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노리요시&쿠라시나 료의 만화 <야왕>, 현재 11권까지 출간, 15세 미만 구독 불가 만화다. 대원씨아이
유흥업소의 태반은 남성의 쾌락에 맞춰 운영되는 곳이다. 하지만 여성도 쾌락을 즐길 수 있는 엄연한 인간이다. '호스트바'는 여성의 욕망을 위해 존재하는 유흥업소다.
만화 <야왕>은 우리에게는 안 좋은 이미지로 자주 비치는 '호스트바'를 소재로 그린 만화다. 일본의 유명한 환락가인 가부키쵸를 무대로, 그곳에서 가장 알려진 업소 '로미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지며, 그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마토바 료스케'는 폭주족 출신의 미남자다. 그는 잘 생긴 외모와 깔끔하고 풍부한 교양으로 승부하던 특급 호스트 '세이야'와는 다른, 꾸밈없는 태도와 순수함이라는 '변화구'로 인기를 얻는다. 그에게는 1급 호스트바 '로미오'에서 넘버1이 돼, '야왕(夜王)'의 자격으로 인연이 닿은 일류 디자이너 '카노 레미'에게 당당히 다가서겠다는 순수한 꿈이 있다. 인간이 말하는 '현실적인 사랑'을 위한 '위치'를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토바 료스케'의 그런 방식에 '세이야'는 찬성할 수 없었다. 만화 <야왕>은 '마토바 료스케'와 '세이야'가 넘버1의 위치와 자신만의 방식을 놓고, 인기에 따른 매상 대결을 벌인다는 이야기로 '호스트'의 모든 것을 그려나간다.
<야왕>은 호스트바 뿐만 아니라, 가부키쵸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숨결이 숨어있는 만화다. 여성들이 왜 호스트바를 찾고, 각자 선호하는 '호스트'를 키워주려 노력하는지에 대해 잘 알려준다. 그리고 때에 따라 가부키쵸는 어떤 곳인지에 대한 설명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그저 폭력과 쾌락으로 얼룩진 환락가라고 무시하는 그곳에서도 인간이 살아있고, 자존심이 살아있었던 것이다.
이 만화의 매력은 그렇듯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살아가는 모든 캐릭터들이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토바 료스케'는 '야왕'이 돼 '카노 레미'에게 인정받겠다는 꿈이 있으며, 그를 찾는 여성들은 대부분 삶에 지쳐 그를 통해 휴식과 위안을 얻기를 원한다. 차갑고 매정해 보이는 캐릭터들에게도 저마다의 꿈과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삶에 지친 사람은 자신의 내면과는 다른 이미지를 통해 그 가녀린 내면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
<야왕>은 그렇듯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묘사와 가부키쵸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를 통해 '마토바 료스케'라는 주인공을 특별한 캐릭터로 그려나간다. 그는 어떤 괴로움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그를 선호하는 여성들은 그렇듯 괴로움을 견딜 수 있는 그의 인내와 밝은 웃음을 사랑한다고 봐야 한다.
남성들은 '마토바 료스케'를 통해 여성이 남성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마토바 료스케'는 그렇듯 현실에 기반 한 장점들 덕분에 눈부신 캐릭터로 거듭난다.
앞서 이야기했던 만화 <미악의 꽃>이 악마주의로 악마주의를 부정하는 방법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묘사했다면, <야왕>은 그렇듯 꾸밈없이 드러난 인간의 순정과 여성의 섬세한 감성을 통해 인간을 묘사한 만화가 됐다. '마토바 료스케'와 '세이야'가 벌이는 '로미오' 내의 파벌 싸움도 기대 이상의 긴장감을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야왕>은 현재 일본 TBS 방송에서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으며, 드라마의 인기도 대단하다고 한다.
미남자도 순정을 간직해야 아름답다
인간을 평가할 때, 저마다 다른 외모로 인해 놓치기 쉬운 것들이 바로 그의 내면이다. '얼짱'이나 '몸짱'이 유행하는 지금의 현실이 일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지적을 받는 이유는, 그런 유행 속에서 인간다움이라는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악의 꽃>의 주인공 '히무로 마사토'도 갖은 악행을 벌일 때는 그 미소가 대단히 섬뜩해 보인다. 그 사람의 인간성에 따라 같은 웃음이라 하더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내용상의 괴리가 느껴지긴 했지만, 그가 정말 아름다워 보였을 때는 지난 날의 순정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많던 후반부의 고뇌서린 이미지가 등장했을 때였다.
반면에 '마토바 료스케'는 외모도 외모지만,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꾸밈없는 순수함이 여성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와 닿게 됐다. '카노 레미'와의 관계가 알려진 다음에도, 그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생긴 다음에도 '마토바'의 여성들은 그에게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질투하고 기피하기보다, 그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며, 동경하게 된 것이다.
그런 순정을 간직하지 못한 미남자라면, 차라리 독신남 게시판의 '전차남'이 여성들에게 더 좋은 남성이 될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겉은 수수할지라도 순정을 간직한 '전차남'은 같은 남성이 봐도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남성이다.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부터 볼 수밖에 없는 인간의 특성상 외모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순정을 바칠 수 있는 남성이냐는 것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순정을 간직한 사람은 아름답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도 그런 순정을 간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의 제 블로그에도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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