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영 평론가가 이 시인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 날 출판 기념회에는 선후배 문인들과 오마이뉴스 기자 등 50여 분이 오셔서 축배를 들었다. 박도
그 뒤 서울로 와서 온갖 세파를 이겨내면서 '민족문학작가회의' 총무간사, '한국문학예술대학' 사무국장, 도서출판 시와 사회 대표를 역임하였다.
나는 그를 10여 년 전에 출판인과 저자로 만났다. 그는 한 무명작가의 전작장편소설 <사람은 누군가를 그리며 산다>를 흔쾌히 출판해 주었다. 하지만 세상은 이들에게 꽃다발을 안겨주지 않았다.
그는 김정한 자선대표작 '낙동강', '삼별초', 박혜강의 '안개산 바람들', 김남주의 문학에세이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리라', '피여 꽃이여 이름이여' 등을 의욕적으로 펴냈지만, “집떼까리까지 몽당 다 날리고도 모자라 / 빚더미 같은 이불 보따리 한 채 덜렁 울러 매고 / 갈까마귀처럼 고향으로 숨어든 그 사내('자화상1')”로 서울에서 잠적해 버렸다. 나도 그의 잠적에 일조한 것 같아서 늘 마음이 아렸다.
이태 전, 온라인에 '이종찬'이라는 낯익은 이름을 발견하고는, 그가 이소리가 아닐까 싶어 여러 차례 쪽지를 보냈더니 이실직고하여 다시 만났다. 그는 노동자에서 시인으로 출판인으로 그제는 시민기자로 변신해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어둡고도 추운 터널('시인의 말')”에 갇혀 있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지독한 세상살이에 어찌나 심하게 시달렸는지 할 말이 별로 없다. … 정말, 단 하루라도 돈 걱정 없이 사는 그런 세상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글만 쓰더라도 가족들 배고프지 않게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참 좋겠다('시인의 말').
바람과 깃발
그제나 이제나 세상 사람들에게 시는 외면당하고 있다. 그래서 일찍이 윤동주는 “시인은 슬픈 천명”이라고 노래하였던가.

▲이 시인이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도
시가, 인문이 죽어버린 천박한 세상이기에 산불이 나도 고위 공직자는 골프를 치고, 교육자는 학생들을 양계장의 닭처럼 가둬놓고 '타율학습'을 시키면서도 '자율학습'이라고 우기며 돈을 거둔다.
정치인은 사과상자에 돈다발을 가득 채워 전달하고는,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뇌물이 아닌 정치헌금이라고 사기 친다. 그들이 부르짖는 애국애족이라는 장단에 어리석고 줏대 없는 백성들이 춤을 춘다. 그래서 해방 60년이 지나도 여태 독립군을 잡던 이들의 자식들이 의사당에서 선량 노릇하는 한심한, 썩어문드러진 나라다.
바람은 사물을 흔들 때
비로소 잊혀진 제 얼굴을 찾는다
깃발은 힘차게 휘날릴 때
비로소 죽어버린 제 생명을 일으킨다
바람과 깃발은 서로 아끼고 두려워하지만
제 의사와 아무런 상관없이
철천지원수가 되기도 한다
바람과 깃발은 맨살을 부벼
꼭 하나가 되는 그날
비로소 이 세상의 참사랑을 낳는다
- '바람과 깃발'
바람과 깃발
이소리 지음,
바보새, 2006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공유하기
단 하루라도 돈 걱정 없이 사는 세상이 왔으면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