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파탄 불 보듯 뻔하다"

한미FTA 저지 아산운동본부 공식 출범

등록 2006.09.03 10:35수정 2006.09.03 18:46
0
원고료로 응원
a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이 ‘한미FTA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이 ‘한미FTA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박성규


'한미FTA저지 아산운동본부'가 지난 1일(금) 오후 5시 아산근로자 복지회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행사는 김영호 한미FTA저지 대전충남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비롯한 2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신철종 공동대표는 "그동안 한미FTA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협상단은 국회의원, 민간단체, 전문가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미FTA 협상문 공개를 거부하며, 한미FTA 협상 자체를 졸속, 밀실로 추진해왔다"며 "국회에 조차 협상문과 협상 과정의 실질적인 공개를 꺼려왔고, 지금까지도 영어로 작성된 문서를 해당 국회의원에게만 열람시키겠다는, 비상식적이고 형식적인 정보 공개의 원칙을 '선진국 수준의 정보 공개'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1차·2차 협상 내용조차 공개를 거부하고, 국민의 불신만 높여가고 있다.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협상의 즉각 중단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농업회생 대책 수립에 총력을 다해 나갈 것을 촉구하고, 결연한 투쟁을 선언하며 온 국민과 함께 투쟁해 반드시 승리할 것을 결의했다.

한미FTA저지 아산운동본부에는 아산YMCA, 아산YMCA생협, 아산시민모임, 민주노총, 전교조 아산지회, 민주노동당 아산시위원회, 농민회, 농업경영인회, 농촌지도자회, 생활개선회, 여성농업인회, 쌀전업농회, 한살림회, 4-H회, 양돈협회, 양계협회, 한우협회, 양록협회, 양봉협회, 새농민회, 한우연구회, 풍물굿패 솟음, 호서대 동아리연합회 등 23개 시민·사회, 농민, 노동, 정당 등의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표는 신철종(아산농민단체협의회장), 임인수(아산시민모임 의장), 전영길(민주노동당 아산시위원회 위원장), 김훈(전교조 아산지회장), 김봉진(민주노총 아산시위원회 위원장) 5인이 공동으로 맡았으며, 집행위원장은 한기형 아산농민회 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앞서 오후 4시부터 열린 1부 행사에서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이 '한미FTA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한미FTA 협상 체결 시 발생할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기형 집행위원장은 한미FTA 협상은 민생을 파탄으로 몰아 넣는 행위이며, 미국의 경제 식민지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정의·성토한 뒤 국회의 3대 책임 방기와 국민 불신이 무엇인지를 짚었다.

한 집행위원장은 국회의 3대 책임방기로 ▲2월 한미FTA 개시 선언 후 7월까지 6개월 동안 책임을 방기한 것 ▲국회 한미FTA 특위의 사실상 거수기 노릇 ▲잠 자고 있는 통상절차법을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령에 명시돼 있는 협상 전 공청회를 미국 협상 일정에 맞추기 위해 협상 이후로 늦추려고 한 점 ▲협상도 하기 전에 '4대 선결조건'을 내준 점 ▲협상 내용 왜곡 및 밀실 협상을 한 점 등을 짚으며 정부와 국회에 대한 불신의 강도를 높였다.

다음은 한 집행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미국과의 협상을 다른 나라와의 협상보다 더 나쁘게 보는 이유는.
"한·칠레 FTA협상은 3년, 일본과는 5년째 연구 중이다. 그런데 1만여 개의 협상 품목을 10개월에 끝낸다는 것은 미국의 요구를 100% 수용하는 길 밖에 없다. 또 한·일FTA 보고서는 100권인데 반해 한미FTA 보고서는 단 3권 밖에 안 된다."

- 한미FTA 협상은 엄청난 수의 농민 실직을 몰고 온다고 했는데.
"8조8000여 억원의 농업 총 생산액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농업 총 생산액(20조원)의 44%에 해당하는 것으로, 350만 농민의 절반인 170만명의 실직을 낳게 하는 것이다."

- 미국의 경제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97년 IMF 이후 미국 자본이 우리 경제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협상 체결 시 한국기업은 미국 투기자본의 사냥터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 국민건강보험이 유명무실해져 돈 없으면 병원도 못 가게 될 것이고 말했는데.
"미국식 의료제도는 사랑니 뽑는데 100만원, 맹장수술비 1000만원 등 엄청 큰 돈이 든다. 미국은 개인파산의 절반이 의료비 때문에 생기고 있다. 우리도 그 폐단을 답습하게 될 수 있다."

- 공공요금이 폭등할 것이라고 내다본 이유는.
"공기업 민영화로 자본가들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다. 한국통신, 포항제철의 이익은 국민들의 것이었지만 민영화 이후 KT, 포스코의 이윤은 자본가들이 독식하고 있다. 수도, 전기, 가스 등이 모두 민영화가 되면 공공요금이 폭등하게 된다."

- 방송 문화산업도 미국의 자본에 장악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000조원이 넘는 미국의 방송시장이 40조원의 한국 방송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협상 체결 시 고용창출의 장점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 어떻게 보는가.
"턱없는 소리다. 미국이 요구하는 노동정책은 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하고 비정규직화 하는 것이다. 또한 농촌사회의 몰락으로 농업인구의 절반이 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는가.
"한미FTA 앞에 헌법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미국기업이 자신의 이윤확보를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에 제소할 수 있고, 한국에 있는 미국기업은 미국 법에 따르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끝으로 한 마디.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미국과의 FTA 체결을 저지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와 FTA를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 정부가 결정할 수 있다. 백해무익한 일을 왜 하려하는가? 그렇게 미국이 두렵고, 그렇게 경제 식민지가 되고 싶은가?"

덧붙이는 글 |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5.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