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실내등 켜 놓으셨네요"

아주 작은 사랑과 관심이 세상을 따뜻하게 합니다

등록 2006.04.29 15:54수정 2006.04.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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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상을 아름답게 밝혀 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일 때가 많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밝혀 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일 때가 많습니다. ⓒ 한명라

이틀 전(4월 27일) 목요일 저녁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평소처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들어 왔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그날은 아이들의 중간고사가 끝난 날이었기에 모처럼 아이들과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었습니다. 저녁 9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제 휴대폰에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신호음이 들렸습니다.

'이 시간에 누가 문자를 보냈지?'하고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저도 모르는 그 누군가로부터 '차에 실내등 켜 놓으셨네요'하는 뜻밖의 문자가 도착되어 있었습니다. 그 문자를 확인하는 순간, 어느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자신의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일부러 저에게 문자로 보내 준 것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저 또한 단숨에 '아~~ 네~~ 감사합니다~~^^'하고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놓고 서둘러서 지하주차장으로 달려 내려갔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저의 차를 살펴보니, 아니나다를까 그 문자메시지를 확인이라도 시켜 주듯 실내등이 밝혀져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실내등을 끄고 집으로 되돌아오면서, 그 문자를 보내준 분과 마주치게 된다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도 제 주변에서 그와 같은 일을 여러 차례 목격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자동차에 실내등이 켜 있거나, 안개등이 켜져 있는 것을 발견하면 제가 직접 차주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꼭 경비실에 들러서 경비아저씨께 그 사실을 전해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저에게 온 문자메시지로 인해서 그동안 제가 취했던 일들을 잠시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경비아저씨를 통해서 그 사실을 알려주기보다는 제가 직접 전화 또는 문자로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a 아주 작은 사랑과 관심이 어떤 어려움속에서도 희망이라는 꽃을 피우게 합니다.

아주 작은 사랑과 관심이 어떤 어려움속에서도 희망이라는 꽃을 피우게 합니다. ⓒ 한명라

뜻하지 않은 일로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마음과 관심을 전해 받았습니다. 그 관심이 저에게는 진정한 고마움으로 느껴졌기에, 저 또한 그와 같은 마음을 세상의 누군가를 위해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변하게 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보여주는 아주 작은 사랑과 관심일 때가 많습니다. 그 작은 사랑과 관심이 '그래도 이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남이야 그 어떤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든지 나는 모른다고 애써 외면하지 않고, 얼굴도 알 수 없는 저를 위해 따뜻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신 분의 마음이 몇 배로 되돌려질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저는 좀더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담긴 눈으로 제 주변을 바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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