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포장을 해주겠다는 군청의 말을 듣고 농로로 이용되는 땅을 기부채납한 농민들이 이 땅이 골프장 부지로 편입되자 소송을 내 기부채납을 해제하고 되돌려 받게 됐다.
광주지법 김갑석 판사는 지난 4월28일 최모씨 등 16명이 '땅을 되돌려 달라'며 전남 화순군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는 피고앞으로 경료(등기완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원고 승소판결했다.
농로에 시멘트 포장이 돼 있지 않아 불편을 겪어오던 최씨 등은 2001년 초 화순군에 포장을 요청했다. 화순군이 농로로 이용되고 있는 땅을 기부채납하면 농로를 포장해 사용하도록 해 주겠다고 하자 이 해 5월28일과 2004년 2월4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토지를 피고에게 기부채납,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최씨 등은 그러나 농로 중 일부에만 시멘트 포장이 된 가운데 화순군이 2004년 6월께 나머지 포장공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화순군이 인근지역에 골프장건설을 허가하는 바람에 농로 부지가 골프장사업부지로 편입됨에 따라 더이상 포장이 이루어지지 않자 기부채납을 해제하고, 땅을 되돌려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화순군은 "최모씨 등이 포장을 요청하고 기부채납하였는지는 모르지만, 기부채납증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포장을 조건으로 기부채납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그러나 판결문에서 "기부채납증서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원고들은 피고가 이 땅들을 포장하여 원고들이 농로로 무상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조건으로 기부채납하고, 피고 또한 이를 알고 수용하여 기부채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의 기부채납은 부담부 증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이 땅들이 골프장사업부지에 포함돼 피고가 이를 포장해 원고들이 농로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원고들이 소장의 송달로써 기부채납을 해제한다는 통지를 해 기부채납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피고는 기부채납 해제에 따라 원고들에게 이 땅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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