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선사유적 파헤치고 마구 훼손

등산로 만들려 흙속 고인돌 파내 훼손, 자연전시 작품 파괴

등록 2006.05.30 20:16수정 2006.05.3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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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파주시에서 등산로 조성을 한다며 고인돌을 본래의 자리에서 파헤친뒤 도로위로 옮겨 놓았다.

파주시에서 등산로 조성을 한다며 고인돌을 본래의 자리에서 파헤친뒤 도로위로 옮겨 놓았다. ⓒ 김은섭

경기도 파주시가 경기 오악의 하나로 손꼽히는 명산인 심학산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면서 주변에 산재돼 있는 선사유적인 고인돌을 무단으로 옮기거나 훼손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시민단체가 심학산을 살리자며 산 중턱에서 열고 있는 ‘심학산 프로젝트전’의 작품전시회에 전시된 예술품을 공사에 방해된다며 마구 훼손해 작가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심학산지킴이와 파주환경운동연합, 그룹공룡에 따르면 무분별한 허가와 개발로 인해 파주 명산의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심학산을 살리고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 27일부터 6월 11일까지 조각가 서송(42)씨 등 16명의 작가들이 심학산 등산로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에서는 심학산 생태공원 및 등산로 조성공사를 하면서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전시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훼손하고 주위에 있는 길이 3~4m, 폭 2m 규모의 선사유적인 고인돌을 무단으로 옮겼다. 특히 고인돌은 포크레인으로 옮기면서 곳곳이 파손됐으며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조각가 서송씨가 자신의 작품을 훼손한 것에 항의하고 있다.

조각가 서송씨가 자신의 작품을 훼손한 것에 항의하고 있다. ⓒ 김은섭

조각가 서송(42)씨는 “작가에게 있어 작품 훼손은 그 자체가 테러”라고 말한 뒤 “그동안 100여 회 이상 전시회를 가졌지만 이렇게 작품을 마구 훼손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며 작가들과 협의해 작품 훼손에 대한 고발조치 등 필요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대응하겠다”며 파주시의 작품훼손에 대해 항의했다.

심학산 지킴이의 임현주씨는 “자손대대로 물려줄 우리의 소중한 유산인 선사유적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훼손하면서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행태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파주시산림조합관계자는 “작가들의 작품을 훼손한 것은 고의가 아닌 작업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히고 “고인돌을 옮긴 것은 잘못된 것인 만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산림조합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 받는 등 뒷수습에 나섰다.

한편 시에서는 지난 1월부터 녹지 및 공원조성을 위해 4억여원을 들여 심학산에 생태공원 및 등산로를 조성공사를 파주시산림조합에 발주해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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