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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시아인의 축제로 거듭나라

제15회 아시안게임의 폐막을 바라보며

06.12.19 11:55최종업데이트06.12.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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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이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45개국이 참가, 스포츠 대제전을 이뤘다. 물론 이스라엘의 불참이 아쉬웠지만 북한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등 내전국들이 적극 참여해 의미 있는 대회로 기록됐다.

@BRI@대한민국은 3회 연속 종합 2위를 이뤘고, 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북한도 16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북한의 여자축구팀은 화끈한 슈팅으로 중국, 일본 등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0월 국제관계로 인해 피스퀸컵 축구대회에 출전이 무산된 것이 더욱 안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스포츠란 그런 것이다. 치열하게 교실에서 공부하다가도 체육시간이 되면 축구와 농구를 통해 한판 어울려 스트레스를 풀듯이 세계화의 치열한 국가경쟁 속에서도 한편으로는 스포츠의 교류를 통해 화합하고 친선하는 것이다. 아시안 게임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 국가들의 우호와 세계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것도 이러한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아시아는 한반도와 중동지역 등 세계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대륙이다.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등 내전국가도 상당수 있다. 이러한 국가들이 현실의 갈등을 잠시 뒤로하는 아시안게임이 아시아 평화에 있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회기간 내내 우리 선수들의 금빛 향방에만 온통 관심을 쏟고 있는 언론을 통해서 도하 아시안게임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과의 갈등 속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참가한 팔레스타인의 소식도, 귀국길이 불안한 레바논 선수들의 소식도 지나친 순위경쟁에 집중된 보도에 밀려 찾아보기 어려웠다.

더욱이 대회 초반 일본에 밀려 2위 경쟁이 불안해지자 오로지 금메달 숫자를 세기에 바빴다. 아시안게임이 마치 오로지 메달, 그중에서도 금메달이 목표인 것 같았다. 사실 인기스포츠 위주로 편향된 국내 스포츠가 야구, 축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의 부진이 잇따르자 기초스포츠 육성이 탄탄한 일본을 누르기에 이번에는 역부족이라 판단됐다.

그럼에도, 2위 수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이뤄낸 선수들의 땀방울 덕분이었다.

이제 4년 뒤 땀방울의 결실은 중국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거두게 된다. 아시안게임이 진정한 아시아인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내외적인 성숙이 필요하다.

먼저 완전히 상업주의를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지나친 상술은 경계하고 보다 화합의 장이 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우리 스스로 순위나 메달에 집착하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땀과 노력을 먼저 보고 그 땀방울들이 모여 아시아의 평화를 이뤄낸다는 새로운 인식이 가능할 때 아시안게임이 본래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6-12-19 11:5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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