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기 정동영-추미애, 주파수 맞추나

16일 추 전 의원 로펌 대표 취임식, 정 전 의장 참석...첫 여권 인사 접촉

등록 2006.10.16 08:41수정 2006.10.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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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6일 오전 11시]

a 다시 한 자리에 설까? 지난 2002년 국민참여운동부산본부 발족식 행사에 함께 참석했던 정동영 전의장과 추미애 전의원.

다시 한 자리에 설까? 지난 2002년 국민참여운동부산본부 발족식 행사에 함께 참석했던 정동영 전의장과 추미애 전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만난다. 추 전 의원이 귀국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현역 정치인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형식은 자연스럽다. 16일 추미애 전 의원이 로펌 대표변호사로 취임하는 행사장에서다. 당초 추 전 의원측은 "비정치적 성격의 행사라 정치인들에게는 특별히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인 초청 여부에 대해 꽤 고심하는 눈치였다.

추 전 의원은 지난 8월, 2년여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모교인 한양대 국제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관련 발언은 극도로 자제해 왔지만 물밑에선 조금씩 몸을 풀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정계 복귀와 관련 조언을 들었고, 범여권 통합론에 불을 지펴온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분당 전 민주당 대표)도 만났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에게는 전화로 안부인사만 전했다.

그러던 차, "당분간 강의에 전념하겠다"며 정계복귀에 대해서 이렇다 할 '뉴스'를 내놓지 않았던 그는 '중간 경유지'로 본인의 전공분야인 법조를 선택했다. 업계 10위 수준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아주의 공동대표 변호사직을 맡은 것. 그는 특히 미국에서 쌓은 국제 감각을 살려 '국제파트'에서 일하기로 했다.

'추미애의 복귀'를 전제로 한다면, 4·15 총선 참패 뒤 2년간의 긴 정치적 유배 생활을 보내고 첫 단추로 학계·법조계 양대 전문가 집단이라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취임식에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씨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정몽준 의원(무소속)은 축하 화분을 보냈다.


정동영-추미애 어떤 지점에서 만날까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비슷한 처지다. 5·31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내놓은 뒤 독일에서 두 달 보름여 머물다가 추석을 앞두고 귀국했다. 그 뒤 고향인 전북을 샅샅이 누비는 것 외에, 별다른 정치적 행보를 하지 않았다.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터진 뒤에도 대선 주자들 중에 그의 반응이 제일 늦었다. 통일부장관으로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주무장관을 지낸 그로선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런데 최근 입을 뗐다.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용정책의 근간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어선 안된다"며 북미 대화를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 시절 대변인을 했고,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을 계승한 참여정부의 통일부 장관을 지낸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동시에 귀국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도 털어놨다.

그의 발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열린우리당 창당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말이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이자, 당 최대 주주로 꼽히는 위치라 남다른 무게를 지닌다. 열린우리당 창당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민주세력의 분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이다.

정동영-추미애가 만나는 지점이다. 추 전 의원은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에 관심을 보여왔고 정동영 전 의장도 귀국 후 신(新)중도 통합론을 흘리고 있다. "정치적 의미가 없는 만남"이라는 양측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둘의 만남이 정치적인 외양을 띄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이 둘은 97년 김대중 총재 시절, 민주당으로 정계 입문해 국민의 정부를 지냈고,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정권 재창출의 주역 노릇을 했다. 노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정동영-추미애를 단상으로 올려 세워 차기 후보로 추켜세웠다가 정몽준 후보를 자극해 후보 단일화가 깨지기도 했다.

통일부 장관 시절 정동영 전 의장은 노 대통령에게 "추미애 의원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며 입각을 제안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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