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 육성은 홍보와 유통이 관건

유선호 의원과 장흥영암 농업인단체연합회 등 주최 현장정책토론회에서 농민들 지적

등록 2006.12.22 16:37수정 2006.12.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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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유선호의원

인사말을 하고 있는 유선호의원 ⓒ 마동욱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현장의 농민들은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홍보와 유통문제를 관건으로 지적했다.

유선호 열린우리당 의원(장흥영암)과 장흥영암 농업인단체연합회, 농협중앙회 장흥영암군지부가 지난 19일 전남 영암월출산관광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친환경농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현장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한목소리로 제시한 의견이다.

@BRI@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은 1994년 농림부 내 친환경농업 전담부서를 신설한 후 1998년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급격히 확산하는 추세이다.

특히 전남은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이 2006년 9월 현재 2만3432ha로 전국 6만8536ha의 34%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농산물이 전체 농산물의 4%에 그치고 수입 유기농산물의 급증으로 국내 친환경농업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여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유선호 의원은 인사말에서 "농민들께서 들려주신 소중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친환경육성법 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주제발표에 나선 임영주 전라남도 농정국장은 '친환경농업 추진방향'을 통해 전라남도의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을 2009년까지 경지면적 대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07년에는 농업인 소비자 교육을 강화하고 읍면 마을단위 품목별 단지조성으로 규모화를 유도하는 한편, 전문유통업체와 계약재배를 추진하여 판로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업 최적지 장흥 영암, 지역단위 순환시스템 구축 필요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창길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들의 향후 친환경농산물 소비의향을 조사한 결과, 친환경농산물 구입 경험자의 90.4%가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연구위원은 "친환경농산물 비구입자의 경우도 68.9%가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구입하겠다고 반응하여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는 소비자층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연구위원은 "장흥과 영암은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친환경농업의 최적지"라며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지역단위 순환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농업 재배면적이 전체농경지의 13%를 차지하는 오스트리아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과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철저한 인증시스템, 학교급식 등 대량급식처 유기농식자재 100% 사용 등으로 유기농업의 선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a 친환경농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현장정책토론회

친환경농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현장정책토론회 ⓒ 마동욱

친환경농산물 소비자 교육홍보와 판로확보가 중요

이어진 토론에서 조호현 영암 친환경 기(氣) 영농조합 대표는 "학교급식 위생사들이 친환경농산물을 구별하지 못해 외면받고 있다"며 위생사 등 소비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흥에서 유기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신호웅 영농조합법인 황소걸음 이사는 "친환경농업은 특별한 것이 아니므로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훈 영암농업인단체연합회 회장은 "친환경농업면적 30%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안정적 판로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친환경농산물의 인증단계가 복잡하여 소비자가 매우 혼란스럽워 한다"고 유통과 지속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창본 장흥군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총무는 "현장에서 오랫동안 친환경농업을 실천한 농민들을 현장지도연구위원으로 위촉하여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a 3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진지하게 진행된 토론회

3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진지하게 진행된 토론회 ⓒ 마동욱

행사에 참석한 농민 박경옥씨는 "정부가 생산성 증대를 위한 전업농 육성을 하면서 친환경육성을 부르짖고 있는 것은 서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창길 위원은 "앞으로 농림부 농업구조정책과가 친환경농업을 담당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농민들의 삶의 무게와 아픔 느껴진 진지한 토론회

이날 토론회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농민들의 관심을 말해주듯 농업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됐다.

한미FTA 등 개방화로 인해 우리 농민들이 겪는 아픔과 농촌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고뇌하는 삶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지는 자리였다. 앞으로 현장 토론회가 자주 이루어지길 바라며, 농민들이 토론회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지원방안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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