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정무직 차관 인사 문제로 이렇게 떠드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나?"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 "떠들게 만들어서 이렇게 된 거 아니냐?"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25일 국회에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이날 2005년도 세입·세출결산 보고를 위해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차관 경질 문제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정무직 차관 인사로 인해 이런 소란과 물의가 야기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열린우리당 소속 총선 낙선자였던 김희갑씨가 장명호 아리랑TV 사장을 만나 자신이 부사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며 "지원자가 (사장에게) 이런 자세로 나오는 것은 청와대로부터 확답을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유 전 차관은 현 정권이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다면평가에서 96.8점을 받았다"고 경질 사유를 묻자 그는 "(차관) 발탁과 경질의 사유가 다르다. 정무직 인사는 능력 유무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충환 의원은 "차관 경질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고 인사협의도 있을 수 있지만, 방법과 과정이 대단히 무례하고 부적절했다"며 "하급 공직자가 상급자에게 어떻게 ‘배 째드리죠’ 같은 말을 할 수 있냐?"고 힐난했다.
그러나 이 실장은 "그런 일은 결코 없었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부인하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사문제를) 공개하겠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이 유진룡 경질의 결정적 사유가 됐고 필요하다면 청문회도 가능하다는 게 이 실장의 설명이다.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언의 주체를 노무현 대통령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고 의원이 언론인의 감각으로 짧은 콩트를 쓴 게 아니냐?"고 묻자, 이 실장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이 실장은 한나라당이 '바다이야기'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로서 많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하면서도 "참여정부에 권력형 게이트는 없다, 근거없는 설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의 <오마이뉴스> 기고문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재웅 의원 "청문회 좋다, 면책특권 계급장 떼고 붙자는 (양 비서관) 얘기에 대해 지휘감독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병완 비서실장 "자기 결백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다."
이재웅 "면책특권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데, 299명의 국회의원들에게는 모독적인 발언이다. 참여정부 사람들은 왜 이렇게 계급장 떼는 걸 좋아하나?"
이병완 "일일이 답변드릴 필요가 없다."
이재웅 "나도 답변 받을 필요가 없는데 어떤 생각인지 들어보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