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함께 했을 때 늘 승리했다"
추미애 "용광로에 뛰어들 준비됐다"

민주당 분당 후 첫 해후, 정동영-추미애... 덕담과 노래로 러브콜

등록 2006.10.16 22:14수정 2006.10.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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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축사를 마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추미애 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축사를 마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추미애 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한민국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추 의원이 희망의 등불이 되리라 굳게 믿는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16일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이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취임식에 참석해 이같은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의원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며 노래(?)로 화답했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 잡았지만 스피커 울림이 심하자 "제가 노래를 하면 되나요(웃음)"라며 이같이 재치있게 화답했다.

정동영 전 의장과 추미애 전 의원은 덕담과 노래라는 형식을 빌었지만 정치성 짙은 화답을 주고받았다.

정치입문 동기생으로, 김대중-노무현 정권 탄생을 함께 한 정동영-추미애. 이들의 해후는 범여권 통합론이 일고 있는 시점에 성사된 것이라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민주당 분당 사태 이후 3년 반만의 만남이다.

[달라진 추미애] "힘 보태겠냐고요? 당근이죠"

a 추미애 전 의원은 16일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로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 잡았지만 스피커 울림이 심하자 "제가 노래를 하면 되나요(웃음)"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추미애 전 의원은 16일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로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 잡았지만 스피커 울림이 심하자 "제가 노래를 하면 되나요(웃음)"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추미애 전 의원은 여느 때와 달리 정계 복귀를 향한 매우 진전된 멘트를 날렸다.


공식 행사에 앞서 추 전 의원은 정계 복귀 의중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국민들의 요구가 단순히 깨진 유리조각을 붙이라는 게 아니다"며 "펄펄 끓는 용광로 속에 자기를 버리고 뛰어들어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준비를 해야겠죠"라고 말해 조만간 모종의 입장을 표명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천천히 에둘러 갔던 평소와 달리 이 날은 적극적이었다. 추 전 의원은 "국민이 정치에 대해 말없이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마음에 부합하는 방향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인데 힘을 보태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추 전 의원은 "마음에 맞는 말을 표현할 때 당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냐"며 "당근이죠"라고 경쾌하게 답했다.

정치를 '라면'에 비유하기도 했다. 추 전 의원은 "밥을 다 먹고나면 라면 먹고싶을 때가 있지 않냐"며 "저도 어떻게 될 지 압니까"라고 웃으며 반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참으로 라면을 즐겨먹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평화'로운 정동영]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 평화에 추미애 역할이"

정동영 전 의장과 추미애 전 의원. 여권에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두 인사의 시간대는 민주당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정 전 의장은 "(추 전 의원과는) 정치 입문 동기생이고, 우리가 함께 했을 때 늘 승리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킬 때 '돼지엄마' '돼지아빠'였다"고 말했다. 추 전 의원은 "민주당 입당 동지"라고 표현했고, 정 전 의장은 "오누이 같은 애틋함이 있다"라며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정동영-추미애 만남의 지점은 '통합'이지만 그 방향이 일치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추 전 의원은 "방향은 있죠"라며 "내가 나아갈 방향은 정치적 인생이 시작되면서부터 정해져 있었고, 거기에서 한번에 일탈해 보지 않았다"고 여운을 남겼다.

반면 정 전 의장은 한 발 나아갔다. '평화'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행사장을 빠져나온 뒤 기자들과 만난 정 전 의장은 "추 전 의원이 콜롬비아대학에 있으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분야가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 평화라는 점에서 추 전 의원의 역할이 앞으로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장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를 넘어 그 다음 세대에는 '평화'라는 밑받침 요구된다"며 "평화가 흔들리면 우리의 미래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저도 역할을 하고 추 의원도 기여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에 대한 추 전 의원의 화답을 기대했지만 "식사나 하고 가시라"며 기자의 질문을 피했다. 정 전 의장 역시 "제가 아직 준비가 덜 됐다,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기자들의 질문을 사양했다.

한편 이날 추 전 의원의 취임식에는 송영길·염동연 열린우리당 의원을 비롯해 이종찬 전 국정원장, 배기운 민주당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열린우리당 쪽에선 김한길 원내대표와 천정배 의원이 화분을 보냈고 민주당에서 한화갑·장상 대표가 축하난을 보냈다. 고건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무소속)도 축하 화환을 보냈다.

a 추미애 전의원의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취임식에는 정동영 전의장이 방문했다.

추미애 전의원의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취임식에는 정동영 전의장이 방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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