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발벗고 나선 학생들

한일 전국동시증언회 19-30일 열려

등록 2006.11.20 18:36수정 2006.11.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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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전국동시증언회가 19일부터 열리고 있다.

2004년부터 일본 각 지방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열었던 행사가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열린다. 이번에는 시민단체와 함께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연세대 20일 증언회 열려

a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증언으로 나선 강일출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증언으로 나선 강일출 할머니 ⓒ 이진선

20일은 서울에서 군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의 증언회가 연세대에서 열렸다. 이번 증언회에는 당초 나오기로 했던 문필기 할머니의 입원으로 강일출(79) 할머니가 대신 나섰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16살의 나이로 일본 순사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시작한 강 할머니는 극적으로 조선인들에 의해 구출되어 생존했다. 중국에서 결혼을 하고 간호사 생활을 하며 살았고 2000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국적을 회복하고 나눔의 집에서 거취하고 있다.

강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을 이어나갔고 중간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면 학생들의 행동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계속 병들어 우리들은 점점 죽어가는데 일본에서는 사죄를 안 하고, 한국 정부도 이 문제를 질질 끌고 있어요. 나라 없는 서러움이 어떤 건지 여러분은 모르죠. 학생들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요. 꼭 여러분이 나서서 함께 해줘야 해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왜 침묵하고 있는가

a 연세대 백양관 강당에서 증언회가 열리고 있다

연세대 백양관 강당에서 증언회가 열리고 있다 ⓒ 이진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점점 장기화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잃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은 아직까지 없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없다.


현재 한국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로 등록된 인원은 233명. 그 중 생존자는 116명인데 벌써 지난 2005년 한 해에만 17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1992년부터 시작된 수요정기집회는 15년째 계속되어 오고 있으며 지난 9월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이것은 곧 '위안부' 문제가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인권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증언회에 참가했던 연세대 학생 양지은(20)씨는 “일본 정부만 이 문제에 대해서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정부도 무관심하다는 것에 놀랐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권기현(20)씨도 “그동안 군 ‘위안부’에 대해 표면적으로밖에 듣지 못했었는데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았다”며 “이제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곧 해결할 수 있는 길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a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끌려가는 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끌려가는 날'

관심 환기와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30일까지 서울을 시작으로 강원, 대구, 광주, 부산 등 각지에서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진 전시회 등이 준비된다.

이번 행사는 잊고 있는 ‘위안부’ 문제의 실상과 앞으로 이뤄져야 할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모색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 오가타 요시히로씨 인터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이번 행사를 연세대에서 준비한 일본 유학생 오가타 요시히로(연세대 석사과정 졸업)씨를 만나봤다.

- 이번 증언회를 준비하게 된 계기는?
"올해 한국과 일본에서 증언회가 동시에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연세대에서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신청하게 되었다. 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고 계시는 나눔의 집을 자주 방문하는 친구들과 일본 교환유학생을 중심으로 준비했다."

-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매번 느끼는 것인데 모두 이 문제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나 또한 3년간 나눔의 집을 다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문제는 할머니들을 역사적으로 대상화시킨다. 할머니들 또한 사람이고 여성인데 말이다. 나눔의 집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할머니 이름을 알려고 하지 않고 단순히 ‘위안부 할머니’로 취급한다.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데 말이다. "

- 이번 행사를 통해 바라는 점은?
"이 문제에 대해 슬프다, 불쌍하다는 감정적인 느낌 외에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고등학교 때 일본에서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주변에 재일조선인 친구들도 많아 한반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관심이 먼저인 것 같다.

과연 자신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들의 할 일이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행사장소는 나눔의 집 http://www.nanum.org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http://www.womenandwar.net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전국동시증언회 2006 조직위원회 
http://club.cyworld.com/harumoni를 참고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행사장소는 나눔의 집 http://www.nanum.org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http://www.womenandwar.net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전국동시증언회 2006 조직위원회 
http://club.cyworld.com/harumoni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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