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공원에는 연인들이 없었다

솔로 인턴기자, 비 내리는 날 공원에서 홀로 청승 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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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지혜(sayalice)등록 2006.07.28 14:15

선유도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2호선 당산역에서 내렸다. ⓒ 변지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당산역에서 내렸다. 20분 정도 걷다보니 한강공원과 선유도 공원 진입 계단을 찾을 수 있었다. 점차 거세지는 빗줄기로 인해 온 몸이 젖었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선유도 공원 가는 길에 잠시 한강 공원에 들렀다. 그 넓은 공원에 단 한사람도 없는 것을 보니, 왠지 무서워지기도 했다. 한강물은 점점 불어 넘실거렸고, 사방이 빗물 천지였다.

비내리는 날의 여의도 한강공원 풍경 ⓒ 변지혜



비에 젖은 바지자락이 제법 무겁게 느껴졌을 때 즈음, 한강변 풀숲에 있는 오리들이 눈에 들어왔다.쏟아지는 비가 싫지도 않은지, 날개를 퍼덕이며 먹이를 찾아먹고 있는 것이었다. 새하얀 오리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나는 이 곳에 온 본래 목적조차 까맣게 잊은 채 오리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한강변 풀숲에서 오리들을 발견했다! ⓒ 변지혜



얼마나 지났을까? 오리들은 날개를 퍼덕이며 뒤뚱뒤뚱 걷더니 저 멀리 사라졌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선유교에 올랐다.

선유교 입구. 선유교는 '원래부터 흔들리도록 설계된 다리' 라고 한다. ⓒ 변지혜



선유교는 한강가에서 선유도 공원 입구로 이어지는 다리인데, 한강에서 하나뿐인 보행자 전용 다리라고 한다. 걷다보면 약간의 흔들림이 있을 수 있지만, ‘원래부터 흔들리게 설계된 다리’ 이므로 안심하고 건너도 된단다.


드디어 선유도 공원에 들어섰다. 세찬 비 탓에 공원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연인들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고 인적조차 드물었다. 날씨가 날씨인지라 축축하고 적막했음에도 매우 아름다운 경치였다. 혼자 감상하려니 왠지 서글펐지만, 천천히 공원을 산책하면서 자연의 향기를 듬뿍 마셨다.

선유도 공원 풍경.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보인다. ⓒ 변지혜

공원 안의 대나무 정원. ⓒ 변지혜

폭우로 인해 공원 안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 변지혜



선유도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정수장으로 사용되었다. 2000년 12월 폐쇄되었지만, 2002년 4월 우리나라 최대의 ‘재활용 공원’ 으로 재탄생 되었다고 한다. 옛 정수 시설이 공원 곳곳에 남아있었다. 정수 시설조차도 운치가 있어서, 선유도 공원만의 특색 있는 조경을 형성하고 있었다.

옛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특색있는 조경이 눈에 띈다. ⓒ 변지혜



산책로를 따라 쭉 걷다 보니 온실이 나왔다. 각종 수생식물들이 자라나고 있는 이 곳에서는, 겨울철에도 수생식물들을 이용한 수질정화 과정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온실 안에 들어가 각종 수생식물들을 둘러보고, 희귀한 선인장 구경도 했다. 온실 구석의 새장 안에서는 앵무새 한 쌍이 정답게 지저귀고 있었다.

공원 온실 안에 있는 선인장들. ⓒ 변지혜

온실 앞 인공 연못에 있는 아름다운 연꽃. ⓒ 변지혜



온실 구경까지 마친 나는, 회사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바삐 공원을 나섰다. 공원 전체를 구경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꼭 커플이 되어 다시 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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