위해 단식투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정부나 열린우리당은 선거준비에만 열을 올릴 뿐 장애우를 둔 부모들의 애달픈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장애우를 비례대표 1번으로 하는 등 장애우를 위한 열린 정책을 펼칠 것처럼 홍보하던 열린우리당이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장애우의 근본적인 문제에는 어떤 해답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후 앞서 3대 투쟁요구안과 ▲중증장애인연금제 도입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혁 ▲장애인이동권 확보 ▲사회복지시설 공공성 확보와 탈시설화 ▲장애여성의 권리확보 ▲청각장애인의 정보와 의사소통 접근권 확보 ▲정신지체 발달장애인 등의 권리보장을 위한 성년후견제 도입 ▲장애인문화권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열린우리당에 전달했습니다.

a 요구안을 전달하기위해 전경들 사이를 뚫고 당사에 들어가고있는 대표단

요구안을 전달하기위해 전경들 사이를 뚫고 당사에 들어가고있는 대표단 ⓒ 전진호

박영희 대표와 함께 요구안을 내러 당사 안으로 들어가는 길, 밖으로 나오는 강 전 법무장관과 정동영 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일행과 마주치게 됐습니다. 수많은 수행원과 기자들이 함께한 이분들, 휠체어를 끌고 당사 안으로 들어가는 이들과 인사하고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너무 바쁘셨겠죠?

a 대표단이 들어갈 무렵 강금실 전 장관 일행이 당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표단이 들어갈 무렵 강금실 전 장관 일행이 당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 전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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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기대했던 정책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은 실패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듣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박영희 대표께 "당 의장이 지나갈 때 여쭤보지 그러셨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아까 구름 때처럼 사람들이 나온 게 그것 때문이었나요? 봤다면 여쭤봤을 텐데 사람들 장막에 가려서 못 봤어요. 눈높이가 다르잖아요."


a 자동차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휠체어의 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쓸쓸해 보인다.

자동차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휠체어의 모습이 오늘따라 유난히 쓸쓸해 보인다. ⓒ 전진호

돌아오는 길, 정 의장 일행을 수행하기 위해 검은 매연을 내뿜어대며 휠체어가 비켜나기를 기다리던 고급 승용차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눈높이'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회견을 한창 진행할 때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며 25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온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동해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강북성심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아무쪼록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회견을 한창 진행할 때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며 25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온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동해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강북성심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아무쪼록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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