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의 지상최대 송구영신 불꽃놀이

[해외리포트] 하버브리지 개통 75주년 맞아 더 화려해질듯

등록 2006.12.31 21:41수정 2006.12.3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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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배경으로 하는 시드니하버의 송년 불꽃놀이는 세계 최고로 일컬어진다.

'지구의 아침'을 여는 오세아니아에서 가장 큰 나라 오스트레일리아. 호주의 새날 새아침은 화려한 불꽃놀이로 열린다. 특히 '송구영신 불꽃놀이'는 CNN이 10년 연속 선정한 세계최고의 불꽃놀이다.

지구에서 바다가 내륙으로 가장 깊숙하게 들어와서 '바다를 가슴에 품은 도시'라고 불리는 시드니. 일곱 개의 돛을 올려서 배 떠나고 싶은 오페라하우스와 새처럼 날아가고 싶은 하버브리지가 마주보고 있는 시드니하버의 송구영신 불꽃놀이는 전 세계로 생중계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현장에서 보는 것만은 못하지만 호주관광청과 시드니시청이 제공하는 생생한 사진으로 시드니 불꽃놀이 쇼를 꾸며본다.

100만명의 군중을 끌어 모으는 불꽃쇼

@BRI@특히 2007년은 '큰 옷걸이(Great coat-hanger)'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하버브리지의 개통 75주년(The Diamond Jubilee)이어서 평년보다 2배나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지상 최대의 불꽃놀이를 준비하고 있다. 하버브리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1149m) 아치형 다리다.

12월 30일 오후, 전화로 연결된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인구 400만 명 남짓인 시드니에서 매년 1백만 명의 군중이 운집한다는 건 시민 네 명 중에 한 명꼴로 모인다는 뜻인데, 거기엔 한국인을 포함한 상당한 숫자의 관광객도 포함된다"면서 "특히 올해는 하버브리지 개통 75주년을 기념하면서 '에메랄드 빛 시드니의 다이아몬드 밤(A Diamond Night in Emerald City)'으로 이름 붙였다"고 밝혔다.

무어 시장은 이어서 "그러나 우리는 이토록 아름다운 불꽃을 함께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그들 중의 일부는 전쟁터나 병원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면서 "시드니시청은 이번 불꽃놀이 행사와 연결하여, 그들을 헌신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국경 없는 의사회'를 지원하는 자선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뉴이어 불꽃놀이는 밤 9시와 자정 두 번에 거쳐서 펼쳐진다. 밤 9시의 불꽃놀이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감안한 오프닝 행사다. 실제로 신년 카운트다운이 실시되는 자정 프로그램이 하이라이트인데, 마치 시드니하버가 불타오르는 듯한 마지막 장면은 장엄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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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드니하버 불꽃놀이의 상징인 '하트'가 하버브리지 위에 걸려있다.

2006년의 슬로건은 사랑(하트)이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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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006년의 새날을 밝혀준 시드니의 불꽃은 여느 해보다 아름다웠다. 불꽃의 중심에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하트가 매달렸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환호했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하버브리지 중앙에 매달린 붉은 하트는 "사랑의 힘으로 화해하라"고 당부하는 듯 보였다.

2005년 12월에 발생한 '시드니 인종폭동'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마련한 하트였던 것. 그렇다면 2006년을 사랑과 화해의 불꽃으로 출발한 호주는 과연 사랑하고 화해하는 한 해를 보냈을까?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등, 6월 한 달 내내 월드컵 열기에 빠져들었던 호주는 한동안 월드컵을 통한 인종화합을 이루는 듯 했으나, 인종문제를 이용한 기득권 유지에 집착하는 존 하워드 정부의 고질적인 병폐가 오히려 심화된 하반기를 보냈다.

거기엔 이라크 전쟁이 몰고 온 테러위협이라는 특수상황이 크게 작용했지만, 그것을 핑계로 호주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을 백안시 하는 호주주류사회의 배타적인 행태는 2006년 새날에 밝혔던 사랑의 상징인 하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어디 그뿐인가? '백호주의 20세기 버전'으로 비판받고 있는 시민권테스트도 사랑과 화해하고는 거리가 먼 정책이었다. 이 정책이 2007년에 실시될 예정인 연방총선을 대비한 주류사회 지지층 다지기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포용보다는 배타적인 선택을 선호하는 하워드 총리의 성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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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시민들이 끌고 나온 수많은 배들이 시드니하버에서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2007년은?

시드니 신년 불꽃놀이 특징 중의 하나는 카운트다운이 끝나면서 하버브리지 가운데에 '올해의 기원(슬로건)'이 나타나는 것이다. 2006년엔 하트(사랑)이었고, 그 전에는 화해, 영원, 하모니, 자비, 스마일 등이 슬로건으로 채택됐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에메랄드 빛 시드니의 다이아몬드 밤'이 화려한 불꽃에 휩싸이게 된다. 그 화염이 사라지면서 하버브리지 한 가운데에 나타날 2007년의 슬로건이 궁금해진다. 부디, 그 기원이 빈 하늘에 차오른 환한 불꽃으로 한순간 빛나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허망한 불꽃이 아니기를 기원한다.

"오마이뉴스 독자여러분, 뜨거운 불꽃처럼 활기찬 2007년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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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하버에 나온 시민들도 불꽃놀이를 감상하기 위해 좋은 자리를 찾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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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터진 불꽃. 시드니 해변이 온통 붉게 물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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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불타는 듯... 시드니하버에서 떨어지는 불꽃들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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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하버에 화려한 불꽃이 피어오르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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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모습의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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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브리지에서 레이저빔이 발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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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설치된 괴물 모형에서도 불꽃이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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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하버에서 벌어진 불꽃놀이에 시드니의 빌딩숲이 붉게 물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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